다들 이번 비가 그치면
가을이 온다고 한다.
돌이켜 보면 여름이 어떻게 지났는지 알 수도 없었다.
분주함과 짜증
가을의 시원한 바람이 여름의 먼지를 털어 내어 주었으면 한다.
가을의 시원한 바람은 지난 여름날의 후회를 먼저 가져다 준다.
다 쥘 것 같았는데
막상 손을 펴 보면 앙상한 손금만 남아있다.
가을의 시작은 버리기다.
낯선 곳에 극장에 가서 홀로 영화를 볼 때
그 낯설고 적막함 처럼
애초에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아니 한가
인생에 있어 나는 주인공이 아니라
관객이였다.
그저 지켜보며
극장을 나올 때 표를 버리기만 하면 되는 관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