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핵심 측근이며 경부운하 총괄 책임자인 고려대 곽승준 교수의 "경부운하 반대론은 반대를 위한 반대"(오마이뉴스에 기고)의 글에 대한 반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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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 교수는 국민을 모독하지 말라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곽승준 교수는 “경부운하 반대론은 반대를 위한 반대”이며 비전문가들의 정치적 공세라고 단정 짓고 “경부운하”를 모독하지 말라고 일갈한다. 또 한나라당 경선기간이라 참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적지인 “오마이뉴스”에서 당당히 논쟁하겠단다. 참 어이가 없다. “경부운하”를 경제적 이미지 제고에 활용해 먹은 정치인은 누구이며, 그 역할을 누가 담당했는가? 수 많은 문제점 지적에도 불구하고 운하추진단은 성실한 답변을 단 한마디라도 했는가? 얼마나 자신이 없었으면 “한반도대운하연구회”의 게시판을 두 번씩(6월말, 9/5)이나 폐쇄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기들이 10년간 연구하고 만든 “한반도대운하 기본구상” PDF file도 열어 볼 수 없게 만들었는가?(9/14) 그 게시판에 올려진 반대의 글 중 욕설이나 정치적 편견을 갖고 쓴 글이 단 하나도 있었는가? 연구회의 최종 산물인 44 페이지에 이르는 “기본구상”은 경부운하를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낸 계획안이며, 곽 교수를 비롯한 운하추진단과 이명박 후보측이 운하를 홍보하는데 적극 활용해야 할 자료가 아니었던가? 왜 이것을 볼 수 없게 만들었는가? 이러고도 생산적인 논쟁과 진솔한 논쟁을 운운하는가?
곽 교수는 마치 자기가 불리한 장(場)에서 홀로 싸우는 영웅이라 된 듯 위선을 떨기 전에 이러한 사태를 해명하고 자기의 본 마당인 “한반도대운하연구회” 게시판과 “기본구상”의 PDF file부터 복원하라.
곽 교수는 억울하게 부당한 비판을 받았다고 적반하장의 변설을 늘어놓지 말고 정정당당히 토론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지금 누가 누구를 모독하고 있는가?
각설하고, 이제부터 곽 교수의 “운하반대론은 반대를 위한 반대”의 글에 대한 구체적인 반론을 시작하고자 한다.
1. 한반도 대운하와 경인운하
곽 교수는 현 정부가 경인운하는 타당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놓고 경부운하는 정치적 이유로 그 경제성을 폄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먼저 사실관계부터 확실히 하자. 경인운하는 처음부터 운하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90년대에 인천 계양 등의 굴포천 유역 저지대의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맨땅을 폭 20m, 길이 14km로 파는 방수로 사업으로 시작하였다. 이 때까지는 수자원공사가 주관하고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그러다가 여기에 3km 정도 연장하여 한강과 연결하고 폭을 80~100m로 하면 운하도 가능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의해 경인운하가 검토되면서 건설부과 주관하고 (주)경인운하가 시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주)경인운하의 지분 52%를 가진 현대건설이 건설을 맡아 2단계 사업으로 폭 40m, 14km의 방수로 사업을 하고 있다. 1단계에서 1,882억이 투자 되었고, 현재 2단계 사업에 7,539억이 투자될 예정이다. 경인운하 총사업비는 약 1조 8천억으로 계상하고 있어 추가로 9천억 정도가 들어가면 운하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경인운하는 확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방수로 공사를 임시로 하고 있고, 굴포천유역지속발전가능협의회가 사업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검토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KDI의 타당성 검토보고서나 감사원 감사보고서는 운하의 타당성이 없다고 시행의 전면 수정을 요청하였으며 환경평가도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많은 논란 속에 있고 모든 것이 아직 미확정 상태라는 것이다.
이 경인운하는 사업비가 2조가 채 되지 않고, 기존 방수로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어 추가 투자비가 얼마 들지 않고, 인천시가 2014년 아시안게임 조정 및 카누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강변둑에 4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여 인천-서울간 교통난을 해소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어 경부운하와 단순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 교수는 정부의 3월 “경인운하 타당성 및 사업계획 보고서”가 마치 확정되어 사업이 시행되는 것처럼 하여 경부운하의 타당성의 근거로 이용할려고 한다. 백만 번 양보하여 경인운하가 타당성이 있다 하더라도 경부운하는 경부운하대로 그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형적 조건과 건설 당시의 타운송 인프라의 건설 정도, 기술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럽이 운하를 이용하고 있으니 우리도 운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기들도 신뢰하지 않는 정부(건교부)가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 비교 대상의 조건을 따져 보지 않고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공학자로써의 태도는 아닌 것 같다.
2. 물류 부문
곽 교수는 2020년이면 컨테이너 물동량이 4700만 TEU로 2005년 대비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중 많은 부분을 경부운하가 담당할 것 같이 말하고 있다. 그런데 어쩌랴! 경부운하는 “최고의 병목구간의 최대 운송량에 의해 그 운송능력이 제한된다”는 사실로 인해 연간 운송량이 200만 TEU(40ft 컨테이너 100만개)을 넘기가 힘들다. (이것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필자의 “경부운하, 이것이 아킬레스건이다”와 “경부운하, MB의 기본구상대로 경제성을 살펴보면”을 참조하라, 곽 교수가 내가 주장하는 운하의 운송능력의 한계에 대해 이의가 있으면 반론하십시오) 곽 교수도 이 사실을 아는지 연간 약 104만 TEU(40ft 컨테이너 52만개)를 경부운하가 흡수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도 부산-서울의 장거리만이 아니라 부산에서 대구, 구미, 대전 구간의 물동량을 포함하는 것이란다. 이 물동량으로 경부운하의 수익성을 계산해 보았다면 운하를 추진하자고 주장하는지는 못할 것이다.
3. 경부운하 물류부문 수익성
연간 104만 TEU를 경부운하가 장거리인 부산-서울 구간의 화물을 운송한다고 가정하고 사업성을 계산해 보도록 하자.
운하를 이용하여 부산항에서 서울의 화주의 Door까지 운송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살펴보면, 크게 (1)운하이용료와 물류(선박)회사의 (2)운송비용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운하 이용료는 (주)경부운하공사(가칭)가 경부운하를 운용하는데 따른 비용과 적정 이윤을 추가하여 물류회사에 청구하는 것으로 (주)경부운하공사의 물류부문 매출(수입)이 될 것이다. 물류회사는 경부운하이용료 외에 부산항-낙동강하구언터미널까지의 Shuttle 비용, 하구언터미널-김포터미널까지의 바지선 운영 비용, 김포터미널-화주의 Door까지의 Shuttle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고 거기에 적정 이윤을 얹어 화주에게 운송료를 청구하게 될 것이다.
(1) 경부운하 연간 운영비용
경부운하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가)투자비에 대한 이자 (나)감가상각비 (다)유지보수비 (라)인건비 (마)기타 경상 관리비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경부운하 이것이 아킬레스건이다”에서 논술한대로 이러한 비용은 최소 연간 1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 교수도 경부운하를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로 추진한다고 했고, 2006년 1월 개정된 “민자사업 운용수익보장 개정안”에 따라 민자사업의 손실부문을 정부가 보전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자, 감가상각비, 유지보수비를 정부에서 일부 보전하자는 소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운송할 물동량은 104만 TEU로 40ft 컨테이너로 52만개이다. 컨테이너 1개당 192만원이다.
(2) 물류회사 직접 부담 비용
물류(선박)회사가 운하를 이용할려면 Shuttle 2단계, 운하이용 바지선 운송 1단계를 거쳐야 한다. 단순히 3단계이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세세한 부문(상차-Shuttle-하역-적재-바지선 상차-바지선 하역-상차-적재-상차-Shuttle-하차(화주 Door))을 따져 보면 그 비용이 40ft 1개당 약 30만원 수준이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경부운하, 이것이 아킬레스건이다” 참조)
(3) 경부운하 이용시 부산-서울 운송료
상기의 두 비용을 합치면 양 회사의 이윤은 차치하고 40ft 1개당 222만원이다. 현재 부산-서울간 육송 운송의 경우 시장가격이 50만원 이하이다. 어느 화주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4배나 비싼 운하를 이용할 것인가.
(4) 경부운하공사(가칭)가 받을 수 있는 운하이용료
물류회사가 운하를 이용하여 부산-서울간 화물을 운송할 때, 운하이용료 외에 직접 부담해야할 비용이 40ft 컨테이너 1개당 약 30만원이다. 시장가격은 현재 48만원 수준임으로 물류회사가 자기 이윤을 붙이지 않고 화주에게 운송료를 청구할려면 경부운하공사(가칭)에 운하이용료를 18만원/40ft 이상 지불할 수 없다. 육송에 비해 운송시간이 더 걸린다는 핸디캡을 보전하기 위해 육송 운송료보다 3만원/40ft 정도 싸게 해야 한다는 점과 물류회사의 적정 이윤을 추가해야 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운하이용료로 15만원/40ft 이상은 지불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실적으로 운하이용료를 15만원/40ft 밖에 받을 수 없다면 경부운하의 물류부문 연간 수입은 15만원/40ft * 52만개 = 780억이다. 14조를 투자하고 연간 1조의 운영비용이 들어가는 경부운하에 연간 수입이 고작 780억이라면 수익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어느 민간업자가 이 사업에 투자하겠는가?
나는 “경부운하, 이것이 아킬레스건이다”에서 경부운하가 운송할 수 있는 물동량을 곽 교수보다 2배나 많은 연간 180만개로 가정하여 수익성을 분석하고 그 터무니 없음을 논증했다. 그런데 곽교수는 오히려 그 절반의 운송량을 상정하고 경부운하를 건설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니 곽 교수의 경제관념과 공학도로써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4. 관광편익
이명박 후보도 경부운하는 물류부문이 20% 차지하고 나머지는 관광 및 기타 편익이 있을 것으로 경선 중도에 말을 바꿨다. 물류부문 수익성이 형편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추상적이고 주관적 판단을 요하는 관광과 환경개선이익 등으로 방향을 돌리는 임기응변식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곽 교수도 중국 관광객이 2010년이면 6천만인데 그 중 10%(600만명)만 한반도대운하 관광객으로 유치하면 엄청난 경제적 편익을 가져 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 중국-강화도-서울-조령수로터널-부산-일본을 잇는 크루즈선을 운용하는 것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조령수로터널의 크기(높이 8m, 폭 12m 선박 통과 가능)와 길이를 생각하면 이 크루즈 계획이 허황되다는 것을 곽 교수도 알 것이다. 한강에 떠다니는 유람선도 수로터널을 통과할까 말까 한데 하물며 크루즈선이면 무엇하랴. 또 팔당갑문(29m)을 통과하는데 위험을 감수할려는 관광객이 있을지 의문인데, 50m 높이의 충주리프트를 곡예하듯이 오르내리려 할까? 25km의 수로터널을 3시간 동안 불빛 하나에 의존에 통과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패닉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25km 수로터널에서 만약 사고라도 나면 그 인명피해를 어떻게 될까?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경부운하를 관광하겠다는 관광객들이 있을까?
경부운하에서 크루즈는 망상일 뿐이고, 고작 지금의 한강 유람선이 운항하는 구간에서 조금 연장된 팔당까지 정도의 관광코스가 될 것이다. 거대한 싼샤댐과 양쯔강의 위용을 뒤로 하고 한국의 경부운하를 관광하기 위해 중국인들이 몰려들거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대단한 상상력의 소유자라 해야 되나?
레저 부문도 한 번 따져 보자. 운하가 지금보다 레저의 활성화를 가져와 수익에 도움을 줄까? 110m 길이의 바지선이 수시로 왔다 갔다 하고 유람선도 심심찮게 떠다니는데 한가하게 오리보트를 타고, 수상스키를 즐기고 바나나 보트를 신나게 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한강에 바지선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현재 운항하는 유람선도 지나가면 그 파랑이 강둑까지 미치는데 110m 길이, 2500톤 바지선이 지나가면 어떨까? 그 상황에서 지금같이 수상스키와 모터보트를 탈 수 있겠는가?) 기존의 레저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으면 다행이지 확대하여 수익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말아야 하지 않을까?
5. 환경개선이익
자. 이제는 환경개선이익을 살펴보자.
곽 교수는 운하가 자동차 화석연료(경유)의 사용량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켜 마치 대기환경 개선 효과를 가져올 듯이 말하고 있지만 그 구체적 근거를 제시 못하고 있다. 과연 곽 교수 말대로 운하가 이런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까?
바지선 연간 운송량 52만개(40ft) 기준으로 환경개선이 있는지 알아보자.
-. 이 물량은 바지선 6,753대 물량(520,000개(40ft)/77개(바지선 최대 선적량)이다. 바지선 6,753대가 소비하는 B/C유는 연간 6,753대*5,000리터/일*2일 = 67,530,000 리터이다.
-. 40ft 52만개를 부산(door)-서울(door)로 육상 운송시 경유 소비량은, 컨테이너 트럭의 경유의 연비가 1리터당 2.5km, door-door의 거리가 450km라 하면, 컨테이너 트럭(40ft 1대 운송)이 부산-서울간 운행시 소비하는 경유는 180리터이다. 연간 경유 소비량은 520,000개*180리터 = 93,600,000 리터이다.
-. 바지선이 소비하는 B/C유와 컨테이너 트럭이 소비하는 경유량 차이는 93,600,000 - 67,530,000 = 26백만 리터이다. (참고로 우리 회사의 연간 B/C유 소비량이 18백만 리터이다. 매출 1,700억원의 일개 회사의 소요량이다) B/C유가 휘발유나 경유보다 환경에 더 해롭다는 점과 shuttle 및 김포에서 화주 door까지 운송시 들어가는 컨테이너 트럭 경유량, 그리고 바지선 선적/하역시 소요되는 연료량(혹은 전기량), 갑문을 통과시 갑문개폐, 입수/배수시 소요되는 전기량, 충주리프터 상승/하강 전기량은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결코 경부운하 이용이 기존의 육상 이용보다 환경에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칭 환경론자라 말하는 곽 교수는 또 이런 희한한 이야기를 한다. 산업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10%감축할 경우 국내 총생산이 3.4조가 감소되고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강변하면서 산업부문보다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음을 강조한다.아무리 운하의 대기개선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문제를 산업부문과 차량으로 구분하여 바라보는 환경에 대한 이런 인식은 환경론자 이전에 일반인들 수준에서도 이해하기 힘들다. 곽 교수의 논리대로라면 운하가 활성화되어 육송물량이 줄어들면 육송운수업자의 실업과 석유화학산업의 생산량 감소가 발생할 것인데 이는 어찌 설명할 것인가?
또 곽 교수는 유럽의 마르코폴로 계획을 들먹이면서 유럽에서는 운하가 친환경의 운송시스템의 핵심으로 운하의 장점이 부상하고 있는 듯이 말한다. 국민들이 생업에 바빠 마르코폴로계획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을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이런 주장을 했다면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마르코폴로계획은 유럽 전지역을 도로, 철도, 해상로, 항공, 운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교통시스템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거론되고 있는 수준이며 그 계획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이 계획은 기존의 건설된 모든 운송수단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며, 운하도 이왕 건설된 것이기 때문에 그 활용도를 높이자는데 목적이 있지 추가 건설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런 취지에서 철로의 확장과 개선, 바닷길(해안운송)의 적극적 확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운하의 언급은 극히 일부분에 그치고 있다.
곽 교수가 마르코폴로 계획을 제대로 벤치마킹했다면 경부운하 건설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삼면이 바다이고 남북으로 기다란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연안운송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유럽처럼 철도, 고속도, 국도, 연안항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종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효율적 교통시스템 구축을 제안해야 한다.
6. 지역개발 부문
곽 교수는 운하가 지방의 고용과 경제성장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생산시설이나 운송 관련 사업들을 지역 내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경부운하가 내륙도시에 어떠한 경쟁력 있는 요소를 제공한다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했을 경우이다. 위에서도 경부운하의 물류부문 수익성이 없음을 논증했지만 운하가 물류 등 생산부문에서 무언가를 기업이나 개인에게 제공해야만 그 곳에 공장을 짓고 사람들이 몰려 갈 것이 아닌가? 경부운하를 지나는 내륙도시들은 운하의 전구간이 그 지역의 식수원이라 생산시설의 건설이 제한을 받고 있고,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인력 수급이나 산학연계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다. 물류만이라도 타도시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데 운하는 이것을 전혀 제공하지 못한다. 내륙도시의 개발과 내륙경제의 활성화는 운하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과제이다.
7. 운하의 홍수에 대한 영향
운하는 보의 설치로 항상 일정 수위를 유지해야 한다. 장마철 이외의 기간에도 수위를 유지해야 함으로 평시에 한강이나 낙동강이 장마에 대비한 홍수조절 능력을 이미 상실한 상태가 된다. 이것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고 더욱 심각한 것은 다음이다.
다시 MB의 기본구상 15~16페이지 “4-2. 한강,낙동강 본류구간 종단도”를 보자. 여기에는 한강, 낙동강에 설치할 갑문과 그 갑문의 EL(Elevation Level, 해발)이 표시되어 있다.
한강구간은 용강갑문(EL 2.4m), 신곡수중보(2.4m), 잠실갑문(6.2m), 팔당갑문(25.5m), 여주갑문(35.5m), 강천갑문(50.0m), 충주조정지갑문(65.1m), 충주리프트(110m)이며, 낙동강 구간은 회상갑문(?), 낙단갑문(40.8m), 구미갑문(28.0m), 시문진갑문(18.8m), 장암갑문(9.6m), 낙동강하구언갑문(1.3m)이다. 자, 여러분은 각 구간별 EL을 보고 느끼는게 없으신지? 보(갑문)간의 EL차를 계산해 보고 이것이 운하 건설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 보자. 보(갑문)와 보 사이 구간을 반으로 나누고 상류쪽과 하류쪽의 운하를 어떻게 건설해야 할까? 하류쪽은 아래쪽 보의 EL 때문에 준설(굴착)보다 제방을 지금보다 높게 쌓아 수심을 확보하고 상류쪽은 준설(굴착)으로 수심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이 하류쪽에서 홍수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부운하는 전구간을 인공수로로 만든 순수 물류기능 담당 운하가 아니라서 본래의 주변지역 배수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하천은 대부분 천정천이다. 천정천이란 하상이 주변보다 높은 하천을 말한다. 현재도 하상이 주변보다 높은데 여기에 제방을 더 높이 쌓아 지금보다 수위를 5~10m 높게 항상 유지해야 한다면 홍수시에 주변의 농경지의 물은 어디로 빠질 수 있을까?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역류하게 되어 저지대의 농경지와 택지의 침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천에도 보나 댐을 건설하고 제방도 높게 쌓아야 하며, 곳곳에 배수지를 건설하여 배수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 비용만도 천문학적 숫자가 될 것인데 총공사비에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설사 이렇게 배수지를 건설하고 배수펌프를 가동한다하더라도 조금의 비에도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기본구상 P37 “5-1 하천환경 개선”을 보면, 운하 건설전과 건설후의 하천단면도에 각각의 수위를 나타내고 있는데 건설후의 수위가 건설전의 수위보다 낮다고 호도를 하고 있다. 건설후의 수위가 어떻게 운하 건설전의 수위보다 낮게 되는가? 운하는 선박 운행을 위해 수심 6m 이상(35km/h의 속도를 낼려면 수심 9m 이상이 필요하다)의 일정 수위를 항상 유지해야 하는데 평상시의 수위가 건설전이 높다니? 하상계수가 1:300 이상이 되는 우리나라 하천이 장마나 홍수 전에도 수위가 6m 이상 높게 유지되는 기현상을 보인단 말인가? 하류의 일부 지역은 몰라도 대부분의 구간에서는 평소 수심은 평균 2m도 안될 것이다. 평소 수심 2m 정도에서 홍수나 장마가 오면, 건설후의 운하보다 깊이 4m 이상의 담수능력을 가지게 된다.(=운하가 깊이 4m 이상의 기존의 담수능력을 상실한다) 깊이 4m면 강폭이 300m, 강길이가 100km일 때, 1.2억톤의 홍수조절능력이 확보된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보의 위쪽 구간은 제방을 지금보다 5~10m 더 쌓아야 한다. 이러함에도 주변의 농경지보다 운하의 수위를 낮게 표시한 것은 무식함 때문인가? 국민들을 우롱하자는 것인가?
8. 골재 판매로 투자재원 마련 관련
이 부문은 “한반도대운하연구회” 게시판에 올렸던 아래의 글로 반론을 대신한다.
"우리 국민들이 아파트 가격이 10억이니 50억이니 하다 보니 돈의 가치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 같습니다. MB의 경부운하추진단은 골재 판매로 8조의 재원을 마련한답니다. 8조원이라! 이 돈이 얼마나 큰 지 가늠이 안되시죠. 만원권 지폐의 길이가 15cm 정도입니다. 8조면 만원권 8(팔)억장입니다. 만원권을 연결하면 120,00km입니다. 경부운하 540km 전구간을 222번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돈입니다.
골재판매단가를 1만원/m3이라고 치면 8조원을 마련할려면 상품가치가 있는 골재가 8(팔)억m3이 필요합니다. 준설(굴착)한 량에서 20%가 골재로써 상품가치가 있다면 8(팔)억m3의 골재량을 채취할려면 40억 m3을 준설(굴착)해야 합니다. 40억 m3이면 경부운하 540km 전구간을 폭 200m로 37m 깊이로 준설(굴착)해야 합니다. 폭 300m이면 25m 깊이로 준설해야 하구요. 이 량이 상상하기 힘드시죠? 팔당댐이 높이가 29m, 전장이 500m입니다. 이제 조금 감이 오시는지요?
MB 경부운하 기본구상을 보면, 운하 운항에 필요한 강폭은 200~300m, 수심은 본류구간에서 9m라고 하고, 본류구간은 이미 일정 수심이 확보되어 있어 준설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해 놓았습니다. 건설비 산정시에는 준설량이 골재판매량의 1/10도 되지 않게 해 놓고 골재판매시에는 어디서 그 준설량이 나오는지 운하추진단 “산수”를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말이 40억m3이지 이것을 노천에서 그냥 채취하면 모를까 지하로 굴삭하여 채취하면 그 채취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도심에서 빌딩을 짓을 때 지하공간은 용적률에 제한을 받지 않음으로 건물주는 높은 지대를 감안하여 지하 건축물을 최대한 늘리려 하나 그 공사비가 깊이에 승수배로 증가함으로 적정 지하층 이상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한강과 낙동강을 지하 25m까지 굴착해야 한다면 그 평균 굴착(준설)비용이 1천원/m3으로 될까요? 1천원이라 해도 4조의 준설비용이 들어갑니다. “기본구상”에는 이 준설비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 합니다.
국내 골재 사용량은 연간 1억m3 수준이라 합니다. 8(팔)억m3이 3년내 한꺼번에 쏟아지면 골재단가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최악의 경우, 단기간내 준설량의 처리를 위해 골재의 무상 처리도 해야될지 모릅니다. 채취 골재를 장기 보관하여 천천히 팔면서 골재단가 하락을 막을 수 있다구요? 8(팔)억m3이라는 어마어마한 량을 야적할 공간이 있을지 모르지만,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그 보관료와 관리비는 어떻게 감당하실려고요. 또 그 볼썽 사나운 미관은 어떻게 하고. 천천히 판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마세요.
경부운하 건설기간을 4년으로 해 놓았으니 준설(굴착)은 3년 이내에 끝나야겠지요. 40억m3을 준설하고, 수로터널의 본갱과 보조갱의 굴착량을 생각한다면 3년이라는 단기간에 동원되어야 할 장비가 얼마나 되어야 할까요? 아마 국내 중장비의 절반은 경부운하에 투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될 때 중장비 사용료의 앙등은 건설비 산정에 고려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부운하추진단 여러분께 고등수학이나 복잡한 경제이론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초등학교 “산수” 수준에서 앞뒤가 맞는 이야기를 하세요. 초등학교 고학년 쯤 되어도 이걸 보고 웃습니다."
9. 식수오염과 치수문제
나는 운하가 건설되고 선박이 운항하면 얼마나 강이 오염되고 식수에 영향을 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지금보다는 강이 오염되고 식수 확보에 더 많은 재원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곽 교수나 “기본구상”안을 보면 투자하는 것은 전혀 없는데 마치 운하가 수질을 개선하고 식수의 안정적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듯이 말하고 있다. 선박운항에 따른 오염 대책으로 설비투자를 하고 강변여과수 설비를 하여 식수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면 조금 믿음은 가겠지만 이러한 투자는 애초의 계획에 전혀 반영해 놓지도 않고 운하가 해결하는 듯한 뉘앙스의 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강변여과수는 운하와 관계없이 그 경제성이 확보되면 추진하면 그만이다. 현재 창원지역에서 이 방식의 취수를 하고 있지만 대량의 식수가 필요한 수도권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져 서울수도사업소에서도 검토했다가 보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잘 모르는 국민을 상대로 생소한 방식을 들먹이며 마치 운하의 한 기능으로 오해하게 하는 것은 국민들을 현혹하는 행위이다.
치수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건교부가 하천정비사업으로 2015년까지 25조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고 매년 호우피해로 건교부가 약 5~6조원을 복구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이러한 예산이 필요 없어지는 것 같이 써 놓았다. 이 예산 중 운하가 건설되어 필요 없게 되는 예산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그 예산을 나열해 놓은 것이다. 건교부의 하천 정비사업의 구체적 사업항목은 둑, 제방, 교량, 댐 건설로 둑은 지천의 경우일 것이고, 교량과 댐은 운하 건설과 관계없는 항목이고 본류구간의 제방만이 경부운하 건설과 중복된다 할 것이다. 최근의 홍수피해 형태로 보아 본류구간보다는 강원도 내륙지역에서 더 많은 홍수 복구비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경부운하가 오히려 지금보다 홍수피해를 가중시킨다는 점을 상기할 때 운하 건설 후의 복구비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단은 보류해야 할 것이다.
10. 우리 산업에서 건설업의 비중
이 부문은 사실 정확히 알고 쓰는 글은 아니다. 다만 경부운하를 4년이라는 단기간에 건설하겠다는 이명박 후보측의 무모함에 놀라 우리 경제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리라는 생각에서 이 부문은 써 본다.
우리나라의 건설업이 산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로 선진국의 10~15%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활성화 문제나 부동산 문제에도 이 비정상적 산업구조가 영향을 미쳐 왜곡된 정책을 양산하곤 했다. 경기가 조금만 나빠져 경기활성화를 해야 한다면서 나오는 정책이 건설경기 회복이고, 이것은 또 부동산시장을 부추켜 가격 불안을 야기하는 악순환을 겪곤 했다.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한 세제강화 정책을 펴면 건설경기의 위축을 들어 반대하는 논리가 그동안 그나마 먹혔던 것도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었다.
내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한 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 이러한 대규모 국책사업은 비정상적인 산업구조를 개선할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대규모 토지 보상비의 방출로 인해 부동산 안정은 요원한 일로 만들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행정수도 이전은 그래도 20년 이상의 장기 건설사업이지만 경부운하는 4년이라는 단기 사업이었어 그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 대규모 토목사업에 우리 나라 가용 토목/건축설비의 절반은 필요할 것이고, 건설인력은 모자라 동남아 인력을 수급해야 할 지도 모른다. 장비와 인력의 부족으로 인한 그 가격의 앙등으로 사업비의 추가 부담은 계산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여파로 다른 일반 건설사업에 지장을 얼마나 줄 지에 대한 계산은 해보았는지 모르겠다. 사업이 끝난 후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인력들은 어디로 가며, 얼마의 실업자를 양산할 것인가? 동원되었던 장비는 중국으로 헐 값에 팔고 말 것인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또 대규모 국책사업을 일으켜야 하는가?
우리나라가 선진국형 국가로 가기 위해 장기적 산업구조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산업구조 변화를 어떻게 유도해 나가야 할지를 고려해 가며 국가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명박 후보와 운하추진단은 이러한 산업구조 하에서 경부운하 건설이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며, 사업 후의 부작용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마치며
경부운하는 물류부문의 수익성도, 환경개선 편익도, 관광 및 레저 등에서의 수익도 기대하기 힘든 사업이다. 또한 어떤 환경문제를 발생시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사업이다. 국내의 산업구조와 사업 후의 부작용을 감안할 때 그 추진의 타당성은 더욱 힘을 잃는다.
우리 세대 뿐 아니라 우리 후대에도 경제적, 환경적 대재앙이 될지도 모르는 이 사업을 후보의 지지에 경도되어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사업 중단의 책임과 그 파장을 두려워 하여 국민의 안위와 우리 후세의 미래를 외면하고 추진의 관성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 책임을 국민들은 준엄하게 물을 것이다.
MB 지지여부를 떠나 경부운하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MB지지에 경도되어 문제를 회피하거나 합리화하여서는 국가적 재앙을 면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정책도 검증은 구체적으로, 신랄하게 그리고 당파성 없이 객관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참고사항
1) “경부운하, 이것이 아킬레스건이다”, “경부운하 기본구상으로 경제성을 살펴보면”
2) “경부운하 기본구상의 문제점”
3) “내가 경부운하에 딴지를 거는 이유”
4) “경부운하는 경부고속도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5) “기술력 향상은 운하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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