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안양대학 신학대학원 교수이고 MB의 전략기획위원이며 한반도대운하추진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한 추부길 교수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에 대한 반론이다.
---------------------------------------------------------------------
맞다. 경부운하는 이명박만 할 수 있는 공약이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전에 많이 망설였다. 그 동안 운하 찬성론자의 비과학성과 비논리에 일일이 대응하는데 지치기도 했지만 과연 추부길 교수의 글이 재반박을 해야 할 내용이나 있는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 교수 스스로 한반도대운하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쓴 글이고 MB측의 공식적인 반론이라 무대응이 예의(?)에 벗어날 뿐 아니라 혹시 추 교수가 반대론에 멋진 일격을 가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반론을 쓰게 된다.
*추부길 교수 “경부운하 이명박만이 할 수 있는 공약, 감히 운동권기법으로 모독하지 말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728112&PAGE_CD=S0200
추 교수는 반대론을 헛소리나 허구로 치부하면서 반대론자들을 한반도 대운하의 의미와 뜻도 모르는 어리석은 자들로 표현하고 있다. 또 반대론자들은 상대방의 말도 경청도 하지 않고 광기 어린 독설만 내뿜는다고 비난한다. 추 교수에게 요구한다. 반대론에 헛소리나 허구로 보이는 내용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지적해 보라. 당신들이 언제 대운하의 의미와 뜻을 제대로 설명한 적이 있는가? 한반도대운하연구회 게시판을 두 번씩이나 폐쇄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기들이 10년간 연구하고 발표한 44 Page에 달하는 “경부운하 기본구상”의 PDF file을 못 보게 한 것은 누구의 짓인가? 이런 짓을 하고 반대론자들을 경청도 하지 않고 독설만 내뱉는다고 비난을 하나? 누가 해야 할 말을 지금 누가 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제 와서는 한반도대운하연구회의 연구결과는 MB측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파렴치함도 보인다. MB의 홈페이지인 “MB프라자”에 정책구상-한반도대운하에 들어가 보라. 거기에 공식적으로 링크된 사이트는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뿐이다. 대운하연구회의 “기본구상”이 발표된 후 수많은 문제점을 지적당하자 제대로 해명이나 반박 한번하지 못하다가 슬며시 그 File도 못보게 만들고 이제는 아예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존재 마저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1. 경부운하 구체안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추 교수는 구체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부운하의 문제점 지적은 합당하지 않다고 한다. 노선도 확정되지 않았고 운행할 선박에 대한 제원도 미확정 상태란다. 세상에나! 아무런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경제성과 환경성을 자신하는 이 무모함이라니!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곽승준 교수는 경부운하의 비용편익 분석에서 B/C가 2.3으로 경제성을 장담하면서 운하 추진을 강력히 주장했다. 노선도, 운항할 선박도 미확정 상태에서 B/C가 2.3이라는 것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운항 선박의 제원이 나와야 운하의 폭과 깊이, 터미널의 크기, 갑문의 크기, 수로터널의 크기 등이 결정되고 건설 규모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제반 투자비용이 산출되고, 연간 운영비용과 운송능력이 결정되어 경제성을 따져 볼 수 있지 않은가? 곽 교수는 무슨 근거로 B/C가 2.3이 나왔다고 주장했는가? 추 교수는 명색이 경제학 교수인 곽 교수를 실없는 사람을 만들어 버렸다.
10년 동안 연구했고 100여명 자문교수단이 연구하고 있는 경부운하가 아직 구체안을 만들지 못했다는게 말이 되는가? 이것을 공약이라고 내놓고 국민들을 현혹하는가? 문제점이 지적될 때마다 계획이 조변석개로 변하고, 운하의 목적도 물류에서 관광으로 춤을 추니 전문가도 헷갈리는 판에 일반 국민들은 어떻겠는가?
또 건설규모-투자비-재원 확보-운하노선-물동량-운항선박 제원-운하의 폭과 깊이-터미널과 갑문크기-운송능력-연간운영비용-환경에 대한 영향-내륙도시의 개발 가능성 등 운하와 관련된 모든 Factor들이 상호 충돌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어야 운하를 추진할 게 아닌가? 골재를 판매해 8조를 마련한다면서 준설량(굴착량)은 판매를 위한 필요량의 1/10도 되지 않게 해 놓고, 크루즈 관광을 해서 중국 관광객을 수백만 유치하겠다 하면서 조령수로터널은 한강 유람선이 통과할까 말까하게 설계를 하지 않나, 10m 이상의 보를 세우면서 강변 양쪽의 제방을 쌓아 올릴 계획도 없고 주변의 홍수위험은 그대로 방치하지를 않나, 식수오염에 대한 투자도 없이 강변여과수가 그냥 나오는 것처럼 하고 선박 스크류가 산소를 발생시켜 오염 방지를 한다고 웃지 못할 이야기를 하질 않나, 여러분들의 삽질을 말하기엔 해도 해도 끝이 없어 이 정도에서 그친다. 제일 결정적인 것은 2020년에는 물동량이 4700만 TEU가 되어 운하가 마치 운송을 다할 것 같이 해 놓고 경부운하가 고작 연간 200만 TEU도 운송 못한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 박승환 의원은 10월2일 기고문에서 경부운하가 하루에 25대의 바지 자항 컨테이너선을 운항할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하루 25대면, 연간 7,500대이고 40ft 컨테이너로 577,500개를 운송한다. 컨테이너 1개당 운하이용료를 선박(물류)회사로부터 1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면 연간 수입(매출)이 577억이다. 14조 투자, 연간 운영비용 1조가 소요되는 경부운하가 고작 577억 매출을 올린다. 이것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면 달려 붙을 민간업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여기서 제안 하나를 하자. 이 경부운하사업을 MB, MB캠프, 경부운하추진단, 자문교수, 그리고 MB지지자들이 펀드를 조성하여 추진하라. 이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은 1조가 됐든, 10조가 됐든 여러분들이 다 가져라. 우리 국민들은 이런 이권사업을 과감히 여러분에게 줄 용의가 있다. 단 조건이 있다. 투자재원은 국민의 혈세나 국내금융기관에서 조달하지 말고 여러분의 돈으로 마련하든지, 외자를 유치해서 하고, 사업을 접을 때는 원상복구를 필히 하여야 한다. 그리고 2006년 1월에 개정된 “민자사업 운용수익 보장 개선안”에 따라 손실부문을 정부가 보전해 주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하라.
2. 노선을 스카이라인으로 하겠다고?
추 교수는 조령수로터널 안이 수많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 당하자 노선이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면서 낙동강 상류 상주에서 충주 달천에 이르는 속리산 협곡을 이용하는 소위 스카이라인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스카이라인은 고도가 300m이고 길이는 40~50km가 될 듯하고, 80m 리프트를 6개를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 남산의 높이가 얼마인지 아는가? 262m이다. 남산보다 40m가 높은 위치에 어마어마한 산정 호수를 만들어 배를 띄우겠단다. 그 유역의 강수량이 얼마인지 모르나, 300m 고도에 위치한 지역에서 배를 띄울 물을 언제 다 담수하나? 속리산 협곡은 미국의 그랜드 캐년 처럼 좁은 폭으로 길게 늘어선 협곡이 아니다. 40~50km에 걸쳐 동서로 나 있는 계곡들을 모두 막고 물을 가두는 형태가 될 터인데 그러면 이 산정호수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깊이는 선박 운항을 위한 수심을 고려하면 평균 10m는 되어야 하고 수면직선거리는 수로 길이와 같음으로 40~50km가 될 것이다. 폭은 지형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추정하기 어려우나 약 500~1,000m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담수 필요량이 2.5억톤에서 5억톤이 될 듯하다. (참고로 우리나라 최대 댐인 소양강댐(호)의 담수능력이 29억톤이며, 수면직선거리가 60km이다) 이 수량을 채울려면 몇 년이 걸릴까? 고도가 300m라 取水할 수 있는 유역이 평지보다 훨씬 좁을 것을 감안하면 운항에 필요한 수량을 담수할려면 3년 이상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설마 충주호의 물을 끌어다 펌핑해서 공급하자고는 하지 않겠지?
자, 이제는 다 만들고 담수도 끝낸 상황을 보자. 300m 고도에 2.5억톤 이상의 물을 담수한 산정 호수를 가진 것이 된다. 그림으로 상상하면 얼마나 멋진 풍광일까? 건설과정의 산림훼손과 생태계 파괴, 그리고 경제성을 잊고 본다면 황홀한 풍경일 것이다. 2.5억톤 물 핵폭탄을 항상 이고 사는 사실을 간과하면 말이다. 소양강댐 붕괴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그래서 만일에 대비한 대책을 준비하고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산정 호수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북한이나 인접국의 재래식 무기에도 쉽게 공격당할 수 있는데 북핵을 해결하면 무엇하나, 우리 스스로 그것에 버금가는 물 핵폭탄을 안고 사는데. 운하추진단에서 경부운하가 안보차원에서도 유리하다고 한 적이 있는데 스카이 라인을 하면서도 계속 이런 주장을 하겠는가?
이 시설물을 경비(보호)하는데는 얼마의 인력이 필요할까? 수십 곳이 될지 수백 곳이 될지 모르지만 동서의 협곡을 막는 보의 경비에 들어가는 인력이 얼마여야 할까? 일천명은 족히 필요할 듯하다. 고용 창출이고, 군인으로 충원하니 비용은 얼마들지 않을 거라고 억지는 부리지 않겠지? 이 비용은 고소란히 물류비용으로 전가된다.
환경문제는 리프트를 사용하기 위한 구조물의 크기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더 이상 언급 않겠다. 6개의 리프트 구조물은 폭으로는 130m(바지선 길이 110m+20m) 높이는 100m(리프트 운행거리+20m)가 될 것이다. 심심산골에 이런 거대 콘크리이트 구조물이 6개나 있다고 생각해 보라.
이번에는 스카이라인을 인공수로로 만드는 것으로 해 보자.
수로폭을 50m, 길이를 40~50km로 해서 시멘트 콘크리이트 구조물을 인공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이 수로를 해발 300m에 고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서 건설할 경우 얼마의 건설비가 들어가고 산림을 얼마나 훼손해야 할까? 도로를 건설할 경우는 지면의 경사는 어지간 하면 살리고 꼭 필요할 경우 터널을 뚫으면 되지만, 이 수로의 경우는 40~50km를 거의 일직선으로 고도를 300m를 유지해야 함으로 깊은 협곡에서는 교각을 세우고 산으로 막히면 수로터널을 뚫어야 한다. 건설현장이 해발 300m이고 교통환경도 열악한 것 까지 감안하면 도로를 건설하는 것보다 km당 건설비가 5배~10배 정도는 소요될 것이다. 환경파괴는 두말할 것도 없고.
스카이라인에 설치되는 리프트를 사용할 때 에너지 소요량은 얼마나 될까?
스카이라인은 배가 산으로 올라가서 다시 내려오는 경우이다. 경부운하의 목적이 무엇인가? 물류비의 절감과 트럭의 경유 사용량을 줄여 환경개선을 도모하자는 것이 아닌가? 배가 산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데 저절로 오르내릴 수 없다. 그 만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자, 지금부터 중학교 물리 수준에서 그 에너지를 산출해 보자.
“한반도대운하 기본구상” 23페이지 “4-3. 한강-낙동강 연결구간 4안”이 스카이라인 안과 유사하다. 이 4안을 보면, 스카이라인이 해발 300m이고 상주리프트 하단 해발이 50m로 고도차가 250m이다. 2,500톤 선박을 250m 높이로 끌어올리고 내리는데 들어가는 일량은 2,500,000kg * 9.8 * 250m * 2회(상승/하강) = 12,250,000천J = 12,250,000천J * cal/4.2J = 2,916,666 Kcal이다. (일량 = mgh, m은 질량, g=9.8, h는 높이, 1 cal = 4.2J)
이 일량을 만들어내는데 BC유는 얼마나 필요할까? BC유가 화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되어 리프트의 전기에너지로 사용되는 과정을 잠깐 살펴보자. BC유-(열에너지)-보일러-Steam-(운동에너지)-터빈-(전기에너지)-송전-리프트 Motor-(운동에너지)-리프트-(위치에너지)로 될 것이다. 에너지는 열-운동-전기-운동-위치에너지로 변환되고, 여기에 관여하는 장치(기관)는 Boiler, 터빈, 송전선로, Motor 4가지이다. 각 장치의 효율(loss 포함)을 90% 가정할 때, 12,250,000천J(2,916,666 kcal)의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화력발전소의 BC유 소비량은 2,916,999kcal / 0.94 / 9,200kcal/1리터 = 483 리터이다. 40ft 컨테이너를 부산-서울을 3번 운송하는데 들어가는 소요량이며, 금액으로는 BC유가 현재 약 450원/리터이니까 217,350원이다. 77개의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바지선이 스카이라인의 리프트에 소요되는 에너지만도 벌써 도로로 컨테이너 3개를 운송하는데 들어가는 화석연료를 소비한다. 바지선이 운항하는데 소요되는 B/C유 량, 19개의 갑문 이용시 전기량, 2회에 걸친 트럭 Shuttle시 소요되는 경유량을 포함하면 운하가 소비하는 에너지가 도로운송보다 적다고 할 수 없다.
숨어 있는 이런 에너지 소요량을 찬성론자들은 애써 외면하고 도로운송보다 환경개선이익이 많다고 주장한다.
* 운하가 환경개선이익이 없음을 반증한 것은 곽승준 교수 글(경부운하반대는 반대를 위한 반대)의 반론인 “곽승준 교수는 국민을 모독하지 말라” (http://www.ohmynews.com/NWS_Web/Opinion/opinion1_m1_list.aspx?cntn_cd=A0000714449&add_gb=2&ord_gb=4&add_cd=RE005011800&line_no=111&page_no=1) 필자의 글을 참조하라.
3. 우리 운하가 가장 좋은 등급이라고?
추 교수는 우리나라의 운하가 유럽운하와 비교할 때 가장 좋은 등급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하상계수가 유럽은 1:40이고 우리는 1:300 이상이다. 그리고 유럽은 평지가 대부분이고 우리는 산지이다. MD운하의 경우는 식수로 사용하지 않고 우리는 한강과 낙동강 물을 국민의 2/3가 식수로 사용해야 한다. 이 3가지 조건만 따져도 어느 쪽 운하가 유리할 지는 판단이 서지 않겠는가?
추 교수는 또 2,500톤급 바지선을 두 대로 연결해서 가면 자연스럽게 5,000톤을 운송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분 참 대책 안 선다. 2대로 연결하면 터미널의 길이도 2배로 길어지고, 갑문도 2배 크게 건설해야 한다. 이에 따른 추가 건설비를 투자하고 경제성이 나아질까? 충주 리프트나, 스카이라인 리프트에서는 어떻게 두 대를 통과 시킬 것인가? 따로 분리해서 하나씩 한다고? 2번째 바지선은 동력이 없기 때문에 도선을 이용하면 된다고? 두 대의 길이는 연결구간 거리를 빼고도 220m가 된다. 천호대교와 광진교간 거리가 얼마인 줄 아는가? 200m가 넘지 않는다. 교각 경간이 30m, 교각 기초의 직경을 생각하면 통과 폭은 25m도 안된다. 220m가 넘는 바지선이 이 곳을 통과하면 천호대교와 광진교를 걸치게 된다. 아무리 노련한 항해사라 하더라도 이 조건에서 통과가 가능할까? 일반 교량에서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 바지선과 두 번째 바지선이 일직선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면 좁은 교각의 경간을 220m 바지선이 통과할 수 있을까? 곡선구간에서는 또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설사 통과할 수 있다고 일백번 양보하더라도 속도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경부운하 전구간을 24시간에 운항할 수 있다고 설계했다고 한다. 이런 조건에서 이 속도가 가능하겠는가? 아예 열차처럼 10대를 연결하여 운항하자고 해라.
4. 재가설 교량이 11개에 불과하다고?
한반도대운하연구회는 신개축이 필요한 교량은 14개라 하고, 추 교수는 11개 불과하다고 한다. 그것도 추교수는 컨테이너를 4단으로 쌓아 운송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말이다.
한반도대운하 기본구상 4-2. 한강, 낙동강 종단도를 보면 보(갑문)의 EL(해발)이 나타나 있다. 이 EL을 보면 보의 높이를 알 수 있다. 하류 쪽은 높이가 낮으나 중상류 쪽은 10m~15m이다. 운하의 수심을 확보할 때, 보와 보 사이를 반으로 나누어 윗쪽과 아래쪽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심을 확보할까? 보의 바로 위쪽은 제방을 더 쌓아 지금보다 수위를 높일 것이고 보의 아래 쪽은 준설(굴착)함으로써 지금 수위를 유지하거나 조금 올리는 선에서 수심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하류 쪽 A보의 높이가 10m, A보의 바닥의 EL이 25m, 그 위의 B보의 바닥 EL이 35m, A보의 위쪽 C교량의 기초의 EL이 28m, B보의 아래 쪽 D교량의 기초 EL이 32m, 교량의 기초에서 교량상단까지의 높이가 10m라고 가정하자. C교량 상단 EL은 38m, D교량의 상단 EL은 42m가 되고 이 구간의 수면 EL은 A보의 최상단과 같은 35m, 제방의 EL은 37m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보가 완성되고 물이 보의 높이로 다 차게 되면 C교량과 D교량은 어떻게 될까? 먼저 C교량부터 보자. C교량의 상단 EL이 38m인데 수면 EL이 35m가 되어 대부분 잠기게 되고 Air Draft(형하고?, 수면 위로 드러나는 선박의 총높이)가 3m 밖에 안된다. 컨테이너 1단을 겨우 싣을 수 있는 공간이다. 당연히 이 교량은 철거하고 신축하여야 한다.
D교량은 어떻게 될까? D교량의 기초 EL이 32m이고 수면 EL이 35m임으로 수심이 3m 밖에 확보되지 않는다. 수심 6m를 확보할려면 교각 기초 아래로 3m 이상을 굴착(준설)해야 한다. 3m를 굴착하게 되면 교각 기초가 드러나 공중에 뜨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교량의 안전문제로 기초를 보강하거나 철거하고 새로 건설해야 할 것이다. 물론 경부운하를 횡단하는 115개의 전 교량의 상단과 기초의 EL을 조사하고 보의 높이(수면의 EL)와 비교하여 어느 정도 잠기는지, 어느 정도 굴착해야 할 지를 일일이 조사해 보아야 하겠지만, 이론적인 차원에서 위에서 살펴본 것과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 사정이 이럴진대 재가설 교량이 11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하겠는가? 아마 절반 가까운 교량을 신/개축해야 할 것이다.
추 교수는 또 운항 선박의 흘수가 4m를 조금 초과해도 문제 없고 흘수 아래로 2m부터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음으로 Air Draft보다 컨테이너 높이를 2m 더 높이 쌓을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흘수 : 선박의 최하단에서 선박이 물에 잠기는 부분까지 거리)
경부운하에 흘수 4m 선박을 운항한다고? 흘수 4m이면 안전수심이 얼마가 필요한지 아는가? D(수심)=Dr(흘수, 4m)*2.5=10m가 필요하다. 운하 수심 6m로 설계하고 건설하면서 흘수 4m의 선박을 운항하겠단다. 수심이 6m, 흘수 4m이면 선저에서 운하 바닥까지 공간거리는 2m 밖에 되지 않는다. 배의 구조상 선미와 선수의 흘수차가 생긴다.(전문용어로 Trim이라 부른다) 흘수 4m라도 선수나 선미의 흘수는 더 길어져 실제 운하 바닥과의 거리는 2m 이하로 줄어든다. 그리고 선박이 속도를 내게 되면 선수쪽이 올라가고 선미가 가라앉게 되어 더욱 더 선박 바닥과 운하 바닥은 가까워진다. 선박의 추진체인 Screw는 선박의 뒤쪽에 있다. 이 Screw의 와류로 인해 바닥의 쓰레기와 자갈/모래가 일어나고 자칫하면 Screw에 끼이게 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그래서 흘수에 따른 안전수심을 정해 놓는 것이다. 6m 수심에서 4m 흘수 선박이 운항은 가능할지 모른다. 속도를 5km/h 이하의 저속으로 운항한다면 말이다.
흘수 아래 2m에서부터 적재 가능하다는 추 교수의 주장을 살펴보자.
운하를 운항할 바지선은 바닥이 평평한 무동력의 전통적인 바지선이 아니다. 속도를 내어야 함으로 바닥의 중심은 적당히 뾰족하고 유선형이어야 한다. 그리고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선저에는 1m 이상의 구조물이 필요하다. 이런 구조에서 흘수 아래 2m(바닥에서 2m)에서 컨테이너를 적재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반도대운하 기본구상” 30 page ‘4-6. 교량통과 높이’를 보면 2,500톤급 자항 바지선의 경우, 컨테이너 3단 높이(7.4m)보다 Air Draft가 7.5m로 0.1m가 길다. 추 교수는 흘수보다 2m 아래부터 적재 가능하다고 했지만, 한반도대운하연구회는 흘수 위 0.1m부터 적재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같은 찬성론자로 추진하는 입장이지만 어느 쪽이 과학적으로 맞다고 보이는가?
추 교수는 또 2,500톤급 컨테이너선에 2단, 3단, 4단으로 마음대로 선적하여 운항이 가능하다는 듯이 말하고 있다. 4단으로 쌓을 경우 컨테이너 높이만 10m에 이른다. Air Draft 10m라면 교량의 통과높이는 여유고 1m를 더하면 11m가 확보되어야 한다. 교량통과 높이 확보도 문제지만 2,500톤급 컨테이너 바지선에 4단을 적재하면 운항 자체가 힘들다. 2,500톤급이면 폭이 11.4m, 길이가 110m 정도이다. 40ft 컨테이너를 폭 방향으로 4개, 길이 방향으로 8개 선적 가능하다. 4단으로 쌓으면 4*8*4=128개를 싣을 수 있다. 40ft 컨테이너 1개의 최대 적재 중량이 26.590톤이고, 자체 중량이 3.890톤이다. 화물을 20톤만 싣는다고 하더라도 자체 중량과 합쳐 23.890톤이다. 128개이면 3,058톤이 된다. 2,500톤 컨테이너선에 이 중량이 실리면 컨테이너선 설계 부력을 초과하는 중량이 되어 설계 흘수보다 훨씬 아래로 선박이 물에 잠기게 된다. 6m 수심에서는 바닥까지 가라앉을지 모른다. 또 4단으로 적재하면 무게 중심이 상부로 올라가게 되어 조금의 외력(바람, 파랑 등)에도 쉽게 뒤집히게 된다.
이러한 선박 구조의 이해와 운항의 안전수칙도 모르면서 4단으로 쌓을 수 있다느니, 2대를 연결하여 운항하면 된다느니, 수심 6m에 흘수 4m의 선박이 정상 속도로 운항할 수 있을 것 처럼 함부로 이야기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이 때 딱 어울리는 것 같다. 추 교수는 신학대학원 교수로 과학적 마인드가 부족하더라도 우리가 좀 이해해야 하는가?
MB측의 운하연구단에 조선업계 전문가와 선박운항 전문가는 한 명도 없는가? 이런 문제는 조선과 항해 전문가들이 다루고 설득하는 글을 쓰야 되지 않겠는가? 신학을 전공하는 분이 대운하추진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하고 스스로 MB의 운하 책임자라고 나서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지 않겠는가?
5. 운하의 설계 운송시간이 24시간이라고?
추 교수는 서울과 부산을 운항하는데 30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면서 설계시간은 24시간이라고 한다. 이제는 웃을 힘도 없고 반박할 가치도 못 느낀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반박하지 않으면 자기가 옳은 줄 알 것이고 몽매한 운하찬성론자와 MB지지자들은 추 교수의 주장을 사실인 양 믿으려 들지 모르니 피곤하더라도 수고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선박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운항하면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 장애물을 얼마나 만날 것으로 보는가? 보(갑문) 19개, 교량 115개, 한강-낙동강 연결구간 리프트, 수십 곳의 터미널 지역, 몇 곳이 될 지 모르지만 속도를 줄여야 할 곡선구간, 마주오는 바지선과 유람선 등, 바람 등 자연적인 인자는 제외하더라도 250개는 될 듯하다. 거의 2km마다 1개(곳)이다.
터미널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제외하고 갑문과 리프트를 통과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먼저 보자. 갑문 통과시간을 20분으로 보면 19개소를 통과하는데 380분, 스카이라인의 80m 리프트 통과시간은 40분은 걸릴 것으로 본다면 6개 리프트에서 240분이 소요된다. 이것만 620분(10시간 20분)이다. 그러면 설계시간 24시간에 10시간 20분을 빼면 13시간 40분이다. 이 시간 동안 250개의 장애물을 만나면서 540km를 달려야 한다. 40km/h 속도로 운항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장애물이 거의 없는 바다에서 여객선의 속도가 12~14 knot(22~26km/h)이다. 속도가 최우선으로 필요로 하는 전투함의 최고속도가 30 knot 정도이다.
그러면 각 장애물이 어느 정도로 속도에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보(갑문)와 리프트의 앞에서는 선박이 완전히 정지해야 한다. 선박이 정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부터 동력을 멈추어야 할까? 통상 선박은 정상 속도에서 동력을 멈추면 선박 길이의 50배 정도로 나아가서 정지한다고 한다. (사실 나도 이 사실이 선뜻 믿어지지 않는다. 항해 경험이 있으신 분은 확인 바란다) 길이 110m의 바지선이 40km/h로 달리다 동력을 멈추면 적게 잡아도 3km 이상을 전진하여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보(갑문)나 리프트를 만나기 전 2km 전방에서는 얼마의 속도에서 동력을 멈추어야 할까? 기껏해야 15km/h 정도가 아닐까? 그렇다면 보나 리프트 전방 2km 구간의 평균속도는 5km/h 미만으로 추정하면 무리가 없겠다. 19개 보(갑문)과 스카이라인 리프트 6개의 전방 2km의 총길이는 50km이고 평균속도는 5km/h 미만이다.
다음은 교량을 만날 때를 보자. 교각의 경간이 대부분 30m 이하로 교각의 기초의 직경을 감안하면 선박이 통과 할 수 있는 공간은 25m를 넘는 교량이 드물 것이다. 이런 좁은 경간을 폭 12m, 길이 110m의 2,500톤급 바지선이 통과하려면 당연히 속도를 줄여야 한다. 이것도 보에서 보듯이 1km 전방에서부터 속도를 줄여야 할 것이다. 교량을 통과하면 선수는 이미 교량에서 110m를 지나 있는 상태가 되고 여기서부터 속도를 낸다고 해도 다음 장애물이 곧바로 다가 온다. 교량을 전후한 각 1km 구간에서는 평균 시속을 10km 유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115개 교량이면 전후 1km 구간의 총길이는 230km이다. 이 구간의 평균 시속이 10km/h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주오는 바지선이나 유람선을 만날 때는 어떨까? 강폭이 1km가 넘더라도 선박이 운항할 수 있는 운하폭은 200~300m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좁은 폭에서 선박이 교행할 경우, 상대측 선박의 파랑에 의해 운항의 안전이 위험해 짐으로 당연히 속도를 낮추어야 한다. 교행하는 1km 구간에서는 평균 속도는 10~15km/h 정도로 추정된다. 서울-부산간 운항하는 동안 만나는 바지선만 100대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임으로 교행하여 속도를 낮추는 구간의 전거리는 200km가 되고 이 구간의 평균속도는 10~15km/h이다.
곡선구간을 보자. 이 부분은 “한반도대운하 기본구상” 31 page '4-7. 선박속도‘를 보면 곡선부의 속도를 12km/h로 나와 있는 것을 준용하는 것으로 하겠다.
위에서 보듯이 장애물을 거의 2km마다 1번 꼴로 만나기 때문에 최고속도를 20km/h로 낼 수 있는 구간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나 리프트, 교량, 교행 바지선을 만나 속도를 줄여야 하는 구간의 거리를 합하면 50km+230km+200km=480km이다. 물론 바지선 교행구간과 교량 및 보를 만나는 구간이 겹친다 하더라도 350km는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터미널 구역, 곡선구간을 합치면 전구간의 평균 속도가 12km/h를 넘을 수 있을까?
갑문 및 리프트 통과시간 10시간 20분, 540km 전구간 운항시간 45시간, 터미널 체류시간 등을 합하면 부산-서울 운항시간은 60시간은 걸릴 듯하다. 그런데 평균 40km/h 속도로 운항해서 24시간만에 부산-서울을 주파한다고?
6. 경부운하의 관광수입이 막대할 거라고?
추 교수는 벨기에의 73m 리프트에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면서 유럽의 운하 관광수입이 굉장하다는 듯이 말한다. 운하와 직접 연관된 관광수입은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도 않고 막연히 주장만 할 뿐이다. LMD가 있는 독일은 관광수지가 적자이고, 네덜란드는 적자, 흑자를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유럽 운하 주변의 경관과 문화유적 등의 관광가치와 우리나라의 경부운하구간의 그것과의 차이는 고려했는지 모르겠다. 추 교수는 운하 관련 관광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밝히고 이런 주장을 하라.
추 교수는 또 요즘 크루즈 여행이 소형화, 단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경부운하가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크루즈 여행이 소형화 되더라도 크루즈선이 한강 유람선 정도로 될까? 기본적으로 침실이 있는 객실,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레스토랑,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카페나 세미나실, 유흥을 즐길 수 있는 노래방이나 소형 영화관, 당구장 등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를 서빙할 수 있는 접객원과 선원과 그 거처, 통신설비, 기계실 등을 감안하면 한강의 대교의 높이와 경간을 통과할 수 있는 크루즈선이 가능할까? (수로터널 구간은 애초에 통과할 수 없음으로 더 이상 언급 않겠다) 그리고 수 많은 갑문과 80m 높이의 리프트를 오르내려야 하는 곡예를 해야 하는데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경부운하 크루즈 여행을 할 관광객이 몇이나 될까? 3~4일씩이나 걸려 크루즈 하는데 경부운하의 주변경관과 역사적 유적이 외국 관광객에게 그 만큼의 가치가 있어 보일까?
7. 맞다. 이명박과 당신들이 아니면 이런 경부운하는 공약으로 내 놓을 수 없다
추 교수는 경부운하는 이명박 후보의 최대 공약이자 더불어 자랑스러운 공약이란다. 아무나 할 수 없고 이명박이니까 할 수 있는 공약이라 덧붙인다.
그렇다. 이런 안을 MB와 그 측근들이 아니면 누가 내어 놓겠는가? 합리와 상식을 가진 정상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주장을 하겠는가? 맞다. 당신들이 아니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안임을 인정한다.
우리는 특정 후보의 당선여부가 최종의 관심이 아니다. 우리가 후보를 선택하고 정책을 지지하는 목적은 후보와 정책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의 최고의 목적은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우리가 행복해 지는 것이다. 이것을 실현해 줄 수 있다고 믿을 때 그 후보와 그 정책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또한 불행을 자초할 수 있는 후보와 정책이라면 우리는 단호히 거부할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것이다.
경부운하는 경제적, 환경적으로 당대와 후세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줄 국가적 대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특정 후보의 지지에 경도되거나 진영논리에 빠져 객관적 입장을 잃어 버리거나, 사적인 이해관계로 억지의 찬성론을 편다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두고 두고 원망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제발 우리 모두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로 경부운하 문제를 논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