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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arotti - Songbook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08-09-11 22:46:05
추천수 13
조회수   2,605

제목

Pavarotti - Songbook

글쓴이

이승태 [가입일자 : 2007-11-15]
내용
Related Link: http://kr.youtube.com/watch
이전에 루치아 포프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입니다.



클래식 음악이 다른 장르의 음악과 조금 다른 경우는 곡을 연주하거나 노래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돌아와요 부산항에” 를 조용필 말고 다른 가수가 부르는 것을 상상할 수가 있을까요? 물론 부를 수야 있지만 조용필이 불렀을 때의 느낌이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가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때 그 사람” 역시 심수봉 만큼 애간장을 태우면서 구구절절하게 불러줄 수 있는 가수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반면에 클래식은 어떤가요? 연주자, 악단, 성악가에 따라서 자신들만의 전문 레퍼토리가 있기도 하고 또 특정 작곡가의 곡 해석에 있어서 나름 독보적인 지위를 인정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클래식 곡들은 일부 악단이나 연주가들의 전유물은 아닌 것이지요. 그래서 같은 곡에 대해서 다양한 지휘자와 악단과 성악가들의 연주 앨범이 존재하고, 우리들은 앨범의 바다 속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연주를 찾느라 고민하고 있겠지요.



좌로티 우포프!



루치아 포프 소개글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개인적으로 클래식 성악에 대한 목마름을 최소한이나마 해갈시켜준 분들입니다. 음악적 기량이나 클래식 세계에서 얻은 명성이나 외모나 기타 어떠한 요소도 아닌 순전히 이분들 목소리의 개성적인 음색에 대한 개인적 취향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루치아 포프를 알게되기 까지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과 운이 모두 필요했지만 파바로티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분이라서 시간, 노력, 운이 그다지 소요되지 않고서 마음에 들게 된 경우입니다.



워낙에 목소리가 좋은 분이고 개인적으로는 오페라 곡들 보다는 이태리 가곡에 대한 호소력을 더 강하게 느끼는지라 17곡의 이태리 가곡이 실려있는 앨범, “Songbook” 을 아주 즐겨 듣습니다. 다만 이 앨범 속의 안내 책자에는 파바로티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노래가사만 들어 있을 뿐이고 곡들에 대한 자세한 배경 설명은 없어서 한곡 한곡 소개를 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작년에 파바로티가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듣고는 밤에 집에서 이 앨범만 반복해서 들었는데, 마지막 트랙인 “돌아오라 소렌토로”는 아마도 20여번 이상 들었던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전해지고 쌓여온 워낙에 방대한 유산입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을 갖고서 전문적이고 세밀하게 조목조목 짚어가며 토론을 전개하시는 분들을 무척 부러워하는 편입니다. 과연 전문 음악인이 아닌 순수 애호가 입장에서 어느 선까지 클래식 음악과 연주들과 앨범들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야 할런지 스스로 의문을 던질 때도 있지만, 클래식 음악의 각 분야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을 잡아나가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루치아 포프와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이런 저의 바램을 더 할 나위 없이 만족시켜주는 남녀 성악가로 각각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클래식 음악과 함께 보내면서 과연 누가 제2의 루치아, 제3의 루치아노가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팝이건 재즈건 성악곡이건 간에 노래의 가사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지만 파바로티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던 날에는 “돌아오라 소렌토로” 의 가사를 한번 음미하고 싶어지더군요. 대학 1학년 때 남한산성 근처에 있는 문무대에서 일주일 동안 병영집체훈련이라는 군사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오전에 퇴소 준비하며 내무반에서 기다리던 중에 옆에서 한 녀석이 나지막하게 불러대던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 의 가사에 마음이 한껏 고무되어 노래를 가르쳐 달라며 같이 따라 부르던 이후에, ‘헤어짐’ 이나 ‘떠나감’ 을 노래하는 가사 내용에 마음이 강하게 이끌려보기는 아마 처음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앨범에는 이태리어와 영어로 가사가 나와 있는데 당연 서투른 영어로밖에 해석이 안되었고, 빈약한 문학적 감수성과 상이한 언어에 따른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때문에 가사의 진정한 의미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참 어려웠지만 헤어지는 사람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의 간절한 소망만큼은 깊이 느낄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선율의 곡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음미해보면서 그 때 만큼의 깊은 감정이 살아나지 않는 것은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서 파바로티가 세상을 떠나던 순간에 느꼇던 조그마한 슬픔 따위는 세월의 흐름에 서서히 잊혀지기 때문인가 봅니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것을 금방 잊어먹는 것은 아쉽지만 굳이 오래도록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들은 빨리 잊어먹는 것도 좋은 방편이기도 하겠다는 생각마저 드는군요.......^^





아름다운 저 바다를 보아라!

이리도 내 심금을 울리는 것이

깨어있지만 꿈을 꾸듯이

한번만 쳐다보아도 마음을 사로잡는

너와 같구나!



오, 이 정원을 보아라!

오렌지 꽃의 향기를 음미하라

내 깊은 마음을 휘감고 있는 줄기의 향내는

아주 달콤하구나.



그러나 너는 말하는구나

“안녕, 난 떠나요!”

사랑하는 나의 품속과 이 땅마저 저버리려 하는구나

정말 돌아오지 않으려느냐

내게서 떠나지 말아다오

슬픔으로 내 마음을 부수지 말아주오

소렌토로 돌아오라

내가 살고 있는 곳으로!



소렌토를 어루만지는 저 물결을 보아라

멀리 떠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세상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마음속에 간직하는 진짜 보석이리라

네 주위의 요정들을 보아라

황홀해하며 너를 바라보는구나

너를 너무나 사랑하여

짧은 입맞춤이나마 간절하게 바라지만



그러나 너는 말하는구나

“안녕, 난 떠나요!”

사랑하는 나의 품속과 이 땅마저 저버리려 하는구나

정말 돌아오지 않으려느냐

내게서 떠나지 말아다오

슬픔으로 내 마음을 부수지 말아주오

소렌토로 돌아오라

내가 살고 있는 곳으로!





위의 가사에서 영어로 ‘Siren’ 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요정’ 이라고 해석했는데, 앰블런스의 사이렌이라는 뜻도 있고, 반은 사람이고 반은 새인,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서 뱃사람들을 꾀는 그리스 신화의 요정을 말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심청’ 하면 인당수, 효녀, 심봉사, 용궁, 공양미 삼백석 같은 인상이나 이미지를 바로 떠올릴 수 있듯이 서양 사람들도 자신들에게 익숙한 그리스 신화 속에서의 ‘Siren’ 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어떤 인상적이고도 암시적인 이미지가 분명히 있겠지요? 사라 브라이트만의 “Dive" 라는 앨범에 노래 시간은 짧지만 아주 매혹적인 같은 이름의 곡이 있었는데, 위의 가사를 보고나서야 아하, 사이렌이라는 요정이 부르는 노래를 표현한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웹에서 검색해보니 파바로티의 재미있는 일화 두 개가 있길래 그대로 옮겨봅니다.



1) 1988년 독일 오페라 하우스에서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에 나오는 아리아 ‘ 남몰래 흘리는 눈물’ 을 불렀을 때, 박수가 무려 1시간 7분 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그로인한 165번의 앵콜이 나옴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2) '사랑의 묘약' 2막 파티 장면에서 파바로티는 모조품이 아닌 진짜 음식을 갖다 놓으라고 부탁한 뒤에 통닭을 뜯으면서 노래했다고 한다. 성악가들은 음식물이 목에 걸릴 수도 있는 부담감 때문에 오페라에서 가짜 음식을 사용하는데 진짜 음식을 갖다 놓고 하니까 분위기는 훨씬 현실감이 들었다는 것.....



통닭 때문에 생각난, 파바로티와는 전혀 관계없는 바흐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어느 음악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던 교사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서 ( ) 에 맞는 그럴듯한 답을 해보라고 했답니다.



“바흐는 생전에 수 십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는 평생을 ( ) 에서 보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연히 ‘침대 위’ 라고 답했는데 한 재치있는 학생의 대답은 ‘빚더미’ 였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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