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MBC 라디오를 들었는데,
탤런트 양모씨가 나와서 모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합디다.
누구나 뻔히 아는 우리 공교육 현실에 대해 5분 넘게 장광설을 늘어놓더이다.
경쟁과 사교육이 창궐하는 작금의 황폐한 학교 현장을 한탄하더군요.
한 3분 넘어가니 좀 짜증이 몰려옵디다.
저런 현실 누가 모르냐, 연설 시간이 몇 분이길래, 이렇게 길게 늘어놓냐,
인내심을 갖고 들으니,
명박을 지지하기 위해 나왔는데,
교육 철학이 부재한 채 교육 정책들의 실험장으로 전락한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
다양화된 특성화 고교를 만들어, 수능만으로 삶의 운명이 결정되는 걸 막겠다,
대학의 학생 선발권 자율화를 하겠다,
필요한 분야(특히 '기업'을 강조)에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는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 합니다.
자신이 교육 때문에 학생 시절부터 많은 고생을 했다느니 하는 헛소리는
일소에 붙이고 말아도 되겠습니다만,
무슨 구체적인 것도 없고,
좋은 소리만 모아놓긴 했는데, 앞뒤도 안 맞잖습니까?
이전 집권 세력들이 교육 철학이 없었다면,
그 소리를 하는 자신은 철학은커녕 정신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자기를 대통령 '뽑아주면', 운하 공약을 구체화하겠다는 자이니,
뭘 기대하겠습니까?
영어 공화국이 되어버린 작금의 지경을 개탄하던데,
그래, 그래서, 그 해결책으로,
공교육, 그것도 국어, 국사 등까지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것인가?
그러면서도,
유권자 여러분, 최고를 선택하십시오
- 라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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