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쪽, 김경준씨 귀국연기 신청
소송대리인 미 법원에 제출…이 후보 ‘빨리 돌아오라’더니…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41)씨가 한국 귀환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쪽이 김씨의 본국 송환을 연기해달라는 신청을 미국 법원에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 후보 쪽이 김씨의 대선 전 귀국을 막기 위해 의도적인 시간끌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씨는 빨리 한국에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중적 처신 논란도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준씨가 낸 인신보호요청 사건의 변호인인 게일 이벤스 변호사는 12일 “(이 후보의 소송을 대리하는) 김백준씨의 변호사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지난 9일(미국시각) 김경준씨의 본국 송환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며 “법정생활 20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벤스 변호사는 “김씨 인신보호 요청 사건의 당사자는 김씨와 미국 당국밖에 없는데, 제3자인 김백준씨 변호사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신청을 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도 이에 맞서 10일(미국 시각) 법원에 그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긴급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에 기각을 신청했기 때문에 송환 일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기각 결정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기 신청을 낸 김백준씨는 현대종합금융 부사장 출신의 전문금융인으로, 이 후보가 금융사업을 시작한 2000년 이후부터 핵심 측근으로 활동해왔다.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함께 설립한 엘케이이(LKe)뱅크와 이뱅크증권중개(EBK)에도 이사로 참여했다. 김씨는 이 후보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엘케이이뱅크 투자금 35억원과 그간의 손해배상금 등 모두 65억원을 물어달라고 낸 소송의 대리인으로도 활동해 왔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영남일보> 창간 기념 인터뷰에서 “김씨는 한국사람 돈을 탈취해서 미국으로 도망간 사람으로, 빨리 한국에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11일 밤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서도 “김씨가 들어와도 상관없다고 보는데 행여 김대업식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은진수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은 “김씨 송환 재판과는 별도로 김씨가 엘케이뱅크 자본금을 횡령한 사건에 대한 민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현지 변호사가 낸 것은) 판결유예 요청이 아니라 기존에 진행되어온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김경준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쳐야 한다는 협조요청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일 게일 이벤스 변호사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을 관할하는 연방 항소법원에 인신보호 요청에 대한 항소취하서를 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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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아닌것이 아니라 별거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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