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씨 2개월내 국내 송환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BBK 투자 유치 및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씨가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씨의 국내 송환 절차와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환절차가 빨리 진행돼 김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조기에 마무리된다면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BBK를 세워 주가를 조작하고 옵셔널벤처스코리아 등을 운영하면서 회사자금 380억원을 빼내 도피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는 미국에서 체포됐고 2005년 10월 현지 법원으로부터 한국 송환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가 법원 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송환이 이뤄지지 못했고 최근에야 소 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ㆍ미 범죄인 인도협정 등에 따르면 미국 법원이 김씨의 소 취하 사실을 근거로 새로 신병 이송 결정을 내리는데, 이 때 재판부가 간이절차로 김씨를 송환케할 지 아니면 미국 국무부의 최종 결정을 거쳐 송환할 지를 함께 정할 것으로 보인다.



두 방식 중 어떤 것이 채택되더라도 법원 결정 이후 2개월 내에 김씨의 신병은 한국에 넘겨져야 한다.



다만 본인이 송환을 자발적으로 요청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간이절차를 따르면 보다 신속하게 김씨의 신병이 국내로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무부의 최종 결정은 법원의 결정을 형식적으로 따르는 경우가 많지만 통상 `2개월 시한'이 만료되는 시점을 2∼3주 앞두고 내려지고 있어 간이절차와 비교할 때 한달 가량 시간이 더 소요되는 편이다.



김씨의 송환이 확정되면 한국 검찰은 미국측과 구체적인 시점과 방식 등을 조율한 뒤 신병을 인계받는데, 주로 미국 공항에 수사관 등을 파견해 비행기로 피의자를 데려오고 있다.



김씨는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기소중지 상태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언론을 접촉해 이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해 설명할 기회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신병이 묶인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 법원이 어떤 송환방식을 채택할 지, 간이절차가 아닐 경우 미 국무부가 얼마나 빨리 이송 결정을 내릴 지 등에 따라 김씨는 이르면 내달 초에서부터 늦으면 12월까지 귀국시점이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후보의 ㈜다스 차명소유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이 실소유주 여부를 파악하려면 김씨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김씨의 조속한 귀국 여부는 향후 대선 정국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 및 맏형 이상은씨가 주식 96% 가량을 갖고 있는 ㈜다스가 만약 이 후보 차명 소유로 판명된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 사항이 되므로 대선 후보로서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