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완전히... 통째로 퍼온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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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소리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냥 왜 이명박이 되서는
안되나를 한번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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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는 단기적 성과주의에 찌들어 있는 사람이다. 국가의 운용은 수십년 이후까지도
고려해야 하고, 숱한 이해 관계자들을 고려해야 하는 작업이다. 단기적 성과만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자세로 접근해서는 절대 곤란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청계천 밀어붙이기를 했다가
지금 청계천이 쥐 튀어 나오고 비 오면 물고기가 죽어나는 지경으로 전락한 것을 보면, 또한
5년내로 대운하를 지어버리겠다는 그 배짱을 보면, 일견 '사내답고' 호쾌해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절대 국가 운용에 적합한 자세는 아니다.
-2-
1에 이어서 그에겐 통합된 장기적인 비전이 없어보인다. 노무현 정부는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제대로 추진할 능력이 없어서 문제였다. 목표의 지향은 좋지만 구체적인
추진 방법이 없어서 공허했던 비전 2030이 노무현 정부의 그러한 특징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사례이리라.
하물며 이명박은 장기적으로 뭘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이 없다. 아니, 장기적으로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조차 결여된 듯 싶다. 그가 회심의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조차
명분이 고작 물류비용 감소로 인한 경제성장이 전부다. 아니, 지금 이 나라가 물류비용 못 줄여서
나라 꼴이 이 모양인가? 7% 성장 공약은 누구나 말하는 것이고, 친북 좌파를 운운하는 사람이
주장하는 대북 정책에서 진정성을 찾기는 힘들다.
이명박 주장의 핵심은 "경제 성장 졸라 하면 다 같이 행복해진다!!" 이 한 마디로 요약되겠다.
뭐, 경제성장은 물론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다른 중요한 가치들도 많이 있는데 이명박은
그것을 외면한다. 경제성장은 절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가 다른 가치들을 외면하는 만큼
사회적 갈등은 심해지고 국민들의 행복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3-
그래, 이명박이 경제성장은 화끈하게 잘 한다고 해보자. 그럼 어떤 식일까? 한번 예측해보자.
무엇보다 그는 건설족들과 너무 친하다.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그 날, 건설 관련주
주가가 일제히 올랐던 것을 보면 시장은 이미 그가 건설족과 친함을 다 알고 있으며, 그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능하긴 했지만 노무현이 그나마 부동산 버블을 조금이라도
기는 죽여놓은 상태다. 차기 정권이 이 기조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장하준 교수는 단기의 성과에만
의존하는 주주 자본주의가 안 좋다고 비판했지만, 토건 국가는 국가 경제에 더욱 해롭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건설 산업 분야에 다시 버블이 끼게 될 확률이 높고, 그 버블은 위험하다.
지금 건설경기가 불황인데 무슨 버블이냐는 반박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건설 관련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도 높은 편이다. 지금의 건설경기
불황은 이러한 버블이 무너지면서 건설 산업 분야가 구조조정 되어가는 과정일 뿐이다. 당장의
거품 붕괴로 인한 경기 침체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거품은 당장 터트리던가, 계속 부풀게 하다가
나중에 터지던가 둘 중의 하나 뿐이다. 이명박이 부활시킬 토건국가는 후자가 될 것이 자명하다.
당장 이명박 홈피를 가보라. 대운하 건설사업 하나로만 24만명의 신규고용이 생길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전형적인 토건국가적 발상이다. 그렇다면 토건 국가로 인해 누가 돈을
버는가? 토건국가는 국책산업이라는 이름 하에 일부 지주들과 국책사업을 따게 될 건설사들에게
세금으로 걷은 돈을 몰아주는 구조이다. 이번 정권이 풀어놓았던 수십조원의 토지보상금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이명박은 그 짓을 더 스케일 크게 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4-
그리고 그가 추진할 경제정책이란 것도 친재벌적이다. 출총제를 없애버리고,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권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법인세를 인하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불법 노사분규에 대해서는
'법의 지배'를 확립하겠다고 한다. 완전히 친재벌 정책 선물 세트다.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금융개방을
서둘렀던 때가 바로 김영삼 정권 때였다. 그리고 IMF를 맞이했다. 그리고 출총제가 한 때 폐지되었던
연도가 바로 1997년, IMF의 그 해였다는 것만 기억해두자. 또한 불법노사분규를 막겠다는 것 또한,
지금 그나마 힘을 쓸 수 있는 노조가 대기업 사업장의 이른바 '귀족 노조' 밖에 안 남아있음을 생각하면
한국의 노동계를 완전히 말살해버리겠다는 말에 불과하다. 귀족 노조든 뭐든 간에 그래도 노조가
없는 것보단 있는게 사회적으로 낫다.
더군다나 며칠전에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 기사를 봐도, 말로는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하지만, 근본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부분 협력, 하청, 납품 업체 관계,
즉 수직적인 관계로 맺어져 있는 현실이 한국 중소기업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데, 이거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친재벌적이니 재벌 비위에 거스르는 말은 못하는 것이다.
-5-
며칠 전의 인터뷰에서 젊은이들 사이의 공무원 시험 열풍을 부정적으로 보는 그의 판단에는 논리가
없다. 그저 감성적인 거부감에서 도출된 것이다. 사실 그는 젊은이들이 공무원과 공사에 목을메는
심리를 전혀 모르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 거부감은 70년대식 패러다임, 즉 누구나
일한만큼 소득을 쉽게(지금보다는) 늘릴 수 있었고, 사회적으로 기회가 널려있었던 시대에나 어울릴
그 패러다임과 연결되어 있다.
잠시 딴 이야기를 해보자.
사회적 약자의 보호라는 의미만으로 복지를 해석하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임은 알고 있지만
우리사회는 그것조차도 안되있으니 그 의미로만 한정해보자. 그리고 사회적 약자는 사회적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체계적인 경우도 있고, 뜻밖의 질병이나 사고들처럼 재수 없어서
생기는 비체계적인 경우도 있다. 실업 급여 같은 것이 체계적인 경우에 대비한 복지 서비스에
해당하고, 의료 보험, 장애인 복지 정책 등이 비체계적인 경우에 대한 대비에 해당할 것이다.
이명박의 복지 정책은 그 중, 비체계적인 경우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효율성을 내세우면서 복지 수요 자체를 감소시키겠다 하고, 그나마도 고작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그의 경제정책들을 봐보니 빈부격차가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 뻔한데
복지정책만 가지고 복지 수요를 감소시키겠다? 어불성설이다.
다시 인터뷰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이명박은 왜 젊은이들이 공무원을 선호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넓게 확산된 불확실성이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그래서 젊은이들이 안정성만을 지독히
추구하게 됐음에도, 이명박은 이 부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이명박은 자신의 경제 정책이
확산시킬 사회적 불확실성 강화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이건 이명박 개인의 선악이나 진정성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그런 시대를 그런 방식으로 충실하게 살아서 성공한 사람이다. 어쩔 수 없다.
-fin-
오랫만에 길게 썼다. 개인적 도덕성에 대한 부분은 그냥 생략했다. 그 자리에 가면 누구나 더러워지는게
뻔하기도 해서고, 또한 정치에 대한 뻔한 도덕 논쟁으로 흐르는 것도 싫었다. 그런건 다른 분들이 나보다
잘 하실거다. 무엇보다 도덕성을 거론 안하고도 이명박이 대통령 되면 안되는 이유가 충분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글이 길어서 휠을 열심히 내리고 있었다면 여기부터 봐도 된다. 요약해보자.
이명박은 대운하 산업과 같은 건설 경기의 거품, 재벌과 대기업, 금융에 대한 규제 완화, 노동운동 탄압
등으로 경제를 살려보려 할 것이다. 그러한 조치들은 사회적 권력의 편재를 지금보다 강화시킴으로서,
빈부 격차를 지금보다 더 늘리고 또한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강화하여 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뿐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IMF 10년 이후 계속되었던 양극화가 더 진전되고, 그나마 있는 사회적
안전 장치마저 전부 이명박이 작살내 버릴것이란 말이다.
p.s - 그렇다고 이 글이 대통합민주신당 찍자는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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