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승옥은 우리나라 독보적인 소설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단편소설 “무진 기행”을 내놓았을 때, 소설가들과 출판계는 그에 대해 열광을 하였다.
그가 단편 소설만을 쓰고, 장편 소설을 내놓지 않자, 출판인들은 그를 호텔에 감금(?)하다시피 하여 장편 소설을 쓰게 하였다.
김승옥은 그럼에도 소설을 쓰다가 중간에 절필하고 말았다.
쓰다가 만 소설이 “서울의 달빛 0장"이고, 장편 소설의 첫장으로 쓴 것인데, 그대로 훌륭한 단편 소설이 되었다.
그가 도중에 절필을 선언한 것은 그 시대의 심각성과 관련되어 있다.
그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여순 반란 사건의 한 가운데서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것으로 고통을 당하였고, 소설가로 활동할 때에는 5. 18혁명의 와중에 있었다.
절필하게 된 이유는 5. 18 혁명으로 고통당하는 광주시민들에 대한 고통 때문이었다.
절필 후, 그는 하루 하루를 술로 연명하는 알콜 중독자가 되었다.
매일 술로 보내는 와중에 그는 아내가 다니는 교회에 몇 번 나가게 되었다.
어느 날, 밤에 잠을 자는데 대리석 같이 하얀 손이 그의 앞에 나타나 그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누구냐?”라고 물었고, 대답으로 돌아오기를 “나는 하나님이다. 내가 심판할 것이다”라는 말을 듣게되었다.
다음날부터 일상적으로 마시던 술이 들어가지 않았다.
술만 마시면 토하게 되었다.
술을 마실 수 없게 됨으로 술을 끊게 되었다.
그는 그 후에도 계속 글을 쓸 수 없었는데,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인간의 글로 쓰기에는 너무도 한계가 있다"는 대답을 하며
조용히 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