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시스템내에서 정치적 행동이 발생하는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자원이 희소성이 높아서 그 자원의 할당과 배분을 놓고 상호경쟁하는 집단관계가 있을 때, 두번째는 어떤 의사결정기준이 모호하여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때, 세번째는 어떤 체제가 추구하하는 목표가 모호하고 복잡할 수록 정치적 행동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외에도 환경의 동태성이 높을수록 정치적 행동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정치적 행동에 대하여 부정적인 문화속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시스템화'를 추구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시스템이란 말을 참 잘 사용했지요. 체계화된다는 것은 곧 희소한 자원에 대한 배분규칙이 정해져있고, 목표가 명확하며, 의사결정기준이 명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스템화의 가장 전형적인 구현 형태가 법률과 규칙입니다. 때때로 공식화라는 단어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체제내 정치적 행동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의미로의 권력과 이해의 추구로서의 정치적 행동과 부정적인 의미의 정치적 행동을 최소화하고 체제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기 위한 정치적 행동이 있습니다.
전자의 정치적 행동에는 대체로 이런 행위들을 들 수 있습니다.
-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의 동맹관계의 유지
- 과거에 권력층에 속했던 사람들을 확실하게 대우를 해주거나 아니면 완벽하게 제거하는 행위
- 집단을 의도적으로 분할함으로써 권력집단을 형성하기 어렵게 하거나 자신의 권력에 대항할 수 있을 잠재력을 가진 집단을 갈등관계로 내모는 일
- 정보를 통제하거나 권력 획득 및 유지를 위해 경쟁관계에 있는 집단에게 왜곡된 정보가 전달되도록 의도적으로 상황을 조성하는 일(최근의 기자실 폐지나 조중동의 전략이 동일한 맥락입니다)
- 호의를 베풀때는 상대방이 빚을 졌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전략
- 삶은 개구리의 우화와 같이 변화를 추구할때는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 기존의 제도나 규칙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권한 및 책임의 관계가 모호해지는 위기상황을 조성하거나 이용하여 상대를 제거하기 등
수많은 정치적 행동과 전략이 있습니다. 말그대로 권력과 이해의 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한 정치적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좀 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정치적 행위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치는 기본적으로 유한하고 희소한 자원에 대한 배분과 할당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흔히 정치를 유한한 자원(자원, 기회, 명예 등)에 대한 권위있고 강제적인 배분의 결정과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결정이 피배분대상이 수용할 수 없는 특정인 또는 특정집단에 의해서 강제적인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올바르다고 할 수 없겠지요. 따라서 나눔을 통해서 추구하는 것은 그 목적에 있어서는 체제 전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공정함과 효율성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권위있는 결정이어야 합니다. 이때의 권위는 바로 대의민주주의 근간인 절차와 규칙입니다.
사회가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나눔의 기준은 크게 다섯가지 정도로 제시됩니다. 노력, 업적, 공동체에 대한 가치있는 행동, 공동체구성원의 합의, 그리고 필요(needs)입니다.
즉 올바른 정치적 행동은 위의 다섯가지 기준을 근간으로 권위있는(합리적 절차와 규칙에 의거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외 지역, 학연, 특정 정서등에 의거하여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대통령의 정치적 행동은 어떠해야 할까요?
전자와 같은 단순한 권력추구적 정치행위여야 할까요? 아니면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는 정치적 행위여야 할까요? 아마도 대부분이 후자라고 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국가체제 전체의 번영과 발전을 도모하는 정치적 행위를 해야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또 정당정치의 근간이 되는 정강에 정책을 연계시킴으로서 대립하는 내부 경쟁체제에 대하여는 타협과 대화를 이끌어 내고, 국민전체에 대해서는 참여와 이해를 구하여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고, 외부환경으로서 타 국가체제에 대해서는 지지와 동맹을 구축함으로써 체제 전체의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는 것이 대통령이 수행해야할 고도의 정치적 행동입니다.
단지 대립되는 정치세력 집단에 대하여 직접적이고 감정적인(끔찍하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등등)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대통령의 정치적 행동의 전부가 되서는 안되지 않습니까?
자 돌아봅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서 어떤 정치적 행동을 했습니까?
정치적 지지기반인 당과는 끊임없는 대립각을 세운 결과 열린우리당의 해체뿐만이 아니라 전체 민주세력이 수십년간 쌓아온 탑을 무너뜨렸습니다. 언제 다시 민주세력이 하나로 결집될까요. 요원해 보입니다. 작금의 이 상황이 열린우리당을 깨고 나간 권력추구형 불나비들의 일방적 책임입니까? 오히려 대통령 스스로 그의 지지기반인 정당과의 정치적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해서가 아닐까요?
다음으로 대립하는 정치적 세력과의 관계에서는 대화와 타협 또는 때로는 양보를 통하여 소기의 정책목표를 달성하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극한의 감정적 대립만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질일이 아닙니다.
세번째로 외부체제로서의 타국가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통상, 군사 및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이익에 실제적으로 기여하는 성과를 도출했을까요? 이 평가는 각자에게 맡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국민과의 관계에서는 한 사회의 유한한 자원이 정당한 차별의 기준에 의해서 배분된다는 신념을 부여했을까요? 최근 조사에 의하면 양극화의 중심에는 부동산 자산의 차이가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한다고 하더군요. 단순하게 말해서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행해진 정책을 통하여 아!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는 나라구나, 라는 느낌을 국민이 갖도록 했습니까?
대통령은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수구꼴통세력이 무대포로 반대해서 실패했다구요.요? 왜 실패의 책임을 외부에서 찾습니까? 여러분들이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데 외부환경의 책임으로만 돌린다면 관리자들은 여러분들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하물며 대통령이라는 권한과 책임을 국민이 부여했는데 이러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도 무엇인가를 외부환경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한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지금 대통령 노무현이 내부에서는 자신의 지지세력들로부터 배척받고 경쟁하는 정치세력에게서는 정치적 보복이 언급될 정도로 나락에 떨어진게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그것은 외부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노무현 스스로가 자신이 추구한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을 지키지 못한 탓입니다. 오히려 집권 5년동안 끊임없이 자신이 수구보수라고 규정한 세력들과 끊임없이 설전을 벌리면서도 실제 정책수단은 오히려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과 달리 신자유주의적, 보수적 정책이 행해져 왔습니다. 그결과 자신의 지지세력으부터도 배척당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자! 대통령 노무현이 이 시점에서 해야할 정치적 행동은 무엇입니까?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주주였던 열린우리당의 타이틀하에서 자신과 가장 코드가 맞는 인사(김두관이 일까요?)를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할까요?
지금 대통령이 해야할 역할은 자신이 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선수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그런데 그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는 점에서 그가 대의에 움직이기 보다는 삼김과 같은 독자적인 영향력을 가진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는 기저욕구의 발로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분들 한번 생각해시기를 바랍니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 무뇌아 불도저 이명박 이라고 국민들에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런 정도의 평가를 받는 대권후보들에 대하여 대항할만한 여권후보 한명 딱히 떠오르게 할 역량도 보이지 못한 것이 대통령의 정치적 행동이었습니다. 이것이 설그픈 민주세력의 현실입니다.
그 원인제공은 어디에 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몇을 제외하고는 참여정부를 태동시킨 민주세력 누구에게 물어봐도 현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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