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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독점 깨지니 두려운가? (경남도민일보)
시사종교 > 상세보기 | 2007-06-05 23:05:09
추천수 6
조회수   1,714

제목

[데스크]독점 깨지니 두려운가? (경남도민일보)

글쓴이

이재철 [가입일자 : 2003-06-10]
내용
Related Link: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

[데스크]독점 깨지니 두려운가?

기자실 폐지, 정부가 더 손해...지역언론에 오히려 기회



2007년 05월 31일 (목) 김주완 부장 wan@idomin.com





기자실 통폐합을 놓고 서울언론의 반발이 드세다. 이렇게 말 많고 탈 많은 기자실은 대체 누가, 왜 만들었을까? 아마도 기자들을 손쉽게 '관리'하려는 정부기관의 의도와, '취재편의'를 바라는 기자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생겼을 것이다.



그러면 기자실이 없어지면 어느쪽이 더 손해를 볼까. 내가 볼 땐 기자들보다 정부기관쪽의 손해가 훨씬 많을 것이다. 기자들은 손해라기 보다 '불편'을 겪을 것이다. 왜? 그동안 정부기관은 기자실로 인해 여러가지 '이득'을 봤기 때문이다. 또한 기자들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소 포기하면서 적당한 타협을 통해 '편리함'을 누려왔다.



기자실이 없으면 우선 정부기관이 '상시적으로' 기자들을 '일괄 관리'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또 언제, 어느 매체에서, 어떤 기사가 터져 나올 지 예측이 훨씬 힘들어진다. 기자실을 통해 각종 특혜와 편의를 제공해줄 땐 가끔 '적당한 협조요청'도 먹혔지만, 기자실이 없으니 그런 것도 안통한다.



어쩔 수 없이 부탁을 하더라도 이젠 일일이 맨투맨으로 해야 한다. 기관장이 기자들 밥 한그릇 사먹이면서 구슬려야 할 일이 있어도 불러 모으는 일 자체가 어렵다. 그동안 언론의 비판대상에서 빠져 있던 홍보실이 얻어맞는 일도 생길 것이다.



또 과거엔 기자실에서 '왕따' 당할 우려 때문에 튀는 기자가 별로 없었지만, 앞으론 통제 불가능한 기자들이 속출할 것이다. 판단하기 어려운 시책이 나왔을 때 기자실의 '짬밥' 높은 고참기자가 교통정리해준대로 쓰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런 것도 사라질 것이다. 아울러 '당고(담합의 일본말)'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두 번 기자실에서 쫓겨나 본 적이 있다. 92년 말 의령군으로 출입처 배정을 받았을 때였다. 군청 기자실에 갔더니 문화공보담당관이 자기 방으로 불렀다. 기자실에 오지 말라는 거였다. 이유를 물었더니 처음 온 기자는 몇 개월간 행실을 보고 기존 주재기자들이 출입 허가여부를 결정한다는 거였다. 무시하고 처음 며칠 동안은 계속 기자실을 들락거렸다.



하지만 그때마다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보이는 타 사 기자들과 공보실 직원들 때문에 내가 먼저 포기했다. 대신 아침 일찍 경찰서에 가서 사건·사고를 살핀 후, 공보실에 들러 행사와 일정을 챙겼다. 군청 앞 자굴산다방에 앉아 그날의 취재일정을 짜고 하루종일 돌아다녔다. 경지정리공사 입찰장에도 가보고, 공사 현장에도 가봤다. 전원주택지 개발예정지, 쇠못으로 부실 공사를 해놓은 정암루, 통과 중량을 위반한 채 버스가 다니고 있는 교량도 취재했다.



공보실은 난리가 났다. 문화공보담당관은 이성을 잃고 "공직생활 수십년에 공보실을 까는 기자는 처음 봤다"며 소리를 질렀다. 문화재 보수공사가 부실이라고 지적하는 기사를 썼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문화계장에게 "당신이 책임져!"라고 고함을 쳤다.



며칠 후 공보담당관이 불렀다. 군수님이 좀 보잔다고 했다. 갔더니 별 이야기도 없이 녹차만 한잔 마시고 나왔다. 나오는 길에 "군수님이 주는 것"이라며 봉투를 하나 쥐여줬다.그길로 1층 사회과에 내려가 봉투째 이웃돕기 성금을 냈다. 그걸로도 안통하니 나중엔 '지역사회단체 사람들이 당신을 잡아 죽이려 한다'는 협박까지 했다.



또 한번 쫓겨난 기자실은 경남도청이었다. 나는 2진 기자였는데, 1진 선배들이 봐주기로 '당고'한 골프장 문제를 1진에게 보고도 않고 출고해 기사가 나갔다는 이유였다. 원래 2진 기자는 기자실에 잘 안가는데도 한달간 출입금지를 명 받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그때의 경험으로 볼 때, 다소 불편한 건 있었지만 취재는 훨씬 자유로웠다. 또 대접(?)받지 못해 자존심 상하는 일은 가끔 있었으되, 그 때문에 오히려 기자로서 오기와 근성을 키울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경험 덕분인지 이후 경남도청에 1진으로 출입하게 됐을 때도 거의 기자실에 가지 않았다.



정부부처 기자실은 그동안 서울지(소위 '중앙지') 기자들의 독무대였다. 그게 통폐합되고 전자브리핑을 한단다. 지방지와 중소매체 기자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서울지들이 난리를 치는 건 바로 이 독점이 깨진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물론 일선 경찰서 기자실이 폐지되면 지방지도 좀 불편하긴 하다. 하지만 서울 기자들도 겪는 불편,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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