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 중국에 가스 구매권 빼앗길듯
최대 90조원 규모… 에너지 외교 실패
㈜대우인터내셔널(60%)과 한국가스공사(10%)가 총지분 70%를 가지고 탐사·개발에 성공한 미얀마 해상 가스전(田)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국내 직(直)도입이 좌절되고, 중국이 전량 구매해 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에너지 수입원(源)을 다변화하려는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수급계획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미얀마 가스전의 추정 매장량은 작년 국내 가스 도입물량(2300만?)의 4~8년치에 해당하는 4.5조~8.5조 입방피트(금액으로는 472억~944억 달러·최대 90조원). 국내기업이 발견한 해외 가스전 가운데 최대 규모다.
21일 산업자원부 등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북서부지역 해상 A1(2개 광구), A3 등 3개 가스광구에서 생산될 가스 구매권을 중국에 넘기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결정권을 가진 미얀마와 중국 정부간에 가격 조정만 남았다”며 “미얀마~중국간 연결 송유·가스관을 중국이 무료로 지어주기로 이미 합의하는 등 최종 공식발표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는 우리 정부·기업의 기술·돈으로 개발한 자원을 중국에게 빼앗기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에너지·자원 외교가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얀마 해상 A1, A3 가스전은 대우와 한국가스공사 외에 인도석유공사(20%)·인도가스공사(10%)도 참여해 왔으며, 이르면 2009년부터 본격 생산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연 270만? 가량을 직도입, 에너지 자주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는 작년 전체 수입량(2300만?)의 11%가 넘는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이재훈 산자부 2차관(에너지 담당)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사절단을 미얀마에 파견, 현지 전력인프라 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 의사를 밝히며 직도입을 강력히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이 총력전을 펼치는 바람에 미얀마 정부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도착하는 날, 중국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끄는 사절단이 전세기를 타고 미얀마에 도착했다”며 “중국과 맞서기에는 우리 외교력이 역부족이란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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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 '미얀마 가스전 개발' 虛와 實<上>
대우인터내셔(36,550원 1,000 -2.7%)널이 개발 중인 미얀마 가스전이 실제로 회사이익에 기여하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가는 가스전 개발과 함께 상당수준 오른 상태지만 이익기대치와 실제가치의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은 국내기업이 발견한 해외가스전 중 최대규모다. 회사측은 이 가스전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현재 4.1%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주개발율을 2.0% 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장량은 단지 매장량일 뿐이다. 개발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막연한 장밋빛 기대에 불과할 수도 있다.
미얀마 가스전 개발의 허와 실은 무엇일까.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10일 미얀마 A-1광구(2개 광구)와 A-3광구에 매장된 가스가 예상보다 큰 원시매장량 5.7조~10조 입방피트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최소 5년 이상 소비할 수 있는 가스량이다.
그러나 원시매장량은 육상 아래에 묻혀있는 가스량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기술로 채굴해 낼 수 있는 가채매장량이다.
국제 공인 기관이 인증한 미얀마 가스전의 가채매장량은 3개 광구를 합쳐 4.8조~8.6조 입방피트 수준이다. 공인받기전 회사측에서 발표한 예상매장량이 11조~18조입방피트였다. 개발가능한 가스량 예상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제 1관문, 판매처 확보와 판매방식은?
회사측은 공인된 3개 가스전의 개발·판매협상을 올 하반기 내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스개발방식에는 PNG 방식과 LNG 방식이 있다. 전자는 판매처까지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뽑아올린 가스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후자는 뽑아올린 가스를 압축해 액체상태로 만든 뒤 선박 등으로 운반해서 판매처까지 가져다 주는 방식이다.
회사측은 PNG방식으로 가스를 개발할 경우 구매대상이 인도와 중국, 태국 등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과 일본, 대만 등도 LNG를 구매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판매 대상국가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경우의 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번에 공인된 가스전은 일일 6억 입방피트의 PNG 생산이나 연간 370만톤의 LNG 생산을 20~25년간 지속할 수 있는 양이다.
문제는 LNG 방식으로 개발할 경우 현재 공인받은 수준은 경제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 전문가들은 보통 LNG는 20년 이상 장기계약을 하기 때문에 연간 생산량이 700만톤 이상이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생산량은 LNG생산에 필요한 액화 플랜트 시설을 만드는 비용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공인받은 가스전의 판매는 PNG방식이 될 확률이 높다. 회사측도 지난 10일 발표회에서 A-1 광구의 쉐 가스전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인도와 중국 등에 가스를 판매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유력한 판매처는 인도가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1 광구의 위치와 태국내 가스시장상황을 근거로 들고 있다. 태국의 경우 이미 미얀마가 태국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또다른 과다공급을 할 필요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인도는 이에 비해 급속한 산업발전과 함께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로 현지에서는 A-1 광구에서 인도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 논의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또 우드 맥켄지 보고서는 PNG개발 시나리오로 미얀마 시트웨 지역에서 방글라데시를 우회해 인도 미조람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제3국인 방글라데시를 통과는 라인의 경우 정치적 위험성이 있다는 것. 이밖에 통과국에 수수료를 내야하는 점도 부담이다. 수천킬로미터에 달하는 라인건설 비용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방글라데시를 통과하지 않는 우회 또는 해저루트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가스관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파이프라인 건설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 방법 역시 경제성을 확인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다는 결론이다.
파이프 라인 건설비용은 라인직경, 길이, 건설 난이도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건설 루트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우드맥켄지 보고서는 현재 인도까지 메인 파이프라인 1800~2200km 건설하는데 약 20~30억 달러(원화 약 1조9300억원~2조8900억원)를 예상했다.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이어진 야다나(Yadana) 파이프라인이 400km를 건설하는데 3년간 6억 달러가 소요됐다는 것을 근거로 계산된 결과다.
이 경우 미얀마에서 인도 국경까지의 파이프라인을 미얀마 정부가 건설한다고 하면 소요비용은 추정치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가스가격 협상 시 파이프라인 건설비용을 감안할 것이기 때문에 누가 건설하느냐보다 총 건설비용이 문제가 된다.
물론 인도가 아닌 다른 국가에 판매하는 방식도 만만찮다. 이 문제들이 다 극복되더라도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가스를 판매할 수 있는 시점은 2010년~2011년 사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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