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어도 ‘다주택자 중과세’ 안바뀔듯
대선주자 7명 설문 양도세 중과 “폐지에 반대” 종부세도 찬성
» 대선주자들의 부동산정책 의견
내년부터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세에 들어가지만, 부동산 시장엔 “정권이 바뀌면 제도도 바뀔 것”이라며 좀처럼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의 기대와 달리, 차기 정권에서도 세 감면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겨레>가 이번주에 대선 주자 7명을 상대로 부동산 정책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7명 모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 범여권 후보인 고건 전 국무총리 등 4명은 모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반대 뜻을 밝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만 명확히 ‘반대’ 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부연 설명에서 “중과를 폐지할 것까진 없다. 다만 생활상 이유가 있다면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답해 다른 주자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현행 ‘공시가 6억원 이상’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을 두고서도 대선 주자들은 대체로 “현행 제도 유지”에 찬성했다. 당 대표 시절 종부세 부과기준을 ‘9억원으로 할 것’을 주장했던 박 전 대표도 ‘현행 제도 유지’라고 답했다. 이 전 시장과 고 전 총리는 약간 다른 의견을 보였지만, 부과기준 상향 조정을 명확히 요구하진 않았다.
부동산 세제 문제에선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공급정책에선 대선 주자들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민간주택 원가공개 및 후분양제 도입에 열린우리당 주자들은 모두 찬성했는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고 전 총리는 반대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토지임대부 분양제도는 열린우리당 주자 모두 찬성한 데 반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신중’ 의견을 밝혀 답변이 뒤바뀐 듯한 모습도 보였다.
전체적으로 손 전 지사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물론이고 일부 항목(강남 재건축 규제)에선 정 전 의장보다 더 ‘개혁적’인 견해를, 고 전 총리는 일부 항목에서 한나라당 주자들보다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 눈에 띄었다.
이 전 시장은 원가공개, 후분양제, 재건축 용적률 등 공급제도에서 대부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민간 건설사들과 비슷한 주장을 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