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듯이 북한의 핵보유를 잠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바로 전쟁위기로 치다을 가능성은 낮으며, 미국 역시 군사적 대응을 하기에는 부담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런 상황을 유지하면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왜' 북한이 이 상황에서 핵실험을 강행했느냐는 질문이 나오는데요.
이 역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은 핵실험을 단순히 대외적인(대미관계) 문제 뿐만 아니라 대내적인 체제유지 수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입니다.
몇몇분들은 북한은 오로지 김정일 일인독재기 때문에 강경파나 온건파의 존재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무리 독재국가라도 어떤 개인하나가 모든 일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독재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군부를 비롯한 다양한 세력이 하나로 힘을 모으고 있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리고 내부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외부의 위협은 필요합니다. 과거 명분이 부족하고 불안전한 정권일수록 외부와의 마찰을 증가시켜 불안을 키운뒤 이를 정권유지에 사용한 경우가 많스빈다.
햇볕정책(북한은 이 용어에 대해서 상당한 거부감을 가진다고 합니다)과 DJ의 방북이후, 한동안 북한은 상대적으로 온건파가 주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주도라는 말은 사용한 것은 완전한 장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대미, 대남 강경파가 실질적으로 실권을 놓은 적은 없었고 당시 클린턴 정부의 온화한 대북정책까지 겹쳐 상대적으로 강경파의 명분이 줄어든 것이 온건파가 주도한 이유라면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94년 1차 핵위기 이후 제네바협의(이때도 남한은 전혀 발언권이 없었습니다. 북미간의 협의이후 이행조건을 남한이 대신 치르는 - 즉 돈을 내주는 역할밖에 없었죠(퍼주기라면 이런게 퍼주기가 아닐지...) 조건을 미국은 전혀 이행하지 않으면서 매파가 주도하는 부시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부시는 이라크 등을 공격하면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과 의도를 감추지 ㅇ낳았습니다. 그나마 실타리가 풀릴 것같던 북미회담에서는 북한과 미국은 선평화협정체결/후핵폐기, 선핵폐기/후평화협정체결 문제로 이견을 보이면서 현재 상황까지 왔습니다.
미국의 일관된 대북강경정책은 상대적으로 온건파의 입지를 줄어들게 했으며, 북한은 상당한 참을성도 보여주었고 어떻게 보면 파격적인 제안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위조지폐문제를 꺼내들자 북한의 외환거래를 미국 은행을 통해서 하겠다라고 했었죠.
그렇다면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햇볕정책의 비하용어인 '퍼주기정책'이 북핵을 낳았다는 말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을까요? 앞으로 대북정책을 강경일색으로 바꾸는 것이 남북관계에 유리할까요?
르몽드지에서는 북 실험이 미국의 대북정책이 낳은 '쓴 열매'로 규정하였습니다. 햇볕정책이 북핵위기를 낳았다라고 주장하기에는 그간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남한이 지원한 돈이 핵개발에 사용했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북핵위기는 이미 94년에도 있었고 북한은 61년부터 핵개발에 착수했다는 사실에서 직접적인 연관은 찾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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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몽드 “미 대북정책 정당성에 의문”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인 르 몽드는 10일 사설에서 북한의 핵 실험 발표로 미국이 추진해 온 대북 정책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르 몽드는 핵 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벼랑 끝 외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 이래 추진된 미국의 대북 정책이 낳은 '쓴 열매'라고 규정하면서 핵 보유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 그 반대의 결과를 낳은 만큼 정책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994년 미국과 북한 사이에 플루토늄 생산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경수로와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합의가 이뤄졌으나, 2002년 10월 미국은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주장하며 새로운 위기를 유발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미국은 북한의 핵 야욕을 막는 유일한 빗장, 즉 플루토늄 프로그램 동결 상황을 국제원자력기구에서 감시하던 장치를 벗겨 버렸고, 이후 미국의 합의 무효 선언과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재개, 금융 제재 조치 등 미국의 공세, 북한의 협상 복귀 거부 등이 이어졌다고 르 몽드는 지적했다.
르 몽드는 북한의 핵 폭탄은 이제 동북 아시아 뿐 아니라 국세 사회 전체에 중대한 위험 요소라면서 핵확산 및 테러 조직으로의 핵기술 이전 위험, 다른 나라들의 핵무기 보유 추진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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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가 이런 논의를 하기에 우리 현실이 너무 참담합니다. 북핵 문제를 비롯해서 북한문제의 99%는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94년 1차 핵위기 때는 미국은 우리에게 말한마디 없이 전쟁을 논의했고 실제 그 가능성도 상당했다고 합니다. DJ정권이후 한미공조가 계속 깨지고 있었다고 주장하니... 아마 94년 YS정권시절이 한미공조가 최고점에 이른 시점이라고 봐야하는데 그때는 아무소리도 못했고 아무런 역할도 못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당분간 햇볕정책(대북지원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어쨋거나 그 눈은 미국을 향했다하더라도 칼날은 남한 또는 일본을 향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남북간 비핵화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했으며, 동북아 질서를 깬 도발행위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대북강경자세로 일관하는 것은 또다른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대북강경파가 주도권을 잡고 있으며,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보면 북한 역시 강경파가 다시 정국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나마 유일하게 북한에 영향을 끼치던 중국마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한 상황에서 우리까지 강경자세로 일관하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겁나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던데 솔직히 전쟁자체가 겁나기보다는 전쟁 그 후가 겁 납니다. 하지만 전쟁 가능성 자체는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지원정책을 유지하기에도 국내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정부가 극단으로 치닿는 발언이나 행위는 삼가하길 바랍니다. 이미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감정을 떠나 냉정한 판단을 해야합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으니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는 동북아시아를 도화선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당장 일본은 이번 기회를 명분삼아 군사대국화를 실행할 겁니다. 이 부분은 미국도 어느 정도 힘을 불어넣어줄 가능성이 크고요.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의 핵보유 사실 자체가 아니라 제3국의 핵개발 가능성과 테러단체가 이런 핵을 소유할 가능성에 있습니다.
북한, 중국과 공식/비공식 라인을 총 동원해서 추가 핵실험을 막고 핵포기를 종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칼자루는 미국이 쥐고 있는 만큼 미국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도 불가하며(아무리 정밀한 타격이라도 확대전쟁을 유발할 수 있으며, 결정적으로 중국이 반대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죠.), 더이상의 대북추가제재는 실효성이 떨어집니다(지금도 충분히 강한 대북경제제재가 이루어지고 있죠.).
북한은 핵포기와 체제보장을 맞바꿀 카드로 생각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내적인 동요를 가라앉히고 미국에게 내보일 수 있는 카드가 더 있음을 알리는 것이죠.
어쨋거나 답은 외길입니다.
북한은 조속히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어 불가침을 약속하는 겁니다.
어떤것이 선후일 필요는 없습니다. 조건을 걸면 되니까요. 북한이 다시 핵을 개발하면 미국이 맺은 평화협정을 바로 파기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넣으면 됩니다.
안보리의 역할은 제한적일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리 중국이 북한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졌다 한들... 무력사용에는 반대할 것이 뻔하며, 추가적인 경제제재가 이루어질 것이겠지만 이미 상당한 제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감수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고 불행하게도, 우리 문제인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여전히 남한은 조연일 뿐입니다.
미국의 결단을 기다려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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