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둘러싸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만, 이를 찬성하는 세력은 '국가적 자존심'이라는 이상론만을 앞세운채 이를 비판하는 의견에는 '친미사대주의'라는 돌맹이 공세만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쇼에 이은, 핵실험 준비설로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갈수록 파고(波高)가 거칠어지고 있건만, 과연 이 시점에서 우리의 안보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어놓을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추진이 적절한가, 그에 대한 대비는 치밀한가, 이에 따른 대규모 국방비 증액에 대한 대책은 어떤가... 하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접근은 아예 발을 붙이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핵, 나아가 휴전선 인근에 집중배치되어 있는 북한의 장사포 등 재래식 무기는 우리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협상용이다
- 김정일은 전쟁을 일으킬만큼 무모하지도 않고 바보도 아니다. 괜시리 안보장사하는 놈들이 안보불안을 조성하는 것이다
- 전시작전 통제권을 우리가 가져온다 해도 한미동맹은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한반도내에 돌발사태가 발생하면 미국은 약속한 바와 같이 대규모 미군 증원군을 즉시 파병해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 한국과 북한의 전력차이는 우리가 압도적이다.(??) 전쟁이 발발한다 한들 우리가 이긴다. 무슨 걱정이냐.
등등의 근거가 모호한 믿음을 부여잡고 계시거나, 낙관론에 기대는 것은 여러분이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입니다만... 제가 이 문제를 비판하는 여러가지 이유중의 하나는 역시 피치못할 '대규모 국방비 증액' 문제입니다. 국가 경제지표라든지 성장률, 경기전망은 갈수록 하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적 자존심' 고양을 위해 막대한 전력대체 예산을 꼴아박아야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하는 문제입니다. 몇 번을 이야기 하지만, 국방비란 투자가 아니고, 소모성 지출입니다.
이 예산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자그마한 논란속에서 아마 오늘 국방부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표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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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 위해 국방비가 더 많이 필요하고 국민의 세금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국방부는 29일 '전시 작통권 환수와 국방예산에 대한 오해'라는 입장문을 내고 전시 작통권 환수 때문에 추가적인 국방비 부담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반도 유사시 한미가 투입키로 계획했던 군사자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군의 지휘구조상 통제(독자사령부)체계만을 변경하기 때문에 별도의 국방예산이 소요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9년~2012년 사이에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하게 되면 대북억지 전력 조기확보 차원에서 추가 국방비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방부는 2005년 9월, 2020년까지 군 구조 및 전력체계를 전반적으로 손질하겠다는 ‘국방개혁 2020’ 계획을 발표했다. 국방계혁 2020계획은 전체 병력 중 병사 18만여 명, 20여개 육군 사단 이상을 감축되는 대신 정보, 과학기술 중심의 군 체제전환을 이뤄내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국방부 계획에 따라 ‘국방개혁 2020’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15년간 621조원의 국방비가 지출되어야 한다. 연간 전체 국가예산의 16%정도가 지출되는 것이며, 국방비 증가율은 매년 평균 4.8% 정도가 되어야 한다. 국방부는 16% 비율과 4.8% 증가율은 지금 현재 국방비 지출액 규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국방개혁 2020 계획이 제출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전시작통권 환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시작통권 (조기)환수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등은 향후 15년간 621조원의 국방예산을 편성한 것이 전시작통권 환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일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의 걱정은 ‘대한민국 정부가 아직도 이렇게 많은 돈을 국방비로 써야하는가’가 아니라, ‘그 돈이 혹시 전시작통권 환수 이후 생기게 될 안보 공백을 메우는데 쓰이는 것은 아닌가’에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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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위의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전시작통권 문제와는 상관없이 '국방개혁'에 필요한 예산이 이렇고, 추가비용 부담은 없다는 것입니다만, 이 부분에 있어서, 그 국방부의 수장이라는 장관은 그 전에 국회에서 다른 말을 했습니다. 몇 번을 읽어봐도 그야말로 국방 총책임자가 하는 말은 거의 횡설수설 수준입니다. 작통권을 환수하건 안하건 그 비용은 든다면, 이를 위해 도입하겠다는 다목적 실용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 등 첨단 감시-정찰장비와 지휘통제-통신 능력과 F-15K급 전투기, 이지스급 구축함, 214급 잠수함, GPS 유도폭탄인 JDAM(합동직격탄) 등 정밀타격을 위한 무기-장비구입은 무슨 돈으로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전혀 신뢰가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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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국방부는 지난해 9월 국방개혁 발표 때 2020년까지 필요한 예산이 683조 원이라고 했다가 불과 한 달 만에 621조 원으로 고쳐 국방개혁이 급조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상득 의원(한나라당) :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621조를 15년간 쓰는데, 이건 연평균 4.8% 성장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모두의 전제입니다. 이걸 전제로 하면 국가 재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걱정을 합니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수해복구를 위해 2조3000억원 책정했는데 그 중 65%인 1조3000억이 국채 발행입니다. 전시작통권 환수는 시일을 조정하면 좋겠습니다. 국가에 부채 부담을 줘서 되겠습니까. 2004년도에 국채 발행액은 6조, 지난해에는 12조였습니다. 국채 발행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2004년 5월에 어느 신문에 “자주국방할 자신도 없는 나라가 무슨 작전권 내놓으라고 하느냐. 자주국방 한 후에 작통권 가져오자 이런 말 했습니다.” 2004년 12월에 LA에 가서도 같은 말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현충일엔 2012년 이야기하다가 다시 2009년 이야기하고, 2012년이라도 필요하면 연장할 수 있다고 또 말합니다. 국민에게 고통을 줘가면서 국방예산을 집행하고 많은 걱정을 끼쳐서 되겠습니까.
윤 국방장관 : 의원님이 말씀하신 경제 수치에 동의합니다. 예산 문제 면밀히 짚어봤습니다. 전시작통권 환수 논의 이전에 나온 5개년 계획에 준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성장이 없을 때 어떻게 할거냐, 이 부분에 대한 분석을 계속 할 계획입니다.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도 2년 전에 상황평가해서 목표년도를 조정할 것입니다.
이정일 의원(민주당) : 국방개혁 2002에 관해 2020년까지 621조가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추가로 들어갈 수 있는 비용에 대한 고민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윤 국방장관 : 2007년 작전권 환수 이전에 그것과 관계없이 추가비용을 검토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국방개혁하지 않으면 625조원이 소요됩니다. 621조는 국방예산을 지금처럼 연간 예산의 16%로 책정한 것으로 결코 많은 게 아닙니다. 과거 16년에 비해 앞으로 국방비 증가율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정일 의원 : 국방개혁 핵심내용을 보면 육군을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전시작통권 환수와 국방개혁 2020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윤 국방장관 : 관계는 직접적으로 없습니다. 전시작통권 환수 여부와 상관없이 그 비용은 필요합니다.
이상득 의원 : 전시작통권을 환수하지 말라는 거 아니고 국채 발행하면서까지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 이겁니다. 며칠 전에 서울시청 7급 공무원 모집했습니다. 930명 모집하는데 15만명 지원했습니다. 경쟁률이 160대 1이었습니다. 국방장관님도 이 수치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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