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들인 공도 있고해서, 대충 미친 지랄은 자제할 것으로 믿었던 김정일이에게 뒷통수 제대로 얻어맞고, 발등에 불 떨어진 차에, 그닥 크게 상관도 없을 것 같은 넘이 더 목소리를 키워서 떠들고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듯한 꼴이 정말 마땅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놓고 빙글거리고 있는 저들은 한반도 문제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건 분명한 것은 '꽃놀이패를 들고 즐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조건 비난만 한다고 이런 상황이 타개되는 것도 아니고, 미사일은 김정일이가 쐈는데, 엉뚱하게도 한-일간에 불필요한 외교전쟁이 벌어지는 것도 결국 크게 보면 우리에게 손해되는 장사입니다. 찬스다 하고 지나치게 앞서나가는 일본놈들도 큰 문제지만, 김정일의 미사일 발사에는 대략 술에 술탄듯 물에 물탄듯 밍숭맹숭한 반응만 보이던 우리 정부가 일본에게는 저토록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실리적인 외교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제 판단입니다) 자꾸만 뭔가 어긋나고 있는 것으로만 보이네요.
오늘자 매일경제에 일본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라는 오마에 겐이치라는 양반 인터뷰 중에 그들의 속내를 시사하는 부분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별다른 카드도 없이 속만 터지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얄미운 존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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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하지만 사실은 지금이야말로 일본의 과거 경험을 참고할 때입니다 ."
일본을 대표하는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 '비즈니스 브렉스루' 대표는 10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일본에서 너무 일찍 졸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20년 전 플라자합의 이후 달러 대비 환율이 최고 4분의 1까지 떨어지는 사태를 경험했다"며 "만약 1달러 300원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면 한국 기업 중 몇 개나 살아남을 것 같은가"고 반문했다.
오마에 대표는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면 된다고 말하는 한국인도 있지만 만일 중국 위안화도 가치가 2배 이상 뛴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오마에 대표는 "한국 기업의 그 동안의 사업모델을 살펴보면 일본에서 기술ㆍ기계ㆍ부품을 도입해 일본보다 더 값싸고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지에 파는 모델이었다"며 "대표기업인 삼성도 일본산 부품ㆍ장비에 미국식 빠른 의사결정을 결부시켜 성공했다"고 밝혔다.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한국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이 오마에 대표의 평가다.
"어느 순간 일본에서 핵심부품이나 기계장비가 수입되지 않는다고 할 때 한국 기업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인들의 얘기처럼) 서비스업에 치중하고 연구ㆍ개발(R&D)을 열심히 하면 정말로 그럴듯한 제품들이 나올까요."
그는 "지금은 고인이 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해 삼성의 이병철 회장 등 일본산 핵심부품이나 기계장비를 제대로 활용한 1세대 경영인은 물론 2세대 경영인들도 일본을 잘 활용했다"며 "그러나 다음 세대 경영인들이 이러한 수완을 발휘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마에 대표는 한국 정부가 기업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외환위기 때 한국의 30대 재벌 중 절반가량이 사라졌으며 살아남은 기업들이 대견할 정도인데 한국의 4대 재벌 중 2곳의 총수가 최근 검찰에 불려갔다"고 상기시켰다.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지금이야말로 이들 기업에 힘을 보태주고 지원해야 할 판에 한국 정부나 검찰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기업의 총수들이 불려간 것은 미국의 엔론이나 월드컴, 일본의 호리에 사장이나 무라카미 대표의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그는 (불려간) 이유야 어떻든 한국 정부가 기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외부에 비쳐진다고 말했다.
오마에 대표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국가는 대만이다. 최근 수 년간 대만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그는 "대만은 일본에서 기술ㆍ부품ㆍ기계를 도입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한 후 미국 등지에 판매하는데 일본 중국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태도도 진지하고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김영남 씨의 기자회견을 본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분노를 느꼈다"며 "북한이 거짓말을 해도 넘어갈 정도로 한국이 급격하게 북한에 쏠렸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만일 북한이 갑자기 붕괴해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때 한국 혼자만으로 가능하겠는가, 한국 정부가 지금과 같은 대일 관계를 유지하면서 나중에 (일이 발생해서) 일본에 비용을 부담하라고 할 때 일본이 어떻게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도쿄 = 김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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