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의 탱고앨범.
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혹은 관심이 없듯이.
나는 탱고음악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오랫동안 사랑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날씨는 차갑지만.
왠지모르게 기분은 따뜻하게 느껴진다.
달콤한 침대위에서 게으름을 피고. 사무실에 늦게 나간다는 전화를 한후.
우풍이 많이 들어오는 내방에 도는 쌀쌀한 기운을 느끼며 어떤 음반을 플레이어에 넣을 까 고민을 하였다.
오랫만에 손에 쥔. 그리고 눈에 띈 다니엘바렌보임의 탱고앨범..
많은 사람들이 바렌보임이 질투날만큼 아름다운 모습에 그리고 그보다 더욱 더 매혹인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던 한 여류 첼리스트와 결혼을 했고.
그 결혼생활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게 끝나며 여류 첼리스트는 짧은 숨을 거두었다는 것으로.
바렌보임은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도 하는 것 같지만.
나에게 있어 그는 절대적인 음악적현상에 빠져들게 만들어주는 지휘지 이자 그리고 피아니스트이다.
수년전 TV에서 그가 태어나 9살때까지 살던 아르헨티나로 돌아가 데뷔 50주년 콘서트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들으며.
TV 화면앞에서 맑고 깨끗한 눈 결정체들이 떨어지고 있는 듯한.
극명하게 차가움. 그러면서 이지적인 연주는 순식간에 나를 사로잡았다.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와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탱고음악의 만남.
게다가 그는 이 앨범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같이 아르헨티나 태생이며.
카를로스 가르델의 음악을 듣고. 비유적으로 춤을 추었다고 한다.
오랫만에 다시 이 음반을 들었다.
언젠가 글을 한번 쓴적이 있는 기돈크레머의 단번에 눈물을 고이게 만드는 서정은.
이 음반은 바로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다.
난 발라드를 좋아한다.
아니.. 느린 템포의 음악을 좋아한다.
겨울. 이른 점심.
온통 흰색의 벽과 책장으로 된 내 방에서.
이 음반을 들었다.
사운드는 투박하다.
약간 오래된 녹음같이 들린다.
하지만 역시 음악성은 정말이지 살아있다.
피아노의 터치 하나하나.
반도네온과 콘트라베이스의 선율 하나하나..
천천히 나를 감싸않고.
음악속에 빠져.
이 음반과. 이 연주자들과. 그리고 이렇게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곡을 쓴 작곡자들을 내 인생에서 만났다는 행복감에 젖게한다.
탱고는 역시나 화려함이 없는.
차갑다.
음악도 차갑고 연주도 차갑고
이 멋지고 소중한 음반을 듣고 있는 오늘의 계절도 차갑다.
하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은 한없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TANGOS AMONG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