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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김정일위원장 전하께서 월드컵 중계를 보고싶다 하십니다
시사종교 > 상세보기 | 2006-06-02 14:37:02
추천수 1
조회수   1,864

제목

[단상] 김정일위원장 전하께서 월드컵 중계를 보고싶다 하십니다

글쓴이

이문준 [가입일자 : 2002-08-07]
내용
최근에 우리를 한숨 짓게 만드는 북한관련 뉴스가 자주 등장했습니다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현 정권의 대북유화정책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 같아 착잡한 마음에 몇 가지를 추려봅니다.



1. 10여년 이상 지지부진 이어져오던 신포경수로 사업이 어제 공식적으로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리가 부담키로 한 건설비용 70%인 11억 3700만달러(약 1조 3640억원·계약당시 환율 달러당 1200원 기준)의 국민세금은 그냥 허공으로 날아갔습니다.



북한이 핵활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해 주기로 한 북미간 합의에 따라, 야심만만하게 시작된 이 사업은, 북한의 신뢰성이라는 문제에서 애초부터 우여곡절이 예상되었습니다. 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 등은 이 사업을 지체시키는 악재로 작용했고, 2002년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인정은 경수로 제공에 가뜩이나 부정적이던 부시 미 정부의 판단을 '불가(不可)'로 굳히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결국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 탈퇴(2003), 핵보유 선언(2005)으로 맞섬으로써 파토가 나버린 것입니다.





2.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시험운행키로한 남북철도 문제 역시 그 전날, 북한의 일방적인 파기통보 앞에 철길방북을 주장하던 DJ를 비롯해, 이를 무슨 남북화해협력의 지대한 상징이라도 되는듯 정치공세를 벌였던 정부여당을 황당하게 만들었지요. 북한은 나아가 그 책임을 모두 남한측에 있다고 몰아부쳤습니다.



그런데, 정말 웃기지도 않은 것은 바로 다음날 북측에서 '다음달 초 제주에서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열자'고 제의한 사실입니다. 평화정착이나 화해협력으로 가는 실무적인 사업은 번번이 깽판을 치면서도,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남측의 경제지원을 요구하겠다는 똥배짱이 가히 놀랍습니다.





3. 이렇게 갑자기 안면을 몰수해버리기 바로 전 25일, 북한이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던 걸 떠올리면 이들의 후안무치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통일부는 '지난달에 북측 조선방송위원회가 남측 방송위원회에 월드컵 중계 지원을 요청해 방송위원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FIFA의 마케팅 대행사인 인프런트사와 중계권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중계방송 지원을 남북 협력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중계권료를 방송위원회의 방송발전기금으로 충당하고 모자라면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하는 문제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일보 등)



모 결혼상당회사에서 100쌍의 미팅도중에 월드컵을 시청하는 방안을 기획하고 공동시청을 추진했는데, 방송사측에서 무려 5천만원을 요구했다는데, 김정일이가 월드컵을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데는 얼마나 들어갈까 궁금하네요.





4. 이렇게 버르장머리 없는 어린애처럼 생떼만 쓰는 북한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애정의 깊이는 무한정한 듯 싶습니다. 지난달 초에 몽골을 방문중이던 노 대통령은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고 김정일의 생떼쓰는 버릇을 한껏 부추겨줬습니다.



이런 발언에 대해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금보다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49.5%)는 의견이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29.7%), "지금보다 더 양보해야 한다"(9.9%)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신뢰한다"는 의견은 33.1%에 그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2%로 과반수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16일 이뤄진 조사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제주도 제외) 700명을 지역.성.연령별로 비례 할당해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랍니다. (중앙일보)



아울러, 이런 노 대통령의 선언에 대한 즉각적인 화답으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남북교류협력기금이 1조2천억원인데, 납세자인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명분이 있으면 우리가 그것을 다 쓸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한겨레)



장관님, 그동안 세금을 얼마나 내고 살아오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참으로 배포도 크십니다그려~~~~~





5. 다들 아시다시피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측은 우리 국민의 신성한 선거권 행사에까지 온갖 협박을 동원하면서 압박해왔더랬습니다.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이번 선거를 '6.15공동선언 지지세력과 반대세력 사이의 첨예한 대결'로 규정하고 한나라당이 승리할 경우 '6.15가 날아갈 것이고 북남관계가 과거의 대결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측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찍으면 온 민족이 전쟁의 참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민들이 옳은 선택, 반 한나라당 표를 찍으리라고 믿는다'고 협박하기도 했지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례와 뉴스는 무궁무진합니다만, 시간관계상 이만하지요. 다만, 우리가 냉정하게 생각해야할 부분은 북측의 입장에서 볼 때, 아무리 미운 짓만 골라해도 일방적인 애정공세를 지칠 줄 모르고 보내는 이 정부여당은 그야말로 '만만한 밥그릇'이며, 그들로서는 도저히 놓칠 수 없는, 놓치고 싶지않은 유일한 우군이라는 것입니다. 북측이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라는 식으로 공갈을 친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런 알짜배기 돈보따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방법은 보다 분명해집니다. 돈보따리를 풀더라도 효과적으로, 버릇을 달래가며 풀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렇듯 국민일반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무한정 퍼주기 대북정책을 비롯해, 그동안 정부여당이 밀어부쳐온 주요 정책, 4대입법으로 대표되는 개혁법안을 둘러싼 각종 소란에 국민들은 이제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내가 절대선이다'는 식의 아집과 오만, 독선적인 정책추진과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라는 이분법적 공식으로 국민을 편갈라 놓고 반목과 증오, 투쟁을 지향하는 포퓰리즘적 국정운영 방식에 대다수의 국민은 이제 피곤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놓고 여당은 물론, 정부의 제대로된 반성과 각성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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