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니 김진명씨가 새로 소설을 냈더군요. 동북정공을 다루었다는 광고를 보고 평소 작가의 소신을 보건데 대충 어떤 기조의 소설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중국자본의 북한 투자와 관련한 신문기사들을 보며 우려하는 바가 있기에 몇자 적어봅니다.
몇년전에도 중국의 동북정공이 큰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민족주의적 분노가 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대체적 인식이나 시각과는 별개로 동북정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중국자본의 북한 투자는 어떤 의미를 가질지에 대해 정확한 인식은 없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흔히들 중국의 동북정공을 북한 흡수를 위한 역사왜곡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견해는 잘못된 선입관이라고 봅니다. 북한 붕괴에 대비한 흡수 의지라기 보다는 동북3성의 주류인 조선족이 한반도의 정세변화에 흡쓸리지 않도록하려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한족이 20%의 국토에 대부분 모여 있는 것에 비해 나머지 외국의 80%에 가까운 국토에 20%의 소수민족이 산다는 것입니다. 돌려 말하면 중국의 소수민족에 독립운동이 활발히 일어난다면 국토의 80%가 날아갈 처지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소수민족문제에 대해 매우 강압적 방법을 사용해왔던 것이 사실이고, 대만, 티벳 등에 대한 중국의 대처도 이러한 중국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것입니다. 한 지역이라도 독립을 인정해주게 되면 소수민족의 독립운동이 도미노현상처럼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방편으로 나타나는 것이 소수민족사의 중국사로의 흡수입니다. 그 한 갈래가 동북정공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따라서 동북정공을 중국 자국내 문제로 보지 않고 국제문제로 보는 것은 정확한 인식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외교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면 중국의 대북한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요? 그것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자본의 북한진출입니다. 그런데 흔히들 이를 경제판 동북정공으로 보고들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도 매우 잘못된 오해라고 봅니다.
중국자본의 대북진출은 단순한 경제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국가의 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기업 역시 대부분 공기업이거나 민간기업이라도 정부의 영향력이 강합니다. 따라서 중국자본의 북한진출은 중국정부의 의지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중국의 북한진출, 또는 북한경제지원의 목적은 북한경제의 흡수가 아니라 북한붕괴의 차단에 있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를 찾으면 중국은 북한의 붕괴로 미국과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다극화 이론이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중국은 다극화 이론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군사적으로 미국과 경쟁해서는 필패이기 때문입니다. 그 예가 99년 미국과 나토의 유고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입니다. 중국은 이 오폭사건을 오폭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군사위성이 중국대사관을 오인할리 만무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중국은 이를 미-중 대립구도를 이끌어내려는 중국강경파에 대한 경고로 인식하였고 이후 중국은 다극화 노선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유화적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당시 오폭사건에 대한 미국의 사과에 선선히 물러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과의 동반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중국의 입장에서 중국과 미국이 군사적 접촉을 할 수 있는 북한의 붕괴라는 상황은 유익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경제붕괴를 막기 위한 북한지원의 의미에서 자본의 북한진출을 장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보아야 할 것이 중국의 북핵에 대한 반대입니다. 이러한 중국의 입장이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과 배치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북한의 핵무장을 허용함으로 인해 대만이나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기위한 것으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지원은 핵무장을 포기하고 시장경제로 북한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상이 제가 보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방향입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전통적 맹방이니 형제국이니 하는 체면치레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생존과 발전이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모색의 결과입니다. 이는 냉철한 자기 및 주변상황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북한의 붕괴나 흡수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는 이것은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자존심의 문제나 민족공동체에 대한 공격이나 침략으로 인식하는 감성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저는 문제라고 봅니다. 중국자본의 대북진출만 해도 이를 막는다면 그 결과는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말입니다. 북한의 붕괴를 막기위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중국의 지원을 차단하는 것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따져 보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은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봅니다. 독일의 통일비용에 비추어 대략 우리의 통일비용으로 추산되는 것이 1000조입니다. 천문학적 수치일 수밖에 없고 우리는 어떠한 준비도 되어있지 못합니다. 북한의 붕괴는 즉각적으로 우리에게 큰 경제적 짐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닫친 민족주의로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중국의 대북지원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통해 북한과 우리와의 생산적 경제협력관계를 만들어가며 민족상생의 방향성을 찾아가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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