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학군제 이야기가 나왔는데 저게는 참 어이없는 소리로만 들립니다.
이 아이디어의 취지는 강남/강북의 학생을 섞어서 지역간 땅값 차이를 줄이자는 것이죠? 일단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까 의문스럽습니다.
제가 강남에서 태어나 자라서 좀 압니다만 선생님이 잘 가르쳐서 강남 학생의 서울대 진학률이 높은 게 아닙니다. 저는 강남 특유의 극성 교육열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간 학생을 섞으려면... 차라리 미국의 리얼리티 쇼프로그램처럼 가족을 바꾸는 게 효과적이겠군요. --; 강북이라고 교육열이 높은 부모가 왜 없겠습니까? 그런 부모라면 자식의 8학군 진입을 좋아하겠죠, 그리고 강남에 단칸방 월세라도 내서 이사하려고 할 겁니다. 하루 1시간 이상을 버스에서 허비하는 것을 아까워할 테니까요. 이렇게 부분가족 이사가 진행되면... 공급은 확대되지 않는데 수요가 늘겠죠. 취지의 정반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섞어놓는다고 다 이사가겠냐? 맞는 말씀입니다. 이 부분에서 두 번째 이의 제기가 발생합니다. 요즘 고교생들 통학시간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때는 7시20분 등교, 10시30분 하교 생활했습니다. 양아치 학생이었던 관계로 저는 시간을 잘 안 지켰습니다만... 동급생 99%는 제대로 지켰습니다. 집과 학교는 버스 3정거장 거리였지만 걷는 시간,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 6시 40분에는 집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귀가하면 11시가 조금 넘었고요. 그런데 버스 7~8 정거장 이상 되는 거리를 통학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할까요? 몇 시에 기상해서 몇 시에 취침해야 할까요? 정부의 뜻이 이러하니 어린 너희가 잠을 줄여라...하는 정책은, 말도 안 됩니다. 정책 입안자들이 휴게실에서 담배피우며 대충 생각한 것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두 가지 이유에서 광역학군제를 반대합니다. 첫째, 실행해도 집값과는 아무 관계없거나 상승만 부축인다. 둘째, 차라리 학교를 이사보내라. 죄 없는 학생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행위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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