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의 소지가 많은 부분이고 비경제학도로서 일반상식 수준의 글씨기입니다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여러분들의 견해를 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자 적습니다.
최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움직임과 관련하여 그동안 마냥 선(善)으로만 인식되어온 외국자본의 국내투자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장이 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 투자자본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한다고 합니다. 언론에서는 3~4조의 수익이 발생할 거라고 하고 이에 대한 징세방안이 없다는 얘기들이 많습니다. 떠나버리면 그만이라는 것이죠. 론스타가 그동안 외환은행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만 수십조가 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수익이 얼마가 되었건 결과적으로 국부의 유출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얻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시장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적 가치관의 기본이니까요. 문제가 되는 것은 투기자본이 우리 시장을 유린하는데 대해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금융자본에 대한 무차별적인 개방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외국자본들도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사업을 했다면 그만큼의 법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은 자국 자본에 대해 미국과 같은 제도적 여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에 따라 기업이 사회에 지는 책임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유럽 특히 스웨덴 같은 경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크죠. 반대로 미국의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작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 역시 한국적 특수성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지금 제반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집단은 제한적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기업이 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을 지고, 대신 기업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의 사회협약을 지지합니다-이 보다 높아져야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외국 투기자본의 차단은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자본은 아무런 사회적 책임도 지지않으면서 국내자본에게만 책임을 부과한다면 어떤 기업도 남아있으려고 하지 않겠죠.
한편으로 외국자본의 투자와 관련하여 기업민주화라는 그동안의 화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기업민주화란 결국 주주자본주의를 의미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주주에 대한 기업의 투명성 제고란 일면 매우 명료해보지만 경제 전체의 측면에서는 다시 생각해볼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주의 입장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기업의 투명한 운영-자신이 기업의 주인인데 기업의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것은 필수겠지요-도 중요하겠지만 수익의 확대를 위한 추가적 투자보다는 기업의 비용 제고를 통한 기업구조조정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비용적 측면에서 가장 큰 파이인 인력조정을 기업에 요구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죠.
그동안 기업의 투명화를 위해 단행된 구조조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야 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업의 책임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영미식의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문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적대적 M&A를 통해 기업을 인수하여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투자가치를 높여 되파는 일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경제가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가 사회보장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이런 방향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이것이 대세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들도 많지요. 사실은 영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러한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의 자본주의 경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영미식의 산자유주의경제가 우리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금융자본이 극도로 발달한 영미에서나 가능한 경제이고, 그렇게 대단하다는 영국 역시 금융자본과 관광으로 먹고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3~4%대의 경제성장률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라고 합니다. 대처 정권의 구조조정으로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경제성장률의 성장은 0.2~0.3%로 미미하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산업은 아직 걸음마정도입니다. 결과적으로 영미의 금융자본이 우리나라 경제를 유린한다하더라도 별 방법이 없는 것이죠. 저는 외국 산업자본의 투자는 환영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기투기를 목적으로 한 금융자본의 경우는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을 확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업민주화나 주주자본주의가 사회 전반의 관점에서 선인지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글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 같아 이정도에서 마무리를 하고 다음 기회에 사회적 협약 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적어보고 다른 분들의 고견도 들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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