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 컨투어 1.8mk2 사용기
다인 1.8mk2을 구하게 된건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20년이 넘는 동안 나름 많은 스피커 메이커들을 사용해봤지만 제대로 울리 못한것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의 파워앰프가 패스 XA200 monoblock, 브라이스턴 14bsst2이므로 그동안 못울렸거나 엄두를 못냈던 스피커들을 다시 들어보려고 한다. 그중 다인 시리즈가 첫번째인데 첫번째는 contour 1.3se이 였고 두번째가 1.8mk2이다. 컨투어 시리즈는 다들 아시다시피 두갈래인데 1.1, 1.3mk2, 1.8mk2, craft로 이어지는 라인과 1.3.se, special 25로 이어지는 라인이다. 두 라인은 소리성향이 좀 다른데 다인 특유의 두터운 소리결과 호소력있는 소리는 비슷하지만 1.3mk라인은 오디오적 쾌감이 좋지만 다소 거칠고 심금을 울리지만 다소 정직하지 못한 소리, 그리고 특유의 색감. 1.3se라인은 좀더 보편화되고 살짝 더 고급진 소리여서 듣기가 좀더 편하고 반대로 다인 특유의 음색과 다이나믹한면이 감쇠된 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인 컨투어 1.8mk2
- 구성 : 2웨이 2스피커
- 우퍼 : 2 x 170mm with 75mm pure aluminium wire voice coil
- 트위터 : 28mm soft dome
- 임피던스 : 4 옴
- 인클로져타입 : 베이스 리플렉스(Front baffle 28 mm MDF)
- 음압 : 86dB - 무게 : 19 Kg
- 크기 : 204 x 935 x 294mm
매칭시스템 : 제프 시너지2i, 브라이스턴 14sst2, pass labs XA200 monoblock, chord blue cdt ,64mk2 DAC, 체르노프 레퍼선스 IC, 너바나 std SC
국내 리뷰들을 읽어보면 1.3mk2는 찬양수준인데 1.8mk는 대부분 악평이 많다. 가장 많은 이유는 울리기가 어렵다는 거다. 실제로 매칭해보니 왠만한 인티앰프로는 구동이 어렵다. 잘못 매칭하면 어떤이는 고음이 쏘고 저역이 부족하다, 어떤이는 저역이 너무 많아 밸런스가 엉망이다. 거칠다 기타등등이다. 혹시나 해서 미국 오디오리뷰사이트를 보니 반대로 거긴 칭찬일색이다. 발매당시 280만원정도의 신품가였고 2웨이 톨보이 스피커로 인기는 어느정도 있어서 많이 팔렸었다고 보는데 국내유저들의 리뷰덕분?에 다인 오디오 치고 중고가가 상대적으로 싼 스피커가 됬다. 하급기인 1.3mk2 중고가가 더욱 비싸다. 게다가 이제 트위터 멀쩡한거 구하는게 매우 어렵기도 한 기기이다.
매칭하면서 힘들었던점
1. 공간을 많이 탄다. 특히 옆벽과 붙어있으면 저역의 부밍이 많이 발생한다. 1미터 이상 떨어져야한다. 그렇다고 스피커끼리 너무 붙여 놓으면 고역이 쏴댄다. 그래도 옆벽과 떨어지는게 더 낫다. 결국 크기에 비해 공간이 많이 필요한 편이다.
2. 앰프의 성향이 최소한 거칠면 안된다. 괴로운 소리로 보답한다. 그래서 줄까지 전부 동선으로 매칭했다. 실택 770i도 매칭이 안좋았다
3. 밸런스를 잘 잡으려면 파워앰프의 구동력이 필수다. 깊고 찰진 저역을 뽑아내기위해 두개의 우퍼를 제압할수 있는 전원부가 충실하고 구동력이 좋은 앰프가 필요하다.
이은미의 노스텔지어 음반
-이은미의 목소리가 약간 젊어지고 호소력이 좋다. 중역대가 정말 뛰어나다. 두툼하면서도 해상력도 나무랄데 없고 자연스럽다. 그리고 다인특유의 음색은 심금을 울리는 요소 중 하나다. 첼로 하나의 반주로 노래하는 8번째 '사랑 그쓸쓸함에선' 그윽하고 애절한 선율의 첼로가 스테이지 중앙에서 그려지듯이 차분하게 연주된다. 그위로 이은미의 호소력있는 목소리가 흐른다. CD인데도 상당히 아날로그적으로 들린다. 기본적으로 모든 대역의 밀도감이 높고 자연스러워서 그런 것 같다. 10번째곡 서른즈음에선 기타연주로 시작되는데 기타의 탄력있고 무게가 실린 공명음이 무대에 자연스럽게 퍼진다. 어쿠스틱 악기의 특별한 공명음과 실제감을 잘 살려낸다.
바흐 무반주첼로 곡, 다닐 샤프란의 베토벤, 슈베르트 첼로 소나타
-첼로는 이 스피커의 장기인것 같다. 그냥 심금을 울리는 소리로 표현하면 맞을 듯.
쇼팽의 녹턴, 루빈스타인
-현악에 비해서 좋은 소리는 아니다. 고역이 맑고 상쾌한 공명음이 퍼져나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멜로디만 나오는 스피커보다 밀도감,타건의힘이 잘 느껴지고 어느정도 맑은 느낌도 좋다. 독주를 감상해도 무리가 없다. 스피커가 다이나믹한 부분을 잘표현하는 편이라 곡에 따라서 오디오적쾌감도 있다.
헤비메탈, 락 -스트라토바리우스의 에피소드 앨범, 게리무어 베스트 앨범, 메탈리카
-12번째 트랙에 forever라는 우리나라 드라마에 배경음악으로 유명한다. 뛰어난 중저역의 특성 때문에 목소리에 섬세한 힘이 실리고 음색도 매우 잘맞는다. 6번째 트랙에서 드럼 솔로로 시작하는데 공간을 때리는 드럼소리가 장난아니게 현실감있다. 1번 트랙 에피소드에선 스피드 메탈그룹이란 이름에 걸맞게 더블킥드럼이 매우 빠른데 구분이 매우 잘되고 스네어의 탄력, 그리고 심벌즈의 미세한 은가루 소리까지 어느정도 잘 잡아낸다. 베이스라인은 퍼지거나 튀지않고 정교하며 기타연주는 거침이 없다. 결정적으로 제대로 무게감있는 연주가 나온다. 게리무어 still got the blue는 블루스 기타의 정수를 보여준다. 팝은 물론 락이나 메탈음악은 베이스가 기본바탕이 되야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메탈리카 음악은 베이스가 맘에 안들면 곡 전체가 망가진다. 강력하고 뚜렸한 베이스가 무대 중앙에 리드미컬하게 음을 튕겨낸다. 탄탄한 고속도로에 멋지게 질주하는 육중한 스포츠카 같은 느낌도 난다. 메탈리카음악을 참 오랜만에 만족스럽게 들었다.
장점
-강력한 앰프로 매칭했을 때 주는 음악적 쾌감이 대단하다. 어설픈 앰프로 매칭하면 세간의 악평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브라이스턴과의 매칭은 아주 좋은 조합으로 프리는 제짝이거나 약간 순한 제프나 덴센B-200이 좋을것같다. 호블랜드 HP-100도 매칭해 보고싶다. 제대로 매칭이 되고 공간이 적절히 넓다면 정말 끝내주는 음악이 나온다. 광대역 1.3mk2가 된다. 자기 개성이 뚜렷한 스피커이고 그개성이 한껏 발휘된다면 한동안 다른데 눈안돌리고 푹빠져 살수 있는 스피커이다. 그리고 중고가가 착해 그냥 데리고 가도 좋다.
단점
-컨투어 1.3mk2에서도 마찬가지로 소리가 살짝 거칠고 차분한 맛은 적다. 호불호가 있는 소리로 때론 곡에 따라 고역이 쏘기도 한다. 컨투어 1.3se로 가면 이 거친맛이 거의 사라진다. 한편으로 이 야생마같은 스피커가 보여주는 열기는 반대로 약간 감소한다. 공간을 정말 많이 타므로 되도록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좁다면 룸튜닝을 반드시 해야한다.
앰프매칭에 따른 변화
1. 브라이스턴 14bsst2 : 8옴 600와트의 강력한 구동력을 바탕으로 모든음의 밀도감이 비약적으로 좋아진다. 내가 아날로그 음악을 듣고 있나 착각할때도 있다.
2. .패스 XA200 : A class대형 앰프가 가지는 차분함과 여유로움이 좋다. 브라이스턴 보다 소리가 매끈하면서 음악적 뉘앙스가 좋아진다. 음의 밀도감 측면에서는 브라이스턴이 한수 위. 클래식음악을 들으때는 패스, 반대로 팝이나 메탈음악은 브라이스턴이 좋다. 가성비를 생각하면 브라이스턴이 좋다고 생각한다.
3. 스텔로 A500IU 인티 : 현재 매칭해본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여러 스피커들과 매칭해본 경험으로 일단 구동은 잘 될 것 같다. 출력보다 댐핑이 좋아 중저역의 구동을 잘하고 음색도 나쁘지 않아 가성비가 가장 좋은 매칭이 될듯하다.
결론
-진하고 중독성있는 음으로 고중저음의 밀도감이 좋고 살짝 거칠다. 그음이 때로는 너무 좋게 느껴질때가 있고 아무튼 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스피커이고 차분한 맛은 살짝 부족하다. 그러나 차후에 이런 맛이 그리워질것 같기도하다. 특히 첼로곡들, 팝이나 락,메탈음악은 많이 생각날것 같다. 중고가를 생각하면 대단히 가성비가 좋으며 강력한 앰프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스템의 얼굴은 스피커이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건 파워앰프인것 같다. 찰진 중저역이 끝단까지 잘나오면 그때부터 튜닝에 들어가는 좋다는게 요즘 생각이다.
추신 : 다인 크래프트나 컨투어 2.8 가지신분 혹시 분양시키실거면 저에게 연락 바랍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