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지 여기서 잘 보고 갑니다.
소심한 성격이라 글쓰기는 커녕 댓글도 잘 달지 않았는데,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와싸다 운영진분들께는 징계사유를 대략이라도 밝혀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며, 그럴 수 밖에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심정적으로 이해가 갑니다. 다만 마음이 무척 심난해지는군요.
제가 시게글을 읽게 된 계기는 거의 유영록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소 과격하시기는 하지만, 어쨌든 모든 사안에 대한 접근방식이, '충분한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심사숙고한 다음에 판단한다'. 그리고 '기본적인 가치관과 원칙이 분명하다' 라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글을 읽고 나서 '음 나도 좀 더 분명히 알기 전까지는 섣부른 판단은 보류하는게 낫겠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고 할까요.
분명 논쟁이 있었지만 그것은 주제가 있는 논쟁이죠. 반면 다른 분들은 논쟁의 주제가 '난 네가 하는 짓이 싫다'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황박사'건에 대한 의견충돌과 논쟁이 진행 중인데, 갑자기 끼어서 주제와 관계없이 '또 너구나, 너만 있으면 쌈이 나니 네가 쌈닭이냐?' 이런 식이죠.
이제 김성권, 유영록님이 징계를 받고 나니 여러 사람들이 활개를 치는군요. 제 판단에는 더 이상 시게에 올 가치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좋은 글 주시던 이명재님도 이제는 자게에만 글을 올리시네요.
'징계받은 분들이 공격적이다'라는 말씀도 있는데, 아래에 어떤 분이 말씀하셨듯 그저 좋은 말만 하고 앉아 있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분들의 정열이 부럽고, 그러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또 다른 분이 '지금까지 나의 가치관을 바꾼 사람도 없었고, 내가 남의 가치관을 바꾼 적도 없었다'라고 하시지만, 가치관 전체가 일시에 확 바뀌지는 않아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분명히 있습니다.
최근의 분란을 만든 논쟁 중에 황박사 사건이 있죠.
이공계통에서 직접 논문을 쓰고 서울대 비슷한 대학원에서 몇 년 정도 있었다면 대략 이 사건의 본질을 다 이해할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끝까지 기대를 버리기 힘들기도 하겠죠. 그런데 궁금한 것은 본인들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오래전부터 황박사의 행태를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이 바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하면서, 뭣도 모르는 어디 뭐하던 인간인지도 모르는 기자들의 몇마디는 그렇게도 맹신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해외 어딘가에 있다는 연구원들의 말이나.
마지막으로 양화를 구축하는데 성공하신 악화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말하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냐' 입니다.
나라면 쓰레기를 점잖게 주는 사람보다, 보석을 싸가지 없이 주는 사람을 선택하겠습니다. (But, 징계당하신 김성권님이나 유영록님의 말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다들 건승하십시오.
이제 시게도 안녕입니다.
P.S. 이 글에 대해 당연히 '같은 편 편들기'라고 하겠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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