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란 취미 생활의 커다란 연못에 빠지면서 시작되는 온갖 시행착오와 방황은
결국, 욕심과 환상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서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이 지닌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 헤맸다는 것을 알고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허탈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재 제 시스템은 과거 오디오란 취미에 깊이 빠져서 사용했던 제품 총 가격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그 당시 제가 들었던 음질보다 더 훌륭한 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유는 그동안 오디오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저 역시 편안한 음을 추구하다 보니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입니다.
그래서 더는 투자 없이 그냥 들어도 만족스러운 음질로 음악 듣는 시간이 즐겁지만
단지 장르나 음반에 따라 조금만 더 정돈되고 깔끔하게 재생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그 주범으로 번들 전원케이블에서 발생하는 아주 미세한 진동과 노이즈로 인한 음질 손실로 보여 애초 계획대로 CDP 전원케이블을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전원케이블을 교체한다고 해서 없던 음질이 새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오디오 시스템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음질에 손실이 생기고 이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최상의 음질을 찾아가는 재미가 오디오 생활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원케이블 역시 중요한 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사진1] 제품을 구매할 때 제공되는 번들 전원선은 말 그대로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하는 전원선입니다. 그냥 들어도 되지만 교체로 음질이 좋아진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케이블류 중에서 전원케이블의 소리 변화가 비교적 크게 나타나는 것을 과거 카다스 골든 전원케이블에서 경험한 적이 있어서 자칫 현재 만족스러운 음질에 의도치 않는 소리 성향 변화가 올까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CDP 가격의 15% 이내 금액대에서 사용하기 무난하고 가성비 좋은 소스용 전원케이블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는 선택의 폭이 좁아 더 찾기 어려운 데 있습니다.
못 보던 제품들도 너무 많고, 가격대도 천자 만별이고 뭐가 좋은지도 모르겠어, 또 골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와싸다닷컴 장터에 다양한 전원케이블들이 자주 올라오지만, 솔직히 선 듯 구매하기 난감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소한 이름의 전원케이블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바로 인크레 케이블 템페스트(INCRECABLE TEMPEST)입니다. “6N OFHC 소스용 사운드 파워코드,DCT GOLD 기술적용” 사실 뭔 말인지 모르지만 저는 이럴 때마다 항상 느낌이 좋으면 제품을 과감하게 선택합니다.
샵에 전화를 걸어 제품 특징을 문의한 후 신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과연 일본산 데논 DCD-A110에 미국산 전원케이블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무척 궁금합니다.
[사진2] 첫 대면에서 수수하면서 깔끔한 마무리에 made in USA라 더 신뢰가 갔습니다.
첫 대면
제품을 받아 보니 밝은 그레이 색상에 단자도 듬직하고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이는데 특히 made in USA라 더욱 마음에 듭니다. 선 직경을 캘리퍼로 측정해보니 1.68mm로 다소 뻣뻣하지만 사용하는 데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극성 체크 표시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스티커로 극성을 표시해주면 저처럼 두 번 꼽는 일은 방지할 수 있고 소비자를 배려한다는 측면에서 제품의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청취 소감
연결한 후에 양희은 씨의 아침 이슬을 들어보니 통기타 튕기는 소리와 목소리가 더 또렷해지고 힘이 있어 소리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즐겨 듣던 다양한 장르 20곡 정도를 집중적으로 들어보면서 그 느낌을 바로바로 메모한 후에 정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귀에 익숙해지면 글로 표현하기 힘들어서입니다.
내친김에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하드 록 밴드 블랙 사바스의 “We Sold Our Soul For Rock "n" Roll”을 CDP에 넣고 첫 곡 “Black Sabbath” 듣는 순간 오지 오스본 특유의 허스키하면서 음습하고 어두운 목소리에 침울하면서 무거운 분위기 살아나 보유한 CD 4장을 바로 다 들었을 정도입니다.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드럼의 생동감 있는 연주와 더불어 블랙 사바스 특유의 분위기를 오래간만에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Changes는 너무 좋네요.
[사진3] 데논 DCD-A110는 접지가 없는 관계로 단자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야 했습니다.
♣ 중저음이 더 단단해지고 재생 음에 에너지 감이 좋아졌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들어보면 기존보다 음에 타격감과 에너지 감이 좋아졌고, 보컬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더 중후하면서 생동감 있는 음을 들을 수 있어 볼륨을 더 올리게 됩니다. 또한, 기존 투명하고 섬세한 음에 적당히 살집이 붙어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단 그만큼 해상력은 약간 떨어졌지만 제 시스템에서는 별 영향은 없습니다.
♣ 배경이 종전보다 정숙해졌습니다.
사실 기존 시스템도 배경이 조용하다고 생각하고 들었는데 전원케이블 교체 후 배경이 적막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숙하여 더 깨끗하고 또렷하게 재생됩니다. 확실히 장르나 음반에 따라 나타나는 음의 산만함과 날림이 많이 줄었습니다.
♣ 스테이징이 넓어지고 깊이감은 약간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흥을 내고 싶을 때 즐겨듣는 맘마미아 사운드트랙에서 넓은 음장감에 경쾌하면서 활발한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로 무대가 넓어져 훨씬 생동감 넘치는 음을 등을 수 있었습니다. 각 악기의 타격감과 에너지 감이 좋아져서 이 작은 차이가 전혀 다른 음반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제가 가장 좋았던 점은
자기 음색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현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번들 전원케이블 음질 손실을 보완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는 큰 변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의 음색을 강하게 표현하여 전체 시스템에 큰 영향을 주는 케이블류는 매우 싫어합니다. 그러면 방황 또 방황 과거에 많이 보았습니다.
사실 저도 반신반의하면서 템페스트 전원케이블을 구매하였습니다.
노이즈 차단 등 기본적인 역할만 충실해도, 그 차이를 못 느낀다 해도 미미한 음질 향상 효과는 분명히 존재하므로 구매했는데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시스템이 투명하고 섬세한 소리를 재생하다 보니 그 차이를 바로 느낀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번들 전원케이블로도 즐거운 오디오 생활을 하는 데 불편이 없지만, 전기적 노이즈와 미세한 진동으로 인해 음질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확실하므로 이를 바로잡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인크레 케이블 템페스트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소스용 전원케이블로 그 값어치와 효과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PM-10에 사용할 전원케이블만 구매하면 정말 끝입니다. Proacd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