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애니매이션..저자본에 감독 한사람의 집중된 취향이 실릴때가 많아
매니악하고 '오탁'들만 알아보는 그런 외곬수..이런 이미지로 각인된 경우
가 많아서 통상의 극장에서의 흥행은 일본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드문일
이라 생각해왔습니다...일본내에서의 흥행도 영화 자체로서의 흥행이라기
보다 이벤트성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런 일본 애니매이션영화에 한국에 있는 제가 예민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일본애니매이션의 성공모델은 상당부분 한국 애니매이션에
대입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애니무비역시 거대자본을 한껏 투입할수없으며..지휘자 몇사람의
노력으로 작품과 애니매이션 퀄리티를 꾸려나갈수밖에 없는데..이런것은
일본이나 한국이 피차 일반이거든요..거기다가 생활환경이나 정서를 같이
실험할수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런점에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 작품이 한국내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까
..하는건 제게 중요했습니다..일단 개봉이 확정되었다는 사실 하나로도 감
지덕지 했지만..예상했던대로 스크린의 숫자를 많이 확보하지는 못했던건
그래도 아쉬움이었습니다.
개봉일이 몇주지난얼마전 극장을 알아보니..멋진 소식.. 전석 매진!!!!!
이럴수가.. 미야자키의 지브리 작품이 아닌 일본애니무비가 전석매진?!...
다시 며칠을 기다려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갓습니다..
극장안은 제 우려를 기우로 만들만큼의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고..제가 기
대햇던 코미디포인트에서 사람들의 낄낄대는 즐거운 소리가 여기저기 터
져나왓습니다..
영화의 재기가 사람들을 매혹시켰음이 분명했고..제 작품이 성공한것처럼
기뻤습니다.
이미 본 작품이지만 극장에서 좋은화면과 사운드로 보면서 저역시 작품
을 다시 즐길수가 잇엇는데..
그림의 선과 색외에 다른걸 그리지않고 담백하게 처리한 캐릭터와 너무나
정교하고 아름다운 BG그림...그리고 애니매이팅 퀄리티를 논하는 자체가
실례인,,명연기 수준의 캐릭터애니매이션은 말할것도 없고..주인공 마코
토가 시간리프를 할때의 음악..강렬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선율이 영화에
소개되는 부분의 사운드에 마음이 뺏겼습니다.
이 선율은 처음에 학교강당음악실의 어느 학생이 피아노로 연주하고잇는
것을 주인공 마코토가 듣는듯한 아련한 사운드로 소개되고..그 사운드가
점차 전 서라운드 스피커를 제압하며 마코토와 관객의 뇌를 때릴듯한 기세
로 타임리프의 환상을 설명하며 달려오는 그런 소리연출을 하고잇습니다..
이건 극장에서만 느낄법한 이 작품의 연출스타일중 하나인데..주인공 마코
토의 소소한 일상에서의 느낌과 타임리프중과 직후의 사운드를 확실하게
분리하여 이 골드베르크 변주곡 선율이 새삼 그리워지게 하는 애잔함도
아울러 받고..저로서는 너무나 기분좋은 영화였죠..^
아마도 여성동지들은 거의다들 너무나 좋아하는것 같더군요..^
이제 일본의 애니무비도 광들의 어두침침한 골방의 모니터에서 벗어나 대
중화를 모색하고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엇는데..한편으로 한국애니무비의
성적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90년대의 블루시걸과 난중일기로 그동안 쌓아온 하청애니매이션 역사는
약에도 못쓴다는 현실을 드러내고..간신히 원더풀데이즈를 완성했어도..
좋은지휘자를 만나지 못한 영화는 골로 간다는 사실을 확인시킨것외에 성
과를 보지못했습니다..
(한편으로..위의 시간을 달리는소녀의 골드베르크변주곡사운드 프로듀싱
의 세심함을 설명했는데..원더풀데이에서 제가 은근히 화났던게 사운드였
습니다..일반사운드도 굉음위주의 프로듀싱을 했다는것도 그랬지만 켜자
마자 너무나 고음질로 흘러나오던 그 겉멋든감 강하게 풍기던 축음기 장면
..축음기답게 찌그덕거리기만 했어도 리얼리티가 빛났을텐데..)
또한 흥행압박에 쫒긴 감독이 실수로 집어넣은 마지막장면-미륵보살이 직
접 출연해 관객이 판단해야할 영화의 감동포인트를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치명적인 장면-으로 종교켐페인 영화로 전락해버린 오세암은 그나마 어린
이들의 놀이장면이 뛰어난게 위안이었지만 이성강의 마리이야기와 여우비
는 정말 건질게 아무것도 없더군요.이성강씨는 아무래도 이미지 이상을 구
축하지못하는것 같았습니다.)
그외에 옛날의 태권V가 극장에서의 추억을 기억하는 세대들에 의해 굳이
돈들여 재개봉되어 많은애니매이터들이 부끄럼을 감수해야 했었죠..관객
들에겐 추억일 뿐이지만..우리로선 70년대수준이 뽀록나는것이어서..^
아저씨들이 그 태권V를 갖고 민족의 자부심까지 말하는 걸 볼때마다 한일
전때 아톰 노래부르며 응원하던 포철팀 응원단 생각나서 민망함에 몸둘바를
모르게 되곤합니다..
다만 이들 작품들이 그..블루...(영화제목 다 발음하는것도 싫어서 대충 부
릅니다.)나 난중.. 임꺽.. 같지는 않다는 정도로 위안을 삼을수잇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그동안의 한국애니매이션의 노력이 이 시간을 달리는소녀의 성공을 보면서
다시 고무되기를 희망해봅니다..
제 개인적 인상은 이렇게 일본의 작품이 성공하는것은, 곧 우리작품도 성공
할수잇음을 보여주는것이기 때문에 기쁨이 섞여 감상기를 적었습니다..
애니무비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수잇다는것을 확인하게 된 개인적 기쁨
을 올리려던것인데 좀 긴말들이 나왔네요..^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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