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 스피커와의 인연은 참 오래되었습니다.
처음 사용한게 레퍼런스 104/2 구형이었고 ...
이 녀석이 당시 사용중이던 스피커들(셀레스천 5000, 7000, SL600, B&W 중급기 등등)을 모두 몰아내버렸다는...^!^
오디오 취미생활을 하면서 국산에서 JBL등의 미국 스피커들을 듣다가
처음으로 영국제 셀레스천 디톤시리즈에 반해서 셀레스천에 애착이 강했기에
KEF 104/2구형을 들이고도 셀레스천 명기라는 것들을 들여보며 경연시켜봤지만,
제 기준에선 족족 나가떨어졌던 기억이...
그리고는 KEF에 푹 빠져서 레퍼런스 102, 103/3, 103/4, 104/2 신형, 105/3, 107 ...
물론 가장 좋았던 것은 107이었고 그 다음이 104/2 신형, 그리고 102였던 것 같습니다.
그 뒤에도 Linn Kelidh, Ninkan, ... 등 많은 스피커들이 병행했던...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107을 내보내야 했고 ...
남겨뒀던 정말 깔끔한 104/2 거의 마지막 시리얼인 녀석도 내보냈죠.
그리곤 좁아진 방(3.5*5.5 오디오룸 니어필드 리스너 ?)에선 B&W 매트릭스 2로 들어왔습니다.
사실은 음악을 점점 안듣게 되면서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차에
Restek V3 프리앰프를 호기심 반에 들였다가 그 매력에 폭 빠지면서...
다시 KEF Reference Model 1을 들였습니다. 제 좁은 방의 공간에는 그 정도가 최적이다 싶어서였죠.
B&W Matrix2는 거실 TV 보조용으로 쫒겨나고... ^!^ 그래도 좋은 스피커입니다.
Restek V3 프리는 평생 듣겠다고 하면서 한 6년여 정도 정말 잘 들었습니다.
지금도 100만원대 미만에선 그 정도로 포노단 좋고 음질이 탁월한 프리앰프는 많지 않을거란 생각입니다.
YBA Intgre Delta와 CD3를 들이면서 ...
LP를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Restek V3를 아쉽지만 내보냈죠.
그리곤 궁금증은 못 참는 성격이 어딜 가는지 ... KEF R300을 들여봤습니다.
왕년의 Reference 급 스피커가 좋은지,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라 떠들어대는 요즘의 R시리즈가 좋은지 비교도 해볼겸... ^!^
KEF는 Reference > R시리즈 > Q시리즈 로 레벨이 구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RDM이나 요즘 한창 핫한 LS50은 아마도 R시리즈 막내급인듯 하고요.
아직, 결론은 못 내리고 있습니다만...
R300은 북셀프이지만 3way 형식이어서인지 톨보이 못지 않은 저음과 공간감을 형성하네요.
Linn Sara가 내장 우퍼가 추가 장착된 3way 북셀프 모델로 첼로와 보컬에서 탁월했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음질의 성향은 Reference Model 1과 많이 흡사합니다만, 고역대가 약간 더 좋은 듯 합니다.
전체적인 음질로는 아무래도 톨보이이자 Reference급인 Model1이 우위에 있는 느낌... ?
아직 확실한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이유는 R300이 아직도 번인, 에이징이 덜 된 느낌입니다.
R300은 전 주인께서 어찌나 작은 볼륨으로 들으셨던지... ^!^
아파트에서 R300의 저음이 많이 부담되셔서 볼륨을 올리지 못했다고 하시고
구매 당일 테스트 삼아 제가 볼륨을 좀 올리니 난색을 표명하시더군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기 싫어하시는 배려 깊은 분이셨다는...
예전에 개인주택 제 오디오룸 같으면 볼륨 12시까지 높이면서 1주일 정도 빵빵 틀어대면
어느 정도 번인되었다 싶었는데 요즘 아파트에선 볼륨 9시 넘어가기도 쉽지 않네요.
특히 저음이 좀 나오는 음악들은 볼륨 8시30분도 넘어가기 힘들 정도이니 참 번인, 에이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윤선 10집의 The Wonder, Asturias 같은 경우는 저음이 강해서 볼륨 8시도 넘기 힘들 정도이니... ^!^
2주일 정도 지난 지금은 처음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지만 제 판단으론 아직도 좀더 에이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R300은 KEF DNA 특성상 Reference Model1과 소리 성향이 비슷하면서도
고역의 선명함 측면에서 북셀프 특성의 우위를 갖고 있는 듯 합니다.
KEF의 요즘 레퍼런스급은 가격이 후덜덜해서 저로선 범접이 불가능합니다. ^!^
지금 사용중인 model1의 동급인 요즘 레퍼런스 1의 중고가만해도 왕년의 KEF 레퍼런스 플래그쉽 107의 3배 정도이니...
그나마 좀 저렴한 최근의 R300이 왕년의 Reference 급을 능가해줄지 사뭇 궁금한 마음에
북셀프이면서도 북셀프 답지 않은 R300을...
PS ; R300을 4개월여 들어봤습니다. 5월초 이후...
처음엔 번인(Aging)이 안되듯 하여 꾸준히 들어보니 2000년대초 레퍼런스 Model1에 비해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소리와 음악을 들려준다 판단됩니다. 톨보이 형태이고 우퍼가 아래로 향해있는 레퍼런스 Model1에 비해서 관현악 등 대편성에서 공간을 울려대는 풍성함은 부족한 느낌이나 이 또한 뒤에 덕트를 막으면 충분히 공간을 울려대는 느낌이 좋습니다. 북셀프의 특성대로 음질적 선예도 중심으로 듣고 싶거나 청음 공간이 작다면 덕트를 열고 듣는게 좋겠고 공간이 4평 이상 되는 오디오룸이고 옆, 뒷공간에 50cm~1m 이상 여유를 줄 수 있다면 풍성함을 동반한 음질이 음악적으로 좋기에 덕트를 막고 듣는게 좋을 듯 합니다. 참고로 R300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컴퓨터를 하면서 듣는 사진을 봤었는데 R300은 그렇게 들을 스피커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북셀프보다는 톨보이에 가까운 음량과 풍성함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기에 주변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줄 수록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개선 모델인 R3가 나왔고 R300에 비해 저음의 최저치를 40-> 58Hz로 높여 인기모델인 LS50에 가까운 선예도를 추구한 듯한 인상입니다. 덕분에 R300과 R3를 함께 비교해 본 분의 말씀에 따르면 R3가 쾌감은 더 좋은데 중음과 저음에서 R300이 더 좋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특히 보컬 부분에서 ...
R300의 보컬은 아름답습니다. 레퍼런스 Model1에 비해서도 매끄럽게 빠져나가면서도 뉴앙스들이 좋습니다. Rebecca Pidgeon의 Spanish Harlem의 경우 베이스의 음폭이 섬세하게 그려지면서도 Rebecca의 Vocal은 섬세하면서도 뉴앙스의 깊이를 잘 표현해줍니다. 톨보이에 가까운 3way 설계이면서도 북셀프인 R300의 매력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