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지 않는 음...그리고 남겨진 음악 그대로의 음악!
- 헤밍웨이 웨스턴 케이블 사용후기 -
2018년에 우연한 기회에 입수한 헤밍웨이 웨스턴 케이블을 사용해보고 느낌 점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사한 케이블이나 타 케이블과의 비교 감상 정도로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기억의 고집
아마도 중학교 3학년 쯤으로 기억합니다.
귀청을 때리는 헤비메탈과 락음악에 흠뻑 빠져있던 그 시절...어느날 친구의 집에서 아버님께서 애지중지 들으시던 시스템 BOSE와 쿼드 등 등에서 흘러나온 비발디의 사계는 그 시절 제게는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클래시컬 음악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것도 있지만 기기들이 들려주는 유려한 음색 자체가 큰 호기심과 동경을 만들어준 거죠.
어학공부를 열심히 해 보겠다는 핑계로 포장된 저의 불손한 의도는, 드디어 그 다음 해에 당시 거액(?)을 들여서 구입한 롯데파이오니아의 오디오 시스템을 들여놓게 되고... 왠지 못미더운 제 작은 방의 공간적 한계는 생각지도 못하고, 뭔가의 아쉬움에 사로잡혀 감히 충무로를 기웃거리며 오디오샵에 귀동냥을 하러 다녔지요...구매력이 없을리 밖에 없는 고딩이지만, 미래의 고객이라 생각 하셨는지 아니면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이 기특해 보였는지 몇 몇 샵에서는 흔쾌히 청음과 기라성 같은 오디오 브랜드를 소개해 주시면서 저의 첫 오디오 라이프의 포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때 들었던 JBL 4344, 4312를 시작으로 인피니티, 탄노이, 맥킨토시, 오디오 리서치, 첼로, 마크레빈슨 등의 명 브랜드와 기기들은 소유할 수는 없었지만 언제나 나의 추억 속에 맴도는 위시리스트를 채워갔고, 대학시절로 이어진 그 방황하는 젊은이는 알아서는 안되는 영역까지 침범하고 말았습니다.
이른바 당시에는 무용론으로 이름이 높던 케이블의 아성을 말이죠...
당시에 들어봤던 몬스터와 오디오퀘스트 등등의 케이블들은 도대체 이게 말이 되냐는 의문 속에서도 정말 어이 없게도 오디오 시스템보다 비싼 가격들로 저의 뇌리에 박혀있게 된 거죠...이른바 "그래 케이블이 괜히 비싼 건 아니거든..."하는 생각을 만들어 준거죠...
오디오 2막 시대와 Silver Bullet
그런데 십 몇년 간의 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십여년 전부터 다시 시작한 2막의 오디오 라이프는 또 다른 현실에 부딪히고 맙니다. 이른바 "하이엔드"라는 단어 때문에 예전보다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 거죠.
말하자만, 오디오다운 오디오, 즉 들을만한 혹은 뽀대도 좀 나는 기기들을 들이려고 하면 어마어마한 가격대에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니 케이블이나 기타 부수적이라고 일컬어지던 기기들 또한 그 클래스를 달리하게 되었던 거죠. 물론 그래도 음악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시면서 충분히 훌륭한 음악생활을 하시는 고수분들도 많으시지만, 살짝은 잘만든 물건 또는 만듦새에 집착을 하는 지라 쉬이 욕망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난 기기들과 케이블들도 몇 년을 기점으로 한번씩 대 방출을 하고는 다시 재정비를 하는 버릇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 눈이 문제 입니다. 아니...귀가 문제군요...
재미 삼아 들락날락 하던 오디오쇼와 각 브랜드의 청음회에서 봐 버린 거대한(혹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와 음의 스케일을 보여주는 케이블들은 단순한 소유욕을 지나서 꼭 한번은 걸어봐야 하는 인생의 길로 보이기도 합니다. 초고가의 케이블에 눈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현실을 외면할 자신은 없는지라...몇가지 이름 높은 케이블들을 마련하고는 바꾸어 가면서 들어보는 처지에...헤밍웨이 케이블의 존재는 익히 알고 있고 몇 차례 귀동냥을 해 본터라 약간의...아니 꽤 커다란 선입견이 쌓여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해결이 어려운 시스템에 헤밍웨이를 쓰면 풀립니다...라는 고수분들의 얘기는 물론이려니와, 각 브랜드의 청음실과 오디오쇼에서 바라만 보면 그 높은 위상!(물론 가격도 그렇지요^^)
이른바 헤밍웨이의 케이블은 중세시대 늑대로 변모한 악마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Silver Bullet(순은 탄환)으로 쏘아야 죽일 수 있다는 그 전설과도 같은 존재 였던 거죠...
놓치지 않는 한 음, 그리고 또 한 음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서 입수하게 된 헤밍웨이의 웨스턴 케이블...
처음 상자를 받고서는 조금은 중력을 의심했습니다.
어라?? 왜 이리 가벼운 걸까?
뭔가 착오가 있어서 케이블 한 선만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였지요.
그리고는 상자를 열어 보고는 그 경쾌한 가벼움에 살짝 실소를 지었지요. 왠지 나올 것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단자의 색감과 일치된 선입견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막 케이블을 체결해 보고는 은선 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도 맑고 정갈한 음 하나 하나에 몇 차례 사용했었던 은도금 케이블의 조금은 거북스러운 만들어진 정제감이 아닌...그리고 정체를 숨기고 있는 듯한 일치되지 않는 음의 느낌(이건 순전히 저의 은도금선에 대한 선입견입니다)이 아니였던 것입니다.
[꽤 정갈한 은도금 마감의 단자와 날씬한 웨스턴 신사의 모습]
워낙에 케이블은 두고 두고 들어봐야 정체를 알 수 있다는 소신이 있는지라, 바쁜 걸음으로 퇴근해서는 초저녁부터 많은 장르 음악들을 하나 하나 바꿔 들어보게 된 거죠...심지어는 방탄소년단까지 말입니다.
체결방법은 파워앰프인 마크레빈슨 333L의 앰프쪽 단자가 말굽만 가능한 관계로 말굽변환단자를 사용했고(약간의 음손실을 각오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스피커쪽은 킴버 점퍼선 High Range와 체결한 채로 Low Range에 우선 연결했습니다.
오우! 이건 정말 의외였습니다. 아직 충분히 에이징이 안되어 있을꺼라는 예상은 당연했지만, 그렇더라도 이렇게 맑고 힘있는(왠지 선의 굵기가 말하는 나약함을 저도 예상 했지요...) 소리가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죠. 게다가 옆에 있던 아내의 첫 마디...
“여보, 지금까지 써본 케이블 중에서 최고인데...!!”
아내의 얘기는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저의 케이블을 고르는 성향 중에 단연 독창성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정말 정말 그랬습니다!!
뭐라고 얘기해야 할까요? 누군가는 약빨고 얘기하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처음 듣는 느낌이였습니다. 물론 헤밍웨이의 인디고도 들어보고, 얼티밋까지도 살짝 맛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지요...왜냐하면 가격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ㅎㅎ
심지어는 최근 약 보름 전에 들인 트랜스페어런트의 중상급 케이블의 그것과도 꽤 다른 독창성이였습니다. 아시겠지만 이 케이블은 어마어마한 굵기와 무게 때문에 쓸데없는 신뢰감이 강하게 자리 잡지만, 실제로 듣는이에게는 아주 제한된 신뢰성만을 주는 성향이 있더군요...초저음에 욕심이 있거나 짙은 회색의 적막감을 요구하는 분들이 즐겨 찾기는 하지만 그 뜻을 이루기가 쉽지는 않더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웨스턴케이블을 분명 달랐습니다.
세팅부터 소리가 나오는 과정까지가...
"어?? 왜 이리 쉽게 이런 음이 나오는거지? 하는 스스로의 반문에 지속적으로 사로잡혔습니다.
저의 성향이 순도 높은 동선에서 오는 저음의 단단함과 더불어 뭔가 투명하지만 짙은 어두움이 깔려있는 소리를 원하고, 중역대는 이미징을 그리면서 입체적인 무대를...그리고 고음은 좀 찰랑거리면서 끝이 뾰족하지 않은...이른바 유려하지만 전체적인 음을 꼬깔모자처럼 위로 쭉 뽑아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지인들이 얘기합니다. 제가 욕심이 상당히 크다고...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헌데 헤밍웨이가 이번에 크게 실수한(?) 웨스턴케이블을 그런 제 욕심을 상당한 부분 채워주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잘라서 말하자면, 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힘들과 아름다움, 색채와 잔향, 응집성 같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쭈욱 뽑아서 전해주는 그런 느낌이였습니다. 정말 딱 그런 느낌이였습니다.
마치 파형의 + 포지션의 장점을 좀 더 맑고 투명하게 올려주고(과장하는 느낌은 전혀 아닙니다), - 포지션의 잡음과 험, 그리고 지나친 과장 등의 영역에 있던 음들을 데칼코마니를 한 듯 +의 영역으로 올려준 듯 한 그런 소리?? 제게는 딱 그런 느낌이였습니다.
헌데 전혀 부자연스럽거나 어색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는 그 맑고 투명함의 사이로 햇살처럼 음악이 흘러 들어오더군요. 절대음악같은 그런 느낌이라면 좀 과장일지도 모르겠지만, 상당히 놀라운 음악이 들려오더군요. 이러한 부분은 블루투스를 이용한 음원들을 들어보면서 더 절실해 졌습니다.
무손실 음원들이야 워낙 알려진 바 크니 차치 하더라도, 유투브에서의 조악한 곡들 마저 상당히 윗 단계로 끌어 올려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이는 마치 블루사운드의 볼트를 룬을 통해서 들어볼 때처럼, 음 자체의 수준을 끌어올려주는 듯 한 것이였습니다. 또한 튜너를 통해서 들리는 음들도 평소보다 더 맑고 투명해졌을 뿐 아니라 양감과 밸런스가 향상되어 이거 이거 하고는 신통해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되더군요.
아내와 같이 음반들을 바꿔보면서 아 정말 대단하다를 연신 맞장구를 치면서 4~5시간을 음악만 들으면서 첫날을 보냈습니다. 전원을 끌 수가 없더군요...
다음은 High Range로 케이블을 옮겨 연결해 보았습니다.
물론 시스템을 세팅해 놓은 스타일에 따른 성향이 큰 영향이겠지만, 이 경우에는 이른바 저음의 양감이 상당히 줄어 있더군요. 역시 고음역은 조금 더 예리해지고 맑은 에너지감이 상당해지긴 했지만...여러가지 득실을 따져본 결과 저는 Low Range쪽 체결에 성향이 훨씬 맞았습니다.
다음날 도착한 또 한조로는 더블런을 체결하여 청음해 보았습니다.
음...뭐랄까!!
에너지감의 상승은 있지만 웨스턴케이블의 성능상의 전폭적인 혁신이라고 말하기에는 솔직히 기대와는 꽤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이 케이블은 본질적인 제작의도가 드러난 듯 한 느낌입니다.(정확히 바이와이어링을 테스트해 본 것은 아니니 정확한 비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과거 오디오계의 벨 에포크 시대인 웨스턴 시대의 명기들 혹은 현재도 건장한 빈티지의 기기들을 현대적으로 재 해석한다는 그 취지에 비추어 본다면 바이와이어링 제품도 없거니와 그러한 의도에 부합하는 느낌은 아니였습니다. 물론 어떤 스피커나 케이블들은 바이와이어링의 감화가 커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지는 듯 하기도 합니다.
[처음 열어본 웨스턴 케이블의 단아한 모습 : 생각보다 훨씬 가볍고 얇아서 놀랐습니다]
[두 조를 빌려와서는 더블런으로 운영해 보았습니다]
[최근 사용중인 Transparent 케이블과는 외형에서 오는 용적의 차이는 상당하지만,
음악의 구현 능력은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Bruno Cocset : Bach Cello Suites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은 여러 버전의 음반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바로크 스타일을 구현하는 Bruno Cocset에 가장 집중하고 있습니다. 송진향을 내는 스타일의 음은 아니지만 현의 입체감이 살아있고 무엇보다 섬세한 터치들과 운지의 느낌이 생생히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Bruno Cocset은 특이하게도 운지에서 툭툭하는 음들이 녹음에 남겨져 있는데 이 소리 또한 참 생생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곡 전체를 지배하는 밸런스가 아주 뛰어났는데 특히 저음과 중음 간의 자연스러운 조화는 매우 인상적이였습니다.
Chris Botti : To Love Again
가끔 한잔을 기울이면서 창밖의 유유히 흐르는 밤의 풍경을 보면서 이 앨범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필시 무언가 가슴속의 시원함을 갈구하는 때 이거나, 시원해진 가슴속을 확인하고자 하는 때이죠.
공간을 꽉채우는 크리스 보티의 트럼펫은 볼륨감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고음의 맑음은 지금까지 사용해본 케이블 중에 단연 최고였습니다. 이것은 흡사 고음 유닛이 바뀐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의 효과를 가져옵니다. 또한 무대 자체를 넓게 그려주는 그 힘은 이 얇은 케이블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리본 트위터의 고음들은 찰랑거리는 맛은 감칠맛 나지만, 때로는 혼의 그 압도적인 위압감은 부족한 편인데 그 부족함이 꽤 메워주는 고마움이 돋보입니다.
Murray Perahia : Bach "The French Suites"
현재의 시스템의 아쉬운 점은 항상 피아노 소리였습니다.
얼핏 보면 쉬울 듯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피아노 소리를 잘 울리기가 참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고 새삼 새삼 느끼는 편인데 현장에서 듣는 피아노의 절묘한 터치와 때로는 파괴적인 타건감을 재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웨스턴 케이블은 상당히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들려줍니다.
뭔가 배음이 조금 더 살아났달까, 아니면 음 사이의 연결음들이 좀 더 맑고 투명하게 이어지는 그런 느낌들 말이죠...여하튼 가장 불만이였던 피아노의 음이 월등히 좋아졌음을 느꼈습니다.
Eva Cassidy : Songbird
에바 캐시디의 이 앨범은 이번 사용 기간동안에 가장 많이 들었던 듯 하다. 아마도 전체 음반을 3번 이상 들었으니 몇 몇 곡들은 이 음색이 만들어내는 독특하고도 감미로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Autumn Leaves에서의 중역대의 감칠맛은 웨스턴케이블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이런 느낌...온 몸에서 나오는 보컬의 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감미로움 뿐 아니라 뭔가의 에너지 넘치는 그런 음들이 숨어있는 묘한 느낌입니다.
입술에서 나오는 음 자체가 좀 더 맑고 깨끗해지니 더불어 입체감이 더 뚜렷해지는 경험이지요...
Rene Aubry : Plaisirs D"Amour
새로운 시스템을 바꿀 때마다 항상 들어보는 음반이 바로 르네 오브리의 이 앨범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연주들이 들려주는 밸런스는 마치 실황에서 들리는 음들처럼 각 대역대의 악기들이 각자의 오선지 위에서 뛰어 노는 듯 합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시스템의 구성력이 약하거나 세팅이 실패하면 느낄 수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면 그 입체감과 밸런스있는 음들은 놀라울 정도의 생동감과 혈액이 뛰는 것과도 같은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데, 웨스턴케이블은 바로 이런 꽉 찬 밸런스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FIM 2 : Duck"s Quarrel
어느 오디오 파일께서 항상 즐겨 테스트한다는 이 앨범이 다행히도 제게도 있는 관계로 자주 시험에 임하는(??) 곡입니다. 중국 퍼커션들이 시차를 두고 마치 설계해서 펼쳐놓듯 연주하는 이 곡은 악기마다 갈 수 있는 거리를 재어서 위치를 선정한 듯 합니다. 스피커 앞에 서면 악기마다 다른 지점에 음을 떨어뜨려 놓는데 그 거리가 매우 정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방탄소년단 : 전하지 못한 진심
여기서 신선한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이른바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방탄소년단의 몇 곡을 들어볼 얼토당토 않는 짓(^^)을 해 보게 된 거죠...사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오디오 시스템은 어떤 장르의 음악이라도 스스로의 색깔로만 도배하지 않고 음악 자체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통일된 Tone & Manner는 아니라도 말이죠...
그래서 사실 몇 차례 YG Accoustics나 윌슨오디오의 Alexx 등의 고가 하이엔드 스피커를 들으면서 최신의 비트가 강하고 보컬의 정확성이 요구되는 BTS의 음악을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몇 차례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저의 시스템에서는 종종 저음의 에너지가 조금은 뭉쳐지는 경우가 있었으나, 참으로 애석하게도 웨스턴케이블은 이 부분을 상당히 개선시켜 주었습니다. 들어볼 수 있게 된거죠...ㅎㅎ
아내가 최근 조카와 즐겨 듣는 BTS의 음악들은 비로소 헤밍웨이 웨스턴케이블로 제자리를 찾은 듯 한 느낌입니다. 특히 이 곡은 앞 부분의 고요함에서 보컬이 아주 시크한 음성으로 무대에 오르는데 그 등장이 눈에 그려지듯 입체감을 주더군요.
황병기 : 비단길
이어 아쉬운 이별을 예기하며 늦은 저녁에 문득 황병기 선생의 "비단길"을 꺼내어 들었습니다.
재생이 시작되는 순간, 어째서 이제야 왔냐는 듯 적막한 고요 속에서 시작하는 첫 음은 갸냘프다 못해 바스라질 듯 한 애절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한 음, 한 음을 내어주는 그 마음씨가 느껴질 정도의 단정함과 맑음은 트랜스페어런트에서 느끼는 살짝 어두운 듯 한 고요함과는 좀 궤를 달리 하는...뭔가 스르륵 소리가 풀려 나오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아쉬움은 나의 것...(총평)
사용 기간 동안에 매번 느끼는 부분이지만, 헤밍웨이 웨스턴 케이블의 가장 흥미러운 점 중의 하나는 하이엔드 케이블에서나 느낄 수 있는 적막함을 배경으로 만들어주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음악이 그 절대적인 적막함 속에서만 온전한 아름다움을 보여줄수 있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모든 케이블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거니와, 모든 음악이...모든 녹음이 이를 만족시켜 주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첫 음이 나오는 그 순간은 뭔가 몰입의 수준을 한 껏 끌어올려주는 고요함이 뒷 받침된다면 음악을 듣는 그 절대적인 순간은 온전히 Listener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오디오 기기와 케이블은 이 순간을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는, 이번 체험을 통해서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이 벅찬 느낌...참으로 감사드리고 또한 아내와 함께, 음악과 함께 지냈습니다.
헤밍웨이의 웨스턴케이블은 과거 오디오의 중흥기인 웨스턴 시대 뿐 아니라 매우 현대적인 음악의 재해석을 위한 마중물이라는 개인적인 소감 뿐 아니라,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그 음 하나 하나의 버리지 않고 쏙쏙 뽑아낸 듯 한 그 에너지는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 있을 듯 합니다.
부족함이 많지만 긴 글을 읽어 주실 분들께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시스템 구성]
언젠가는 대단한 시스템을 갖추고 싶다는 욕망은 있지만 가장 기준이 되는 기기들은 착색이 심하지 않으며 각 유닛과 부품의 기대가능성(이른바 충실한...)이 높은 것들 중심으로 하나씩 구비해 두고 있는 편 입니다.
다만 대형 스피커들은 각 방의 세팅을 해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주된 테스트는 르네상스 90과 333L, 크렐 그리고 럭스만의 소스기...부수적으로 네트웍 플레이어를 통한 벅스뮤직, 유투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해 보고자 시도해 보았습니다.
스피커 : 인피니티 르네상스90, B&W 802D, Pioneer CS 969…등
파워앰프 : Mark Levinson 333L
프리앰프 : Krell Pre HTS, Luxman C-7
소스기기 : Luxman DU-50
비교 케이블 : Transparent Musicwave Super, Audioquest Rocket 88…, 몇몇 자작 케이블...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