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몇 가지 사용해 본 DAC들에 대한 소감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모두 같이 동시비교해 본 것이 아니고, 사용당시 느낌과 기억에 의존한 내용입니다.
제 취향은 잡식이며,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느낌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DAC는 칩에 따라 일관적인 소리경향이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DAC를 고를 때, 일단 사용된 칩부터 확인해 봅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세 개를 꼽아보면 (개인적인 선호 순)
- Sabre ESS9018 : 최근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칩으로,
저역 풍성하고 무대를 크고 편안하게 그려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PCM1794 : 9018이 대세가 되기 전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던 칩으로,
9018 보다 저역이 적고 무대 크기도 작으나 전체적으로 밀도감이 높고
중고역의 질은 9018 보다 더 낫다는 느낌입니다.
- WM8741 : 위 두 칩보다 소리가 여리고 여성적이며 실키한 느낌입니다.
두 번째로는 전원부가 내장형인지, 외부 어댑터형인지 확인해 봅니다.
대체로 전원부 내장형이 저역쪽이 튼실한 경향이 있었기에 선호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1. 스텔로 DA100s (PCM2704, 전원부내장)
발매된지 좀 된 모델로, 오래전 신품으로 구매하여 상당히 오랫동안 잘 사용했었습니다.
칩도 좀 구형이라 16bit/48kHz까지밖에 지원하지 않는 한계가 있지만,
칩스팩 높다고 듣기에도 항상 좋은 것은 아니기에 이런 스팩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저역이 풍성한 것이 밸런스 면에서 특징이며,
전체적으로 힘있고 밀도감 좋고 질감도 괜찮고 틀이 잘 잡혀있는 소리였던 느낌입니다.
다만 해상력이 최근 DAC들에 비해 우수하지 않으며, 고역대의 매끄러움도 조금 아쉬운데,
USB단의 성능이 좀 떨어져, 별도의 DDC를 붙여주면 많이 개선이 되더군요.
중고가 기준 가성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2. 투애니 TD192 (PCM1796, 어댑터전원)
뉴트럴하고 밸런스 괜찮으나, 좀 심심하고 부드러움/유연함이 좀 아쉬웠던 제품이었습니다.
3. 뮤질랜드 SVDAC05 (어댑터전원)
고역이 좀 경질이고 단조로와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여기 나열된 DAC 중 가격도 가장 저렴, 성능도 가장 밀리는 제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4. 뮤피 V-DAC (PCM2706, 어댑터전원)
부드럽고 두툼하고 소릿결이 이쁘면서 질감 표현도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저역이 좀 무르고, 소릿결이 좀 더 매끄러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중고가 기준 가성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5. Komplete Audio 6 (USB 전원)
오디오인터페이스로서, 오디오전용 DAC로 나온 제품은 아닙니다.
USB 전원임에도 저역이 무르지 않고 힘이 있습니다.
유연함과 고역대의 매끄러움이 조금 아쉽지만,
반응 빠르고 밀도감 좋고 질감표현도 괜찮아 꽤 들을 만 하더군요.
6. 카시오페아 카푸치노 (WM8741, 전원부내장)
뮤피 V-DAC과 유사한 느낌이 있는데, 보다 저역에 힘이 있습니다.
저역이 단단한 쪽 보다는 풍성한 경향이구요.
음결도 두툼하고 부드러우면서 질감과 밀도감도 좋았습니다.
다만 DAC 칩의 특성이기도 한 것 같은데, 중고역대가 좀 너무 부드러워
때로는 지를 때 질러주는 맛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7. 레가 DAC (WM8741, 전원부내장)
카푸치노와 칩이 같아서인지 유사한 느낌이 있는데,
카푸치노 보다 중고역대에서의 질러주는 맛은 좀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역은 양 적당하며 단단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고,
소리도 가볍지 않고 중역도 충실하며 질감도 괜찮습니다만,
전체적으로 표현이 좀 소극적이어서 약간 답답한 느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비트 있는 음악 보다는 클래식에 더 좋은 것 같구요.
중고가 기준 가성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8. 코드 64MKII (자체DAC, 전원부내장)
스테이징이 크고, 가수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는 느낌입니다.
음결이 유연하고, 저역은 풍성하면서 적당히 단단하고, 고역은 적당히 실키하면서 화사합니다.
고역이 노스스타 계열만큼 미끈하지는 않고 상대적으로 입자감이 조금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소리의 골격이 탄탄한 느낌입니다.
고역대를 해상력은 유지하면서 자극성만 순화시키는 Ram buffer 기능이 특장점입니다.
참고로, USB 입력이 없습니다.
9. 노스스타 에센시오플러스 (PCM1795, 전원부내장)
음색은 이쁘나 착색이 있고, 스테이징이 작고,
소리의 골격이 탄탄하지 못하고 좀 휘어져 있는 느낌으로,
별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10. 노스스타 USB32 (PCM1795, 전원부내장)
에센시오플러스 대비 착색이 확 줄어 훨씬 뉴트럴해지고, 스테이징이 커지고,
저역이 탄탄해지고, 소리의 골격이 잡혀있는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약간 밝은 느낌으로,
중고역대가 조금 밍밍하여 좀 더 실키하고 유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11. 노스스타 슈프리모 (ESS9018, 전원부내장)
USB32에서 조금 아쉬웠던 중고역이 보완되어 있습니다.
음색 이쁘고, 밍밍하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착색이 있고, 매끄럽고, 유연하고,
저역은 묵직하면서도 찰기가 느껴지고, 골격도 잘 잡혀있습니다.
음악을 계속 듣고 싶게 만드는, 개인적으로 여기 나열된 DAC 중 가장 좋았던 제품입니다.
12. 노스스타 익스트리모 (PCM1792, 전원부내장)
슈프리모 보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상대적으로 여성적인 성향인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흠을 잡기 어려우며, 중고역대는 더 곱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중고역대 만큼은 여기 나열된 DAC 중 가장 나무랄 데 없었으며,
저역도 적당한 양감에 퍼지지 않습니다만,
저역이 조금 더 묵직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참고로, USB 입력이 없습니다.
13. 나드M51 (AKM, 전원부내장(스윗칭))
날씬하면서 근육질인 청년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음이 군더더기 없이 탱글탱글합니다.
반응이 빠르고, 다이나믹이 우수하고, 저역이 딴딴하고, 해상력이 좋습니다.
다만 중고역대에서 약간의 실키하게 날 선 음색이 있는데,
이것을 누구는 airy 하다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이 DAC의 유일한 약점이 중고역대의 고급스러움이라 보는데,
자브스 리저브 DDC를 연결하니 이 실키하게 날 선 음색이 다듬어지더군요.
14. 메리디안디렉터 (CS4353, USB전원)
중고역대가 특장점으로, 특유의 약간의 착색이 있긴 하나, 그 질감은 하이엔드에 근접하다 느꼈습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풍성한, 특히 저역이 풍성한 성향으로, 듣기에 편안하고 좋은데,
전체적인 해상력은 우수한 편은 아니며,
저역이 좀 무른 느낌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중고가 기준 가성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역 매우 좋았던 제품 : 노스스타 슈프리모, 코드 DAC 64mkII, 나드M51
중고역 매우 좋았던 제품 : 노스스타 익스트리모, 노스스타 슈프리모, 메리디안디렉터
제일 좋았던 제품 : 노스스타 슈프리모
<개인적인 랭킹>
가성비 고려하지 않은 음질기준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점이 있는 것 보다 단점이 없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1. 노스스타 슈프리모
2. 코드 DAC64mkII
3. 나드M51, 노스스타 익스트리모
4. 노스스타 USB32
5. 레가DAC, 스텔로 DA100s
6. 카시오페아 카푸치노, 메리디안 디렉터
7. Komplete Audio 6, 뮤피 V-DAC, 노스스타 에센시오플러스
8. 투애니 TD192
9. 뮤질랜드 SVDAC
더 사용해 보고 싶은 DAC는 네임DAC와 심오디오380D 입니다만,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이상 끝입니다.
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느낌이며, 제 귀는 그리 좋지 못하므로, 그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