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더를 비롯해서 하베스, 로저스, 이 셋을 일컬어 로하스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합니다.
이 세 브랜드의 특징이 영국 모니터 스피커의 전통을 이어받아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파수 특성이라든가 현대적인 하이파이 개념에는 좀 벗어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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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올린 스펜더 SP1은 불후의 명기 스펜더 BC1의 후속기이며, 스펜더 SP1/2, SP1/2E, SP1/2R, SP1/2R2, SP1/2R2 Vintage 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스펜더 SP1 시리즈의 최신작이랄 수 있는 SP1/2R2는 BC1의 유닛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있지 않습니다.
8인치 우퍼와 트위터 2개로 하나는 수퍼트위터(라고는 하지만 20khz가 상한)의 역할을 하고 있는 3웨이 입니다.
그런데 이 스피커는 다른 3웨이와는 약간 궤를 달리합니다. 일반적인 3웨이는 미드를 담당하는 유닛이 많은 대역을 담당하는데, 스펜더 BC1/SP1 시리즈는 이 역할을 8인치 우퍼가 합니다. 가장 낮은 대역부터 3khz까지 담당합니다. (SP1/2R2는 2.8khz)
위에 링크한 예전 포스팅의 다인오디오 25주년의 경우, 2웨이 스피커임에도 크로스오버 포인트가 2.4khz 입니다. 보통 2khz이지요.
다시 말해서, BC1/SP1시리즈는 8인치 유닛의 비중이 상당히 큰 스피커라는 말씀입니다.
피아노와 파이프 오르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악기가 3khz 이하가 주음역대인걸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의 음역대를 8인치 유닛으로 재생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때문인지 저역의 확장성이나 양감은 일반적인 6.5인치 스피커 수준입니다. 위에 언급한 2웨이인 다인 25주년에 비교해도 저역의 하한선은 한참 모자란 편입니다.
그렇다면 뭐하러 이런 스피커를 듣고 있냐는 의문이 제기가 됩니다.
그것은 바로 중역대 때문입니다.
스펜더 BC1시리즈의 중역대는 오로지 스펜더에서만 들을 수 있는 중역대를 내줍니다.
그리고 BC1과 SP1에서는 낮은 중음, 그러니까 미드베이스 대역대가 약간 부풀어 올라있으면서 좀 풀어져 있어서 따뜻하고 푸근한 저역대를 내줍니다.
이런 저역대와 두 트위터가 크로스오버 되는 10 ~ 12khz대에서 보여주는 금속성 트위터 특유의 까슬한 고음이, 대단히 중립적이고 현실적인, 그러면서도 모니터 성향을 잃지 않는 중역대와 만나서 BC1 시리즈 특유의 사운드를 내줍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SP1은 오래된 스피커이고 유닛들 또한 그리 좋은 메탈 트위터들이 아닌터라 세월 때문인지, 아니면 유닛의 한계 때문인지 고음역대에서 미묘한 이질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질감은 다인오디오 25주년처럼 탑티어급의 에소타2 트위터를 듣다가 듣게 되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스펜더 SP1/2 부터는 스캔스핔의 소프트돔으로 유닛들을 변경하게 되었고, 몇차례의 개량을 거쳐 현재의 SP1/2R2로 이어지게 됩니다.
SP1/2R2는 엄밀히 따지자면 SP1과는 다른 스피커 입니다.
들어보면 SP1/2R2는 중역대를 많은 부분 이어 받았지만 나머지 대역은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내줍니다.
고음쪽은 확연히 밝아졌고 저역은 훨씬 단단해졌습니다.
미드베이스에서 불룩하던 모습은 거의 사라졌고 평탄하게 내려갑니다.
언뜻 느껴지던 저역대에서의 통울림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모양만 궤짝 스피커이고, 음장 형성이 약간 모자란다 뿐이지 현대식 스피커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높은 중역대와 고음역대인데, SP1에서 느껴지던 까슬한 피크라든지, 대역간에 이질감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쭉 평탄하게 올라가면서 에소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현대적인 하이파이 스피커 수준의 해상도를 보여줍니다.
이 부분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SP1이 보여줬던 지극히 투명하고 중립적인 중역대는 아니라는 점이고,
두번째는 중저역대가 평탄해진 대신에 전체적으로 푸근했던 SP1의 중저역대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중역대의 이슈는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금속 트위터에서 소프트돔 트위터로 변경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역대의 해상력에 도움을 주던 트위터의 재질 변화가 음색/음질에 영향을 미친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해상력면에서, 투명한 소리에는 메탈 트위터가 우위에 있으니 말입니다.
중저역대 이슈는, 딱히 이슈라기 보다는 필자의 취향에 좀 안맞는다고 하는게 나을듯 합니다.
단단하게 엣지가 분명한 저역대는 분명히 SP1의 그것보다는 해상력면에서 한두수 위는 맞습니다.
하지만 애시당초에 이 스피커로 힙합이나 메탈을 들으면서 저역대를 테스트할게 아닌 이상 편안하게 몸을 감싸는 저역대가 그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총평
SP1/2R2는 SP1이 보여줬던 스튜디오 모니터의 성향을 많이 지웠습니다.
그러면서도 성향 자체는 아이러니하게도 훨씬 평탄해졌습니다.
뭉치면서 펑퍼짐했던 저역대가 조여지면서 해상도가 향상이 되면서 대편성 교향곡들에 대한 대응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이정도면 이전에 쓰던 다인 C3나 25주년에 비해 대편성 표현력면에서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SP1 특유의 투명한 중역대가 좀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P1/2R2의 중역대는 왠만한 스피커들에 비해서 정확하면서 맑습니다.
저역대가 마스킹하지도 않고, 트위터가 음색을 지배하지 않아서 혼 스피커에서 나오듯 중립적이고 정확합니다.
중역대 하나만 놓고 보면 하이엔드 스피커들 중에도 이 스피커만 못한 스피커들 꽤 됩니다.
중역대를 중요시 하는 유저에게 이런 점은 대단한 메리트가 될 것 입니다.
시스템
프라이메어 Pre32+A33.2
뮤지컬피델리티 V90 DAC + Teradak 리니어 파워서플라이
블루사운드 Node2
체르노프 클래식 스피커케이블, 파워케이블
카다스 크로스 스피커케이블
네오텍 3001 XLR, RCA
트랜스페어런트 뮤직링크 플러스 X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