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더의 소리가 들어보고 싶어서
마땅한 모델을 물색하던 중
나름 레어하다는 스펜더 SA2가
그것도 상태가 좋다는 놈이 매물로 떠있기에 한걸음에 내달렸습니다.
그러나 설램도 잠시
판매자의 시스템에 매칭되어 있던 스펜더는
뭔가 두꺼운 커튼이 앞에 쳐저 있는 듯한 답답한 소리였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돌아올까하다가
우리집에 있는 앰프와 연결을 하면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희망을 걸고
그냥 덥썩 물어 왔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집에서 매칭을 해봐도 답답하고 먹먹한 소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실*오디오 로*스클럽에서 접한 SA2는 이런 소리가 아닐텐데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렸더니
스펜더 SA2는 전혀 그런 소리가 아니고
실키하면서도 유려한 소리니 점검을 받아보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래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세운상가 연*향사로 향했습니다.
그곳 사장님이 단번에 알아보시더군요.
"아마 요놈 수리하면 깜짝 놀라실걸요? 소리가 완전히 변할겁니다
2시간 후에 다시 오세요"
근처에서 놀다가 2시간 후에 다시갔습니다.
"소리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아니 세상에나 막혔던 속이 뻥~ 뚫립니다
두껍게 가리웠던 장막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원인인 즉슨
트위터 돔이 진동판 역할을 하는데 이놈위에 끈적한 액체(자성액체?)가 도포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오래되다 보니 바짝말라 있었고
또 그위에 오랜기간 먼지가 쌓여 트위터 돔을 꽉 막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먼지를 깨끗이 청소하고 다시 그위에 끈적한 액체를 다시 도포하고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음악을 트는 순간
아~~ 이 소리였어.
연음** 사장님이 트위터를 손으로 가리시더니 "전엔 이런 소리였지요?"
먹먹하고 답답한 소리~ 청소하기 전 그소리 였습니다.
그렇지요. 스펜더가 그런 답답한 소리로 스피커를 만들었을리가 없었습니다.
내심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파시던 분이 "스펜더 처음이세요? 원래 스펜더 소리가 이렇게 어두워요." 라고 하셨습니다.
전 그분이 저를 속였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분도 그 소리가 스펜더의 소리였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니까요
지금 코플랜드에 물려있는 스펜더 SA2는
왜 몇몇분들이 끝까지 가져가고 싶은 스피커로 손을 꼽았는지 이해가 됩니다.
실키하면서도 유려한 고음 그리고 풍성한 저음.
소리가 깊은 가운데 나대지 않는 진중함을 지니고 있어요.
2웨이치고는 체격이 꽤 커서 통울림도 상당하구요.
대편성까지는 무리인 듯하고
실내악이나 재즈를 좋아하시면 어느 정도 맞을 듯 합니다.
혹시 구하시게 되면
TR앰프보다는 어느정도 출력이 되는 진공관 앰프를 쓰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좀 더 유려한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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