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를 취미로 시작하는 대부분의 초보 애호가들에게 진공관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죠.
저 또한 예외일 수 없어 진공관 앰프가 궁금하였으나 항상 가격이라는 장벽이..
아쉬운 마음에 몇년간 진공관 프리앰프는 써봤지만 그래도 큼직한 출력관이 박혀있는 풀사이즈 인티앰프는 티타니아가 처음입니다.
<메인>
소스 : 노트북 (Roon core + Foobar)
DAC : Matrix X-sabre pro
인티 : Musical Fidelity M6Si
스피커 : Focal Aria 948
<서브>
소스 : Raspberry pie 3B+ (Roon bridge)
DAC : ES9023 i2S DAC
프리 : 마란츠 PM8005
파워 : Naim NAP 100
스피커 : B&W CM1 S2
최초에 최소 10시간은 에이징이 되야 한다고 하여 20시간 정도 에이징 후 본격적인 청음을 해보았습니다.
메인의 뮤피 M6Si 대신 티타니아를 연결하여 야신타의 Danny boy를 플레이해 봅니다.
플레이 후 딱 5초만에 <아.. 배음.. 잔향이 이거구나>를 깨닫습니다. 좀 과장하면 마이크의 에코를 높힌 듯 하군요. 소리는 전반적으로 무겁고 농밀하게 변화한 느낌입니다. 야신타의 무반주 솔로가 끝나고 악기 소리가 시작되면 깊고 무거운 콘트라베이스와 함께 촬촬거리는 하이햇의 소리가 나옵니다. 베이스는 더 깊고 단단해 지는 반면 하이햇 소리는 톤이 약간 어두워지는군요.
간주 부분의 색소폰 소리가 압권입니다.
다음은 길 샤함과 외란 죌셔의 Paganini for two를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바이올린 소리를 평가하는데 이만한 음반이 없죠.
예상대로 활이 현을 긁는 질감이 넘치는 힘으로 표현됩니다. 소리의 밀도가 뮤피보다 좀 더 높게 느껴집니다. 이 음반은 애초에 밸런스상의 우위를 기타 소리보다는 바이올린 소리에 두고 녹음된 음반이어서 기타소리가 좀 묻히는 느낌이 있는데 기타 소리 역시 현을 뜯는 질감이 리얼합니다.
다음은 CBS 음악 FM.
6시에 방송하시는 배미향씨 목소리가 다른 사람으로 들릴 정도로 굵직해졌군요. 매일 퇴근하며 듣는 방송이라 이게 아마 가장 확실한 변화인 듯 합니다. ㅎㅎ
저는 댄스나 메탈, 락 등의 장르는 선호하지 않는 관계로 이 외에 펄만과 바렌보임의 베토벤 바이올린 콘체르토, 아델의 Hello, 샘 스미스의 I'm not the only one, 조붕의 월량대표아적심, 차이첸의 흡사이적온유등 다양한 장르를 테스트 음원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종합>
1) 채널당 8옴/220W의 출력을 내는 M6Si와 비교시, 티타니아의 파워와 스피커 장악력은 놀랍습니다. 아리아 948이 비교적 감도가 높은 스피커이긴 하지만 M6si 보다 못하다고 하기 어렵네요.
M6Si사용시 볼륨은 주로 9시 근처였습니만 티타니아도 대략 비슷한 음량입니다. 10시는 휴일 대낮에도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2) 일반적으로 진공관은 해상도가 낮아도 소리가 편안하고 둥글고 이쁘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그것이 약간 과장된 편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막연히 상상하던 진공관과는 사뭇 다른 소리였습니다. 특히 저음이 많아지고 뭉치는게 신기하군요. 고음은 약간 어두워진 느낌인데 다소 찌르는 듯한 성향의 포칼 스피커와 상성이 좋은 듯 합니다. 서브 스피커인 B&W CM1S2도 사이즈의 한계에서 오는 저음 부족의 단점을 많이 상쇄해 줍니다.
3) 리모컨이 정말 맘에 듭니다. 작고 이쁜데다가 방향성도 없습니다. 그냥 손에 들고 있는 상태에서 누르기만 하면 되는군요. IR 리모컨이 아닌듯 합니다. 악명 높은 뮤피의 리모컨과 비교하니 더욱 ...
4) <촉촉하고 듣기편한 아날로그적 사운드>를 기대했던 저에게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은 듯한 느낌을 주는 기기입니다. 이쯤 되니 미라세티가 궁금해지는군요 ㅠㅠ
제목
임지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