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6가지 앰프와 거기에 스피커 2개를 이용하는 비교 청음회가 있었습니다.
체계적인 후기까지는 아니고 이렇게 여러가지 기기를 비교 청음을 해본적이 별로 없어서 그 후기나 경험담을 저도 남겨놓고 싶어서 후기를 남겨 봅니다.
모든 기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내용만 쓰겠습니다.
프라이메어 I35
설문조사도 하던데 인기순위가 특별히 좋게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저는 이녀석 음질이 제일 놀라웠습니다. 놀랍도록 투명하고 놀랍도록 단단한 저음을 들려주더군요. 제가 오래 사용해봤는데 심오디오보다 더 선명한데 저음이나 전체 음질은 더 깔끔하고 거칠지 않게 들려줬습니다. 심오디오 음질을 좋아하면서도 결국은 심오디오의 까칠함때문에 결국은 내보냈는데 프라이메어의 음질 특성이 제 취향에도 잘 맞는 음질이었습니다.
그런데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은 했는데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네요. 다른분들 글을 보니.... ^^
프라이메어에 비하면 캐리오디오 SI-300.2D가 좀 더 중립적인 밸런스여서 캐리가 평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저도 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 생각이 확실히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방에서 오디오를 해서 그런 것도 같네요. 그동안 밸런스가 좋고 중저음이 잘 나오는 앰프들을 써봤지만 결과가 별로 안 좋았습니다. 일본 앰프 중에 묵직한 앰프들도 사용해 보고 A클래스 인티앰프도 사용해 봤지만 그냥 답답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런 답답한 음이 듣기가 싫어서 심오디오도 사용했었는데 일단은 이렇게 투명함이나 디테일이 좋은 앰프가 제가 찾던 앰프였습니다.
저는 저음이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음 많으면 붕붕거리고 답답해져서 싫습니다. 프라이메어 I35처럼 저음을 단단하고 깔끔하게 표현해 주는 앰프가 저같은 환경에서는 더 좋은 음질이 나옵니다. 그리고 저음도 해상력이 중요한데 청음회에서 볼륨이 높아서 프라이메어 I35의 저음이 너무 타이트하게만 들리긴 했지만 그런 단단하고 빠르게 치고 빠져주는 특성이 저에게는 좋게 들립니다.
제가 DAC를 별도로 사용하고 있는데 프라이메어 I35는 내장 DAC도 어쩌면 제가 사용하고 있는 DAC보다 스팩은 더 좋고 실제 성능도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DAC에서 소리 밸런스같은거 안 따집니다. 까칠하지만 않으면 일단 해상력이나 투명도가 좋고 봐야 됩니다.
그래서 노스스타 디자인같은 성향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앰프가 약하면 연결하고 나서 비싼 DAC 사용했다는 느낌을 별로 못 받았던 것 같네요.
그래서 실제로 프라이메어 I35를 꼭 한번 사용해 보고 싶은 생각이네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기는 하지만 이런 성향이 분명히 오디오적 쾌감을 잘 살려주고 오디오하는 재미를 살려주는 하이앤드적인 음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리 SI-300.2D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가격은 700만원이네요. 700만원이면 성능에 비해 적당한 가격인거고 국내 판매 가격으로 보면 가성비가 매우 좋은 앰프인 것 같네요.
아마도 다른 분들도 앰프적인 성능이나 밸런스면에서 가장 균형잡힌 특성이었다고 동의하실 것 같네요. 고음, 중음, 저음의 밸런스가 딱 맞는 느낌이었고 구동력도 좋았습니다. 포칼 소프라2랑 매칭했는데 구동력이 좋았습니다. 구동이 어려운 스피커일텐데 매칭하는데 별로 부족하지 않은 느낌이었네요.
프라이메어는 저음 양감이 많지 않은 스타일이고 빈센트오디오는 수준 차이가 분명히 있어서 저음이 약간 퍼지는 느낌이었는데 캐리는 저음 양감도 충분하고 퍼지는 느낌도 별로 없어서 구동력과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직접 연결해 보지는 않았지만 PMC나 B&W같은 스피커들하고도 매칭이 좋을 것 같네요.
코드 CPM2650
명불허전이었습니다. 하위 기종에서부터 하나씩 비교를 하니까 음질 차이가 확실히 구분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매칭상의 이유로 DAC 매칭에 특혜(메트로놈)가 약간 있기는 했지만 고급기종의 음질을 제대로 감상해 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특혜였다고 이해해 봅니다.
돈이 많다면 이녀석을 구입할 것 같네요. 중고가 좋은 가격에 나온다면 한번 사보고 싶습니다.
저는 프라이메어나 코드처럼 투명하고 생생한 음을 좋아합니다. 지저분하게 저음이 퍼지는걸 제일 싫어합니다. 저음이 퍼지면서 음이 답답하고 지저분해지는걸 경멸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코드 CPM2650의 소리가 프라이메어만큼 선명하고 투명한 음을 내주고 저음의 평탄함이나 묵직함도 꽤 좋게 나오네요.
비싸니까 당연히 평균적 음질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확실히 하이앤드는 하이앤드네요. 무대를 만들어주는 힘의 능력에서도 우위에 있었고 스피커와의 상성도 좋은 것 같습니다. 코드가 약간 차갑고 까칠하다는 평을 본 것 같아서 포칼이랑 매칭은 아닐 것 같았는데 매칭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포칼하고 매칭이 별로일줄 알았는데 확실히 오디오는 직접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네요. 소리의 생생함도 아주 좋았고 밸런스도 트집잡을 것이 없는 음이었습니다. 다른 비교 대상들의 장점을 골고루 섞어놓고 거기에 완성도가 조금은 더 좋은 음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아마 다른 매칭하고는 다르게 이건 거의 대부분 생각이 비슷할 것 같네요.
DAC 다르게 매칭한게 트릭일까요?
그리고 장르별로도 편차가 별로 없는 것도 좋은데요. 클래식 재생력도 좋았습니다. 아마 제가 듣기에는 스피커나 케이블 매칭이 좋아서일 수도 있는데 아마 부드러운 성향의 앰프들을 실제 집에서 사용하면 소리가 좀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코드정도 되면 답답하고 어쩌고도 없이 대역 밸런스나 하이앤드적인 중음의 표현력도 한두수정도 더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니가 짱 먹어라. 가격도 제일 비싸고 DAC도 제일 비싼놈으로 매칭하고.. 어쨌든 제일 좋기는 한데 그냥 조건 자체가 금수저네 ^^
총평
간단히 쓸려고 했는데 갑자기 글이 길어지네요. 3가지 마음에 들었던 기기 이야기만 할려고 했는데, 기왕 이야기를 시작한거 총평을 해보고 싶네요.
확실히 빈센트오디오는 가성비가 좋았습니다.
200만원대 앰프에서 나오는 음이라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1000만원대 스피커들에서 좋은 음을 내주더군요. 중립적인 성능으로만 봐서는 제가 아는 200만원대 앰프 중에 최고인게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더 비싼 앰프들과 비교를 하니 약간의 아쉬움이 있기는 했습니다. 성향은 캐리 앰프랑 비슷한 느낌인데 약간은 저음이 풀어지는게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가성비만큼은 굉장히 우수하다는건 인정합니다.
올인원 기기가 필요없기 때문에 뮤지컬피델리티 M6 Encore 225 는 별로 관심을 안 갖고 지냈었는데 해외 평가도 꽤 후하고 가격은 우리나라 판매 가격보다 훨씬 비싸네요. 음질 특성을 해외 리뷰에서는 WHAT HIFI에서 음질이 좋다고는 평가가 되어 있는데 전용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사항이 검토되네요. 안 써봐서 뭐가 어떻게 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진행하시는 분께서 전용앱이 불편한 부분이나 에러가 좀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CDP 기능이나 TIDAL 같은건 문제 없이 된다고 하는데 저도 확실히 아직까지는 파일 재생보다는 CD재생의 음질이 더 좋기는 합니다.
CDP와 일부 네트워크 기능을 하나로 쓸려는 분들이 있다면 가격대비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뽀대도 나쁘지 않네요.
다른 앰프보다는 좀 소프트한 성향이었습니다. 답답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중음이 답답하지 않고 저음도 왕성하게 나와줬습니다. 잔향이 좀 많은 편이긴 했는데 그건 개인마다 호불호가 있을 것 같네요.
일렉트로꼼파니에는 아는 브랜드이긴 했지만 청음을 해본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기본기는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앰프의 힘은 캐리랑 비슷한 수준인 것 같았습니다.
매칭된 스피커의 음색톤을 차분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지만 답답하지는 않아서 성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성향의 앰프는 구동하기 힘든 스피커를 물리면 소리가 답답해지는데 원래 성향이 부드러운 성향이지만 별로 답답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 앰프도 비슷한 가격대 앰프를 잠깐씩 사용해 봤는데 소리 질감이 일본꺼보다 확실히 더 한수 위였습니다.
그런데 제 취향만 아닐 뿐입니다. ^^
저는 프라이메어 I35 와 코드 CPM2650 이 좋았습니다. 싼 앰프들이랑 비교하면서 제일 비싼 CPM2650이 좋게 들리는건 당연한거고 프라이메어는 좀 기대가 됩니다. 가능하다면 지금 사용하는 앰프와 DAC가 오히려 더 비싼 기기인데 처분하고 교체를 해서 사용해 보고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캐리오디오랑 일렉트로꼼파니에랑 뮤지컬피델리티는 음질적인 차이가 어느정도 있기는 했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캐리오디오는 취향을 떠나서 제일 균형잡히고 중립적이긴 했네요.
그리고 지금은 DAC가 필수로 필요해서 결국은 400만원정도 이상급의 DAC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도 부합이 되는지 기대가 됩니다. 스팩이나 내장 칩만으로 DAC 음질이 보장되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출시된지 몇년된 DAC가 최신 DAC보다 더 좋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아마 청음회에서 캐리랑 코드가 음질이 좋았던 이유 중에는 하이앤드급 DAC를 물린 효과가 꽤 큰다고 봅니다. 내장 DAC를 연결해서 청음한건 프라이메어가 유일했는데 분명히 DAC 성능이 떨어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일반 업체에서는 이런 청음회를 하기가 힘들겠죠.
DAC 매칭이나 케이블이 약간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XLR을 지원하지 않는 앰프에 다른 RCA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거구요. 진행자분께서 이야기 하신 것처럼 코드같은 앰프에 굳이 레벨도 안 맞는 DAC를 꼭 물려서 하향평준화를 해서 일부러 그레이드가 떨어지는 음질로 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정도면 일반인이 여러가지 기기를 객관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봅니다. 어떤 제품은 혜택을 보고 어떤 제품은 피해를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모든 사람들의 취향이나 선호도가 다 똑같지 않기 때문에 이런 청음회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중급의 오디오 기기가 더 활용되면서 중고로도 나와야 된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차원에서 후기를 작성해 봤네요. 청음회 주최측 뿐만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국내 오디오 마니아들끼리 좋은 후기나 사용기가 많이 공유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