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패스가 트레숄드를 나와 자신의 이름으로 된 회사를 차리고 만든 첫 작품이 바로 알레프 0s입니다. 미국 출시가 4만 불, 일본 출시가 52만 앤, 국내에서는 4백만 원 정도에 나온 앰프입니다. 당시 평도 아주 좋았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onitusjr&logNo=100206027879
지금까지도 이 제품이 소리가 좋아 인기가 높지만 세월이 흐름이 있는지라 상태 좋은 물건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저도 최근 동호인에게 구입했지만 상태가 좋다는 말과는 달리 폭탄 수준이었습니다. 헐 난감~. 특히 이 제품은 이곳 장터에서만 세 분의 주인이 바뀐 것이고 이력을 자세히 조회해 보니 부산의 ㅅ, 서울의 ㄷ 오디오 가게를 거친 물건입니다. 물론 가게에서는 상태 좋음 또는 극상.... 음~. 서초의 ㄷ 가게에서는 서너 번을 나갔다 왔다
를 반복한 악성 물건입니다. 어떻게 알 수 있는냐고요? 이 물건에는 보기 흉하지 않은 흡집이 특정 위치에 존재해 이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슨 CSI도 아니고 참...
제가 폭탄을 받아들곤 안 되겠다 싶어 수리점을 알아 보았지요, 특히 열이 거의 나지 않아 바이어스 조정이 필요했습니다. 용산 어느 수리점에서는 바이어스 조정이 필요하냐 반문 하였고 또 다른 곳은 특정 수치로 조정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넬슨 패스에게 이메일을 보내 받아 본 23쪽의 상세한 수리용 지침서를 살펴보니 바이어스 및 옵셋 조정 과정이 아주 복잡한 전문적인 것이었습니다. 자가 조정 포기! 그래서
프라임오디오에 전격 수리 의뢰를 하였습니다. ㅁ사장님은 전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을 권했지만 저는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상태는 일단 이미터 저항이 타버려서 다른 부품, 다른 수치(옴)로 교체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휴즈가 정격용량보다 큰 것으로 끼워져 있었고! (이러면 사고 수리가 의심됨)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출력석은 교체되지 않았습니다. 이 출력석이 나가면
단종이라 회생 불능입니다. 한편 방열 구리스 처리가 되지 않아 열을 발열시킬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이러면 열폭주로 출력석 사망하십니다. 그래서인지
열이 나지 않게 한쪽
바이어스는 거의 걸지 않은 상태여서 좌우 소리가 다른 상태였습니다. 말하자면 그냥 살며시 소리만 나는 폭탄 상태였습니다. 그러니
소리가 아주 이상하니 계속 돌기만 하였던 것입니다. 가게에서도 공사가 크니 그냥 폭탄 돌리기를 하였던 것이고. 동호인은 아마도 잘 모르고 구입하고는 다시 방출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죠. 그리고 돌고 돌아 그 폭탄이 제 손에 들어오게 되었죠.
하여튼 오리지널 부품을 외국에서 주문하여 무려 한 달이 걸려 꼼꼼하게 완벽하게 수리가 완료되었습니다. 물론 바이어스와 옵셋도 패스의 지침서에 따라 정교하게 조정했습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청음! 완전히 차원이 다른 소리가 납니다. 열도 뜨겁게 나기 시작하며 패스 특유의 투명하고 질감 넘치는 소리가 쏟아집니다. 바로 이 소리이야!
ㅁ사장 말로는 패스 앰프는 구조가 단순해 내구성이 좋다. 수리를 잘 했으니 앞으로 쓰는데 지장 없다 하더군요. 비용과 번거로운 수고가 좀 들어갔지만 소리가 좋아졌으니 모든 게 용서가 됩니다. 그리고 음질 향상 비법 세 가지를 공개합니다.
첫 번째, 전압입니다. 정식 수입품이라 220V라 써 있지만 사진의 트랜스를 보시면 120
V+120V 구조라 120
V 또는 240V를 선택해야 됩니다. 파워텍도 230
V만 있고 240
V는 지원하지 않으니 120V가 나오는 파워텍에 연결하여 전압을 맞춰 줍니다. 미국 117V로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결선을 찾으랴 고생 좀 했고요. 전압이 맞으니 힘이 붙고 해상력도 좋아집니다. 알레프 앰프들 대부분이 220
V에 사용하니 소리가 휑하다고들 하지요!
수리점에서 바이어스를 220V에서 원래 수치의 95%로 맞추었다고 얘기를 해서 전압을 조금 낮춰 115V에 맞추니 음이 좀 더 선명집니다. 그러다가 220에 꽂아 고가 휴즈가 사망(황망했지만 앰프 안 탄 것이 정말 다행~) 하시어
마음 편하게 220V로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230과 220의 음질을 비교하니 230은 힘이 좋으면서 선이 굵어지고 220은 차분하고 단정합니다. 현재는 그냥 220으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230을 따로 쓸 수 없는 상황이라서.
두 번째, 인렛 단자는 아주 두꺼운 12mm 판넬 안쪽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파워케이블 IEC단자가 다 들어가지 않습니다. 염가형 단자와 특정 제품만 사용 가능합니다.
출시 당시 고가 파워케이블이 나오지 않았던 시기이니 아마도 깔끔한 모양 때문에 안쪽에 부착한 듯. 이에 저는 인렛 단자를 사진과 같이 판넬 바깥쪽으로 다시 부착하였습니다. 물론 인렛 단자도 후루텍이나 오야이데보다 더 좋은 것(기밀!)으로 바꾸어 이제 모든 파워케이블이 사용 가능합니다.
세 번째, 바란스 입력 쇼트핀(1, 3번 쇼트) 사용입니다. 이 앰프는 풀바란스 회로는 아니지만 바란스 입력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언바란스를 쓸 때 쇼트핀을 꽂아주면 소리가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이 쇼트핀을 적용했을 때의 음질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반드시 쇼트핀을 꽂아주어야 소리가 훨씬 좋습니다. 특이한 것은 음량 크기도 커집니다. 패스는 S/N 잡음비만 개선된다고 했건만. 저는 핀 말고 사진과 같이 뉴트릭 XLR 단자에 솔리톤 단결정 은선으로 결선하여 만든 것을 사용하는데 소리도 미세하게 다릅니다. 프리 연결은 바란스쪽보다는 언바란스 소리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합니다.
이상으로 알레프 폭탄 구하기 과정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기기이지만 명기는 명기인지라 소리가 음악적인 질감과 더불어 참 맑고 진득합니다.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