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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박 대표, 안 말리는 조선·동아
시사종교 > 상세보기 | 2005-12-23 13: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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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45

제목

가출한 박 대표, 안 말리는 조선·동아

글쓴이

박진수 [가입일자 : 2001-06-14]
내용
Related Link: http://enews.president.go.kr/publish/php/articleview.php

가출한 박 대표, 안 말리는 조선·동아



과거엔 장외투쟁 항상 질타…그 기개 어디로 갔나





정작 중요한 때 가출한 한나라당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화가 많이 나신 모양입니다. 사학법 때문에 장외로 나갔습니다. 열흘 가까이 국회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부부가 살다 부부싸움을 할 수도 있습니다. 부인이 화가 치밀어 집을 잠시 비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출 열흘은 가정의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정의 한쪽 기둥이 집을 나가면서 내년 가계(예산)는 짜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필 폭설이 내렸습니다. 집 한쪽에 엄청난 피해가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모른 채 하고 있습니다. 군에 가 있는 아들은 외국(자이툰)에 파병 나가 있는데, 가출한 엄마 때문에 갑자기 복무를 중단하고 집에 돌아와야 할 판입니다.











한나라당이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고 거리집회를 하고 있는 동안 열려야 할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는 열리지 못한 채 정부관계자만이 나와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머니는 걸핏하면 “가장이 집안에 신경을 안 써 가계를 파탄내고 이 때문에 식구들이 도탄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때에 어머니가 집안을 돌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딱한 일입니다.





이해하기 힘든 일은 일부 신문의 보도태도입니다.

사학법에 대해 조선 동아 두 신문은 다른 매체에 비해 유난히 비판적입니다. 그러나 두 신문이 사학법을 찬성할 수 없다는 것과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비록 사학법에 부정적인 입장이더라도 제1야당이 국회를 공전시키면서 산적한 현안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은 과거 취해 왔던 논조와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과거 두 신문은 야당 장외투쟁에 대해 누구보다 통렬하게 질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회사 입장을 대표하는 사설만 놓고 따져보겠습니다.





야당의 장외투쟁 가차 없이 비판하던 조선일보

조선일보의 경우입니다. 90년에 3당 합당, 방송관계법 변칙통과, 내각제 개헌론 등 때문에 당시 야당인 평민당이 장외투쟁에 나섰습니다. 가차 없는 비판을 가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이유로 해서 통상의 정치와는 대립되는 의미의 전면적 장외투쟁을 從이 아닌 主로 삼는 경우에 우리는 그것을 찬성하지 못한다…정치는 역시 통상의 정치의 틀 안에서 정상의 모습으로 추구돼야 함을 역설한다…무한 장외투쟁은 되지 않도록 야권 지도부의 신중한 숙고를 당부한다.”(90.7.22.)





94년엔 당시 민주당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저지를 위해 장외투쟁에 나섰습니다. 비판의 강도가 높아졌습니다.





“책임 있는 야당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당으로서 제도적 장내정치를 외면하고 다중의 힘을 과시하는 가두집회의 방법을 선택하는 데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다수결에 의한 국회운영에서 열세를 면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장외 가투방식의 의사표시를 선호한다면 이것은 이율배반적 태도…이미 장외투쟁으로 정치를 좌우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과거 군사통치 기간처럼 정치의 민주절차나 과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 길 밖에는 대중에 호소할 수 없는 경우라면 모르거니와 지금 새삼스레 합법적인 정치과정을 고의로 무시하는 것은 누구나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94.4.9.)





95년엔 국민회의가 5·18관련자 처벌 특검제 도입과 중대선거구제 전환중지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서자 일침을 가했습니다.





“원내 제1야당이 밖으로 뛰쳐나가 대중집회를 통해 특정 목적의 정치투쟁을 벌이는 것을 결코 정당화 할 수 없다.”(95.11.28.)





여야 바뀌자 장외투쟁에 호의적

97년 여야가 바뀌었습니다. 장외투쟁을 보는 조선일보의 시각이 갑자기 따뜻하게 바뀌었습니다. 웃기는 변화입니다.

99년 이종찬 전 원장의 국정원 문건반출 논란으로 한나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장외투쟁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이해한다는 듯한 사설을 실었습니다.





“여권은 지금 야당의 장외투쟁계획을 맹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조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데도 야당이 장외로 나가고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99.11.4.)





2000년엔 국회법 날치기 통과와 총선 비용 실사 개입의혹, 한빛은행 대출부정 사건으로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조선은 아예 여권의 책임론을 세 번에 걸쳐 제기합니다.





“야당은 장외로 나가 있는 등 정치상황은 정말 누구라도 개탄할 만하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회법 개정을 둘러싼 여당의 날치기로 인해 이른바 상생의 정치가 완전 파탄났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2000.9.5.)





“민주당은 이 같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비난하면서 다시 한번 단독국회 불사의 자세를 고집하고 있다…오로지 총재의 말씀과 그 무오류성에만 매달린 채 현실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갈수록 상실해 가고 있는 게 총선 이후 여권의 현 주소다. 이래가지고는…야당을 원내로 끌어들일 수도 없는 게 자명한 일이다.”(2000.9.8.)





“야당의 장외정치와 국회 파행이 왜 생겨났는지 그 원인에는 눈을 감은 채 계속 성명전만 해서야 작금의 정국 경색이 어떻게 풀리겠는가?”(2000.9.25.)





야당이 누구냐에 따라 장외투쟁을 보는 시각이 바뀝니다. 그 이중잣대가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멜레온 보도의 전형입니다.











연말까지 파병 연장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자이툰 부대 파병의 법적 근거가 없어지는 등 사상 초유의 위헌 사태를 맞게 되고 부대원들의 파병수당은 물론이고 현지 고용인력의 임금도 지급할 수 없게 된다.





장외투쟁에 시종 비판적이었던 동아일보

동아일보 역시 장외투쟁에 대해 비판일변도였습니다.

94년 민주당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저지 장외투쟁 때 “장외투쟁은 효과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장외투쟁이 난국타개와 정국 수습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킬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장외군중집회라는 과거 투쟁도식이 얼마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는가는 별개의 문제다.”(94.4.10.)





94년엔 민주당의 국회해산 요구 장외투쟁에 대해 “장외투쟁은 의회민주주의에 반한다”고까지 비판했습니다.





“제1야당 대표가 민주적 절차와 국회를 외면한 채 자기주장의 일방적 강요를 위해 과거 정통성 없던 독재정권 타도투쟁 때나 쓰던 장외투쟁을 들고 나와 계속 밀어붙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94.11.28.)





95년엔 국민회의가 5.18관련자 처벌 특검제 도입과 중대선거구제 전환중지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서자 “장외투쟁을 그만두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며 장외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은 의회주의적 자세가 아니다…이런 판국에 국정책임의 일단을 나눠 갖고 있는 제1야당 총재가 시국불안을 걷어내는데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추기는 장외투쟁에 나선다면 곤란하다.”(95.11.29.)





96년 여당의 야권 당선자 빼가기에 항의해 야당이 장외집회에 나섰을 때도 이유 불문, 장외투쟁은 안 된다고 말합니다.





“무리한 야권 당선자 빼가기는 무슨 변명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것이 야당들의 장외투쟁까지 합리화시켜주는 것은 아니다…수도 서울 한복판에 많은 군중을 모아 놓고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것은 누가 봐도 구시대적 낡은 투쟁방식의 재연이다.”(96.5.27.)





97년, 야당이 노동법 날치기 통과에 항의해 장외집회를 하자 “야당도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야당도 이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아무런 대안 제시 없이 날치기 통과법안은 원천무효라는 주장만 되풀이 한다면 대화를 통한 타협은 불가능한 게 아닌가.”(97.1.15.)





97년 여야가 바뀐 이후에도 동아일보는 조선일보와 달리 지금 야당의 장외집회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습니다.

98년 정치권 사정에 반발한 장외집회, 99년 정형근 의원 언론대책 문건 폭로에 이어진 장외투쟁, 선거비용 관련 국정조사와 특검제 도입 요구 장외투쟁,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 요구 장외투쟁 등 야당의 계속되는 장외투쟁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동아 역시 이번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싸우지 못해 장외투쟁에 나서야 할 만큼 무기력했다는 투의 질책 내지는 독려의 메시지로 비치는 듯한 사설까지 실었습니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호남지역 폭설피해 복구대책을 논의하자는 여당과 다른 야당의 요구를 거부한 채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갑자기 장외투쟁에 입 다문 이유는?

지금까지 두 신문은 대체로 이유가 어찌됐든, 결과가 어땠든 장외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야당에게 모든 문제는 국회 안에서 풀라고 일관되게 주문해 왔습니다.





두 신문에 묻습니다. 단지 사학법이 예외인 근거는 무엇입니까? 갑자기 장외투쟁이 의회주의의 한 축이라도 됐습니까? 국회가 처리해야 할 민생문제가 더 이상 없어졌습니까? 제1야당이 이제 국정책임의 일단을 나눠 갖지 않게 됐습니까? 야당이 대안을 내놓지 않아도 될 만큼 자유로워졌습니까? 장외투쟁이 불가피한 독재정권으로 나라가 회귀했습니까? 국민들이 장외투쟁을 정치축제로 받아들이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습니까? 장외투쟁이 폭설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호남주민들에게 대단한 위로가 되고 있습니까?





두 신문의 관망은 명백한 정치적 편향보도

두 신문은 “왜 우리에게만 장외투쟁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뭐라 그러느냐?”고 반문할 것입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두 신문은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적 편향보도를 계속 취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저는 두 신문이 원한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숱한 증좌를 들이대며 논쟁할 자신이 있습니다. 사학법 역시 자신들의 이해와 맞물려 있거나 한나라당 입장에 심각하게 쏠려 있기 때문에 아무런 비판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두 신문은 또 반문할지 모르겠습니다. “비판을 하고 안 하고는 언론사의 판단영역 아니냐?” 맞습니다. 그러나 모두에 지적했듯이 사학법에 대한 비판과 국회 외면에 대한 비판은 별개 문제입니다. 과거 두 신문이 일관되게 취했던 입장이 바로 그것 아니었습니까.





나라의 현안이 산적해 있고 정국이 파행으로 치닫는데, 그간 국정운영에 시시콜콜 따지고 들며 나라걱정은 다하는 듯 하던 두 신문이 갑자기 팔짱을 끼고 관망하는 것은 언론의 책임에 관한 문제입니다. 과거 두 신문이 장외투쟁 때마다 개탄을 한 것도 그런 이유 아니었습니까?





지금 두 신문은 한나라당과 더불어 중요한 공적 책무를 방기하고 있습니다. 입만 열면 주장하던 민생정치를 함께 외면하고 있습니다. 폭설로 고통 받는 국민들 뒷전에서 구두선이나 읊을 때가 아닙니다.

이런 비판이 억울하다면 당당하게 한나라당을 질타하십시오. 국회로 돌아오라고.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로 나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아무쪼록 두 신문이, 한나라당과 함께 의회정치 실종의 공범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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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이 와서리 긁어와 봤습니다.

제목 카피가 명작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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