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일 전에 구매한 뮤피의 엔트리 제품 m3si사용기 입니다.
사용기에 앞서 저는 분리형 오디오로 음악감상한 경력이 18~20년 정도되지만, 업그레이드나 시스템 변경에 관한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아 일천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인티앰프가 아닌 분리형앰프는 사용해본 역사가 없는 중저소득의 직장인입니다. 사용해본 스피커가 7~8종, 인티앰프가 8~9종, 소스기기 4~5종 정도 되는 것이 20여년간 오디오 경력의 전부이며, 아이들 크는 10여년 동안은 음악은 들었으나 오디오는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오디오를 통틀어 m3si 인티앰프가 제가 산 최초의 새 제품입니다. 한정된 경제력으로 새 것보다는 그가격으로 살 수 있는 한 단계라도 높고 상태좋은(?) 중고제품만이 저를 구원해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 제품을 샀다가 그냥 폐기처분한 앰프가 2종, 그렇지 않더라도 항상 고장에 대한 고민으로 고심을 안고 음악감상을 해오던 차에 맘 편하게 음악을 듣고자 이번에 새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연유로 저의 일천한 오디오 익스피리언스를 감안하고 이 사용기를 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뮤피 앰프는 처음은 아닙니다. 오디오를 시작하던 20대 후반(1999~2000년 정도) 무렵, a1x를 지인으로부터 20만원에 구매하여 들었었습니다. (a1계열은 아직도 중고가가 20만원을 넘어가는 걸로 보면, 정말 롱런 그 자체.. 아니, 오래된 앰프이니 오히려 가치가 더 올랐다고 봐야겠네요..) 그 뜨거운 상판이 인상적이었고, 클래식을 잘 듣지 않았던 그 무렵 클래식 음반을 사모을 수 있게 해준 앰프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시절 제가 주로 들었던 장르는 재즈였고, 해상도 높은 중고음에 비해 다소 풀어지는 저음으로 재즈의 베이스 연주에 대한 아쉬움때문에 a1과 이별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비교적 단촐하게 시스템을 운용해오면서 음악에 대한 감성이 재즈에서 클래식으로 변화해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오디오 때문에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클래식이 좋아지고 나서 부터는 기존에 좋아했던 다른 장르들이 좀 심심하게 느껴지더군요. 오디오적으로 미드엔드급도 안되는 시스템이지만, 그것들을 통해 모짜르트, 베토벤, 브람스, 슈만, 바흐, 브루크너, 말러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왔습니다.
[m3si의 전면부 모습; 플라스틱같기도 한 주물형태의 큰 볼륨 좌우로 6개의 입력단 LED와 버튼이 각각 3개씩 배치되어 있으며, 제일 왼쪽 버튼은 전원버튼-리모콘으로 동작을 구현할 수도 있는 전원버튼인 듯 생각되지만, 수동으로 켜야한다. 켤때 릴레이가 붙는 소리와 함께 전원이 동작하며 끄면 스탠바이 쪽에 led가 들어오는 방식이다. 위에 있는 리모컨또한 단정한 디자인과 적절한 크기와 편의성을 제공한다. 각종 입력부 선택과 볼륨조절, 같은 영국에서 설계된 제품이라 그런지 CDP 재생/멈춤까지 연동이 된다.]
1. 디자인
m3si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여타 다른 m시리즈와 틀리지 않은 패밀리 룩인 듯 싶습니다. a1x나 그 무렵 앰프의 경우 일부러 그러기라도 하듯, 실용성 앰프 디자인의 정석과도 같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기라도 하듯, m시리즈에 이르러 뮤피는 디자인을 그냥 등한시 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빼어나게 화려하거나 아름답지는 않아도 단정하고 깔끔한 디자인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저는 뮤피하면 검정이미지가 떠올라 다른 시스템이 대부분 은색계열이지만, 검정으로 선택했습니다. 셀렉터가 기계식이 아니므로 잡음걱정은 하지 않아도 됨은 물론이구요.
2. 입력단과 dac
엔트리급 앰프에 모든 실용을 다 주는 입력단은 뮤피 m3si의 미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브로 사용하기에는 불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저처럼 이 앰프가 메인인 뮤직러버들에게는 포노를 포함한 6개의 입력단은 은혜로움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dac... 저는 단일 dac은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오디오 랩 8200cd를 구매면서 dac이라는 것의 활용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8200cd의 dac을 들어보고, dac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이 날아갔었습니다. mp3라는 다운샘플링된 소스를 이렇게 디테일하게 표현해주다니..뮤피 m3si의 dac은 많은 분들이 잘 아시듯이, 오디오랩 8200CD와 마찬가지로 A-B타입 USB 케이블을 통해 컴퓨터본체 혹은 노트북 등과 연결하여 USB입력 버튼을 통해 컴퓨터에 파일로 존재하는 MP3, FLAC, WAV등의 파일을 푸바, 아이튠즈 같은 프로그램으로 파일을 재생한 것을 앰프가 입력받아 아날로그로 증폭시켜주는 방식입니다. 소리를 오디오랩8200CD와 비교해보면, 서로 다소간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 8200CD의 경우가 좀 더 화려한 음색을 제공하는 느낌을 가지게 하며, 뮤피 DAC의 경우 두툼하면서도 단정한 중음 중심의 발란스를 잘 구현해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노단의 경우, 기존에 VOW 150L 포노앰프를 가지고 있었던 덕에 두 포노단을 비교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 뮤피 포노단(MM)은 평탄하고 깔끔합니다. 포노단이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며, 음악을 듣기에 모자람은 없습니다. 다만, VOW 150L의 포노앰프의 경우가 아무래도 진공관초단관을 통한 사운드라 엘피 소리의 볼륨감이라든지, 음색면에서 좀 더 나은 음악적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그 외에도 두개의 AUX1, 2단이 있는데, AUX1의 경우 스위칭을 통해 HT(Home Theater)모드로 사용가능합니다. (메뉴얼의 설명에 따르면) HT 모드인 경우 볼륨컨트롤이 본 앰프를 통하여 되는 것이 아니며, 홈씨어터 앰프를 통한 제어가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스피커 등이 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AUX2는 그냥 RCA 입력만 제공합니다. 그리고 라인아웃 단자와 프리아웃 단자 등을 통해 프리앰프로도 활용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m3si의 뒷 모습; 왼편에 스피커 단자가 모여있으며, a-b타입 usb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dac단과
아날로그 입력부인 포노단이 그 다음 순서로 제공된다.]
3. 음질과 출력
충분한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으나 너무 매끈하여 장르를 좀 탈 소지는 있어 보입니다. 중음이 훌륭하다는 말을 먼저 들은 적이 있는데, 말 그대로라 생각합니다. 아주 빼어나지 않을런지 모르겠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중음이 나오기도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음의 경우 불만이 있으신 분들도 있던데, 스피커를 잘 매칭한다면 고음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아주 높은 옥타브로 올라가는 경우 매우 만족스럽지는 않을지 몰라도, 플룻이나 바이올린의 고음표현은 날렵하고 음악적이라 생각합니다.(적어도 제 스피커에서는..^^) 저음 또한 아주 단단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너무 풀어짐 없이 표현해 냅니다. 다만, 대편성에서의 펀치력은 좀 아쉽긴 합니다. 이는 장르적 특성이 다소 있을 수 있다는 느낌과 괘를 같이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사실적이고 현장감 있는 소리라기 보다 잘 튜닝된 깔끔하고 매끈한 소리입니다. 모노모노로 설계된 덕에 오케스트레이션에서의 음 분리도도 좋습니다. 특히 저 처럼 듣는 장르의 80% 이상이 클래식인 경우 좋은 선택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앰프라 생각합니다.
8옴에서 85W의 출력은 텍스트상으로는 모자람이 없게 느껴집니다. 대부분 제가 아는 엔트리 급들은 40-60W 정도 였었고, 85W라는 출력이라 내심 40-60W급보다 훌륭한 펀치력을 기대했는데, 그 부분은 기대한 것 보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점은 다이나믹한 오케스트레이션(후기낭만쪽에 속하는 대편성 작품들)이나, 비트가 있는 음악 장르들에서는 다소 허전함을 느끼게 할 소지가 있어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에 반해 독주/실내악이나 성악류, 고전주의/바로크음악 혹은 스탠더드한 편성의 재즈, 뉴에이지, 팝 정도의 장르에서는 앰프의 개성을 충분히 보여주면서 음악을 들려 주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이러한 성향은 이 앰프에 매칭하는 스피커가 구동하기 힘든 스피커의 경우 생각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예측도 해보게 합니다. (물론 실제로 해봐야 아는 문제이므로 팩트로 받아들이지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운용 중인 스피커는 감도 90디비의 av용으로 나온 그리 구동이 힘든 스타일은 아니라 (b&w 704 톨보이) 큰 불만없이 매칭이 되는 듯 합니다.
4. 결론
이 가격에서 더 이상은 없다고 말씀은 못드리겠습니다. 전제했다시피 일천한 제 오디오 경력은 그런 말을 할 용기를 잃게 합니다. 하지만, 클래식이 음악감상이 메인인 음악 애호가에게 입문기 혹은 옆그레이드 기기로 괜찮은 로우/미드파이 인티앰프로 자리매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매칭은 저로서는 b&w 704와 밖에 못해봤으니, 이게 베스트 매칭인지는 잘 모르겠구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듯 하긴 합니다만).. 예전에 이 스피커(704)를 살 때 전 주인분 댁에서 들어본 엘락 스피커가 음압이 88db이상 나와 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엘락의 약간 쏘는 느낌을 앰프가 잘 잡아준다면, 아름답고 매끈한 고음과 발란스가 잘잡힌 중음이 잘 어우러지는 결과를 낳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