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케이블을 만나다. 첼리비다케.
2018년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디오케이블이 무었이냐고 누군가 제게 묻는다면 저는 주저없이 네오복스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동안 발표되었던 네오복스 케이블의 대부분을 사용한 경험자로서의 그 친근함에 기인한 답이 아닌, 가장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대답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오디오케이블 제작사나 수입사들이 그럴싸한 포장과 이벤트성 홍보로 순간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마케팅에 몰두할 때, 네오복스는 단순하고도 무식하게(?) 도체개발에 몰두해 왔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재에 엉성한 제작 퀄리티. 말도 안되는 가격정책에 오디오애호가들의 뒷통수를 사정 없이 후려칠 때. 네오복스는 도체는 물론, 단자까지 직접 개발하고 제조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서 오히려 가격은 마진을 줄인 착한 가격으로 오디오애호가들을 만족시켜 왔습니다. 언젠가부터 네오복스는 가성비를 뛰어넘는 퀄리티에 고객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사후AS정책 등 국내 케이블 업체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해왔죠.
네오복스 업체는 도체의 완성을 위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폐기하기를 반복해 왔고, 저 역시 그 테스트 케이블들을 받아서 들어보며 제품의 완성에 약간은 기여한 바가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어 왔고 어떤 노력을 들였는지. 그저 시행착오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투자와 실패를 반복해 온 걸 보아왔기에. 그렇게 네오복스는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존의 오이스트라흐MK2가 공전의 대히트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네오복스는 은도금케이블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프리미엄급 레퍼런스 케이블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시제품을 받아본게 2016년 연초였으니 모름지기 4년이나 걸린 대장정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이 첼리비다케라는 새로운 라인업의 등장은 제겐 너무나도 큰 기대였습니다. 그동안 네오복스를 만들어왔던 모든 케이블들이 은도금선이었던 반면, 첼리비다케는 6N급 동선이라는 정공법이 무척이나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물론, 이제까지의 은도금선을 사용한 기존의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의 가성비와 완성도 높은 제품의 품질로 국내 오디오애호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오이스트라흐MK2가 국내 오디오시장에서 단일 제품 중 가장 높은 판매고와 시장점유율을 이루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저가 오디오를 쓰는 분이나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춘 분들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제품이 바로 오이스트라흐MK2였으니 말이죠. 저 역시 이번 첼리비다케 발매 전까지 메인시스템에 사용한 케이블은 오이스트라흐MK2였습니다.
하지만, 오이스트라흐MK2는 기존에 시스템을 만족스럽게 꾸민 상태에서의 케이블 교체를 통한 업그레이드나 걸출한 하이앤드 시스템에 맞출 하이앤드급 케이블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던게 사실이었습니다. A급의 시스템을 더 끌어올려주는데에는 매우 효율적이지만, 특A급 시스템에서의 약간의 부족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제네시@에 만족하는 자동차오너도 있고 메르세데스 벤@S클래스에 만족하는 자동차오너 역시 존재하는게 세상의 이치 아니겠습니까.
기존의 일반적인 사용기와 다르게 저는 첼리비다케의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시작할까 합니다.
실키한 느낌의 고급스러운 사운드의 완성.
첼리비다케를 글로 표현한다면 제 글재주의 한계를 감안할 때 이렇게밖에는 말씀드릴 수 없을 듯 합니다.
한가지 더 특이한 점. 더 좋은 시스템에 물릴수록 그 진가를 드러낸다는 부분입니다. 마치, 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끝까지 테스트해보라는 듯, 좋은 시스템에 물릴수록 첼리비다케의 존재감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더 놀라운 점은 비슷한 가격대의 케이블들과는 비교 자체가 안될뿐더러 정말 이 제품과 비교가 되겠어라고 할 정도의 케이블들을 가뿐히 압도한다는 점입니다. 저와 같이 비청해 본 많은 오디오애호가들은 한결같이 소리에 놀라고 그 가격에 놀라더군요.
첼리비다케는 도대체 어떤 케이블이기에 이 정도의 평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는지. 하나 하나 풀어볼까 합니다.
첼리비다케는. 벤@S클래스라는 이름을 꺼내어 비교할 만큼의 존재감이 있는 케이블인 것입니다.
첼리비다케. 무엇이 다른가?
무산소동선에서 6N급의 선재는 그렇게 놀랍거나 대단한 선재는 아닙니다. 더 높은 급의 선재도 있고 더 비싼 선재도 수두룩하니 말이죠. 하지만, 몇N급을 표현할 때 그 수치가 정확한 비교의 가치가 될까요? N의 수가 높을수록 더 좋은 선재는 분명합니다만, 적어도 오디오케이블에서는 그 수치가 전부가 아니란걸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들은 아실것 입니다.
첼리비다케의 선재는 일반적인 6N급의 선재는 아닙니다. 일반적인 업체들이 그러하듯, 그저 만들어진 선재를 사용하는 업체라면 네오복스는 벌써 잊혀졌겠죠. 자체 설계한 도체구성으로 케이블 생산 공장에 직접 특주해서 제작하는 독자적인 결정구조로 도체를 만들고, 특수한 정련과정을 거치며 생산하는 제품이기에 그 차이가 가능할 것입니다. 여기에 사운드의 완성에 가장 높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절연방식의 차이와 차폐의 미학이 더해져 첼리비다케는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업체의 설명을 꺼내 본다면 테플론 에어 절연에 대한 부분입니다. 오디오 케이블의 절연 방식 중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진게 테플론 절연 방식입니다. 여기에 공기를 이용한 유전율 감쇄 기법은 다른 케이블과 첼리비다케를 차이가 나게끔 하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합니다. 공기층을 이용한 절연은 네오복스사가 이번 첼리비다케를 만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완성해 낸 기적의 결과물을 이루는 근간인 것입니다.
현대 오디오케이블에서 가장 큰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부분인 지오메트리가 빠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대 오디오 케이블의 마지막 튜닝이라고도 불리는 지오메트리. 첼리비다케의 지오메트리는 특별합니다. 어느 정도 도체의 가닥을 잡고 어떤 방식으로 꼬여서 만드는가. 이 부분 역시 막대한 시제품 개발비의 부담을 안고도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가장 이상적인 케이블로 만들어 낸 결과물인 것입니다.
적당히. 대충 만들어서 그저 그런 홍보로 이쁘게 포장만 한다면 쉬울 일을 그 가시밭길을 굳이 찾아서 걸어가며 만들어 내는 뚝심. 그 진심의 산물이 바로 첼리비다케입니다.
좋은 선재와 그 선재를 완성시키는 효과적인 절연, 그리고 지오메트리. 이 세가지가 공존하며 그 시너지에 시너지를 더해 첼리비다케는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 졌습니다.
단자부분을 보겠습니다. 인터케이블부터 스피커케이블까지 모든 단자에 공통으로 블랙무광마감을 했습니다. 보다 더 강인하고 남성스러우며 블랙무광의 시크함은 그저 고급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네오복스사의 단자 색상이 컬러풀하고 은도금선에 걸맞게 화사했다면, 이번 첼리비다케는 고급스러운 사운드에 걸맞게 단자의 색상을 블랙무광으로 고급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가장 심플한것이 가장 고급스럽다는 디자인의 철학을 담아내었습니다.
인터케이블 단자의 경우 약간 작은 사이즈로 제작을 해 좁은 단자 공간에 효율적으로 대체하기에 충분합니다. XLR 단자 역시 심플하면서 체결성이 좋습니다.
스피커케이블의 바나나 단자는 상당히 효율적인 체결이 가능하도록 특수 제작한 단자로 체결시의 느낌 자체가 다릅니다. 말굽 단자 역시 로듐도금을 채용한 특주단자로 화려한 모양새보다 심플하면서 체결시 효율성을 높인 제품입니다.
단자의 완성도는 그 케이블의 완성도와 직결됩니다. 아무리 좋은 선재인들 그에 걸맞는 단자를 만나지 못하면 그 빛을 발하기 힘들것이며, 좋은 선재는 좋은 단자를 만나야 비로소 그 사운드를 완성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모든 단자를 직접 제작하고 완성시키는 오디오케이블 브랜드가 국내에 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네오복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케이블업체라는데 확신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첼리비다케. 어떻게 인생케이블이 되었나?
이제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반적인 동선의 특성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힘있는 저역대입니다. 전체적인 밸런스의 무게중심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저역의 양감과 질감을 잘 표현해 내는게 일반적인 최상급 소재 동선의 특징입니다만, 첼리비다케의 저역은 약간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타이트한 베이스의 타격감과 더불어 매끄러운 질감의 중역을 자연스레 이끌어 냅니다. 점점 더 깊이 내려가는 저역대의 깊이감은 유려한 중역대와 자연스레 어울려져 환상적인 밸런스의 미학을 이끌어 냅니다.
여기에 강력한 한 방이 있으니 바로 고역대의 해상도입니다. 기존의 은도금선을 만들어 냈던 그 화사한 고역의 맛을 이 첼리비다케의 동선에서는 과연 이 사운드가 동선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고역대인가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또렷한 윤곽감과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초롱초롱하게 생기있는 이슬이 맺힌듯한 깨끗하고 상큼한 고역대의 매력은 실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아름다움입니다. 귀를 피곤하지 않게 부드럽게 끌어올리며 절대로 날리지 않는 고역. 산뜻한 느낌이 자연스레 베어 나오는 싱그러운 고역이 왜 첼리비다케인가를 설명해 줍니다. 정말 좋은 케이블. 고가의 케이블만이 선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껏 즐겼던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아는 노래들. 그 노래들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제 시스템은 무었 하나 달리지지 않았습니다만 단지 첼리비다케 하나의 차이로 말입니다.
더 생기 있게. 보컬은 더 앞에서. 무대는 더 뒤로 넓게. 악기는 더 살갑게 다가옵니다.
현은 더 현답게. 관악기는 더 관악기답게. 타악기는 더 존재감있게 공간을 잠식합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조합의 완성은 너무나도 실키하면서 고급스럽습니다. 최고의 하이앤드 차량에 탔을 때의 그 승차감과 만족감을 오디오에서 느낀다면 그 중심에 첼리비다케가 우뚝 서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첼리비다케. 이제는 국대 케이블이 되지 않을까.
세상에는 첼리비다케보다 더 좋은 소리에 더 좋은 품질을 가진 케이블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런 케이블을 첼리비다케의 가격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단지 가성비라는 그 평범한 말로 표현하기에 이 첼리비다케의 존재감은 너무도 우월합니다. 그 어떤 좋은 수식으로도 첼리비다케를 표현하기엔 부족합니다. 어쩌면 그게 제 글솜씨의 한계이겠지만, 첼리비다케는 국내에서만 평가하기에는 너무도 큰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첼리비다케는 이제 해외에서 평가받아야만 할 제품입니다. 국내에서 이보다 더 좋은 케이블이 과연 있을까요? 그것도 이 가격에 말입니다. 해외에서 유명한 오디오평론가를 만나게 된다면 (뭐... 만날 일이 있겠습니까만) 꼭 한 번 들려주고 싶은 케이블.
첼리비다케는 대한민국 오디오케이블의 국격을 한단계 끌어올릴 역작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만난 인생케이블의 감동. 이 글을 읽어 보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