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터뷰 보고 열 받은 전공학자들이 많은가 봅니다. 실명 밝히고 조목조목
황교수 주장을 반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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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 말대로라면 줄기세포 바뀔 가능성 없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2005-12-17 15:21]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해명과 노성일 미즈매디 병원 이사장의 재반박으로 줄기세포 연구의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져가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브릭(BRIC,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을 중심으로 한 소장과학자들과 누리꾼들은 ‘곰팡이균에 6개 줄기세포가 오염됐다는 사실 자체를 믿을 수 없다’, ‘줄기세포 수립 첫 단계부터 미즈매디 병원 것과 뒤바뀌었을 수도 있다’ 등과 같은 황 교수의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본보는 노성일 이사장이 “줄기세포 연구에 전문가인 나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한 황 교수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17일 오전 고영규 고려대 생명과학대 교수로부터 자세한 설명과 문제제기,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
“줄기세포 뒤바뀔 가능성, 황 교수 주장대로라면 없다”
고 교수는 일단 황우석 교수가 “줄기세포 수립 첫 단계부터 미즈매디 병원 것과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고 교수는 “세포를 배양해 줄기세포를 만들게 되면 모든 연구자들은 일단 20~30개 정도를 얼린 후 그 중 하나를 키우고, 이렇게 자란 것을 갖고 DNA핑거프린팅(지문분석)을 하게 된다”면서 “결국 황 교수가 미즈매디 연구원에게 DNA핑거프린팅 의뢰를 맡겼다는 것은 이미 줄기세포를 20~30개 정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설명했다.
황우석 교수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DNA핑거프린팅과 관련해 “미즈매디 병원 연구원을 통해 3차례 분석을 맡겼고, (그로부터)2·3번 줄기세포의 분석결과가 일치한다는 소식에 매우 기뻐했었다”고 말한 바 있다.
고 교수는 “DNA핑거프린팅은 줄기세포가 이미 많이 성장했을 때 가능한 일”이라며 “황 교수가 검찰수사를 의뢰한 것처럼 줄기세포 수립 첫 단계부터 미즈매디 병원 것과 뒤바뀌었다면 분석결과가 일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황 교수가 제기한 의혹대로 줄기세포 수립 첫 단계에서 미즈매디 병원의 것과 바뀌었다면 DNA핑거프린팅 과정에서 환자의 체세포와 불일치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사이언스>에 논문 제출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고 교수는 “황 박사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곰팡이균 오염 주장, 신빙성 약하다”
그렇다면 줄기세포가 곰팡이균에 오염됐다는 말은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고 교수는 “줄기세포가 오염이 되는 경우들은 간혹 있지만, 그 오염 역시 곰팡이가 아니라 대부분 이콜라이 같은 박테리아이거나 이스트(Yeast, 효모균)”라고 설명했다.
브릭의 일부 소장과학자들은 “동물세포를 키우는 배양액엔 대부분 페니실린 등이 함유돼 있어 곰팡이가 생길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고 교수는 그러나 “페니실린은 세균을 죽이는 것인 만큼, 곰팡이엔 작용하지 않는다”며 “어쨌건 곰팡이에 의한 오염은 발생하기조차 매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개를 사육하고 있는 서울대 수의대 가건물로부터 곰팡이가 날아왔다는 황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가연구과제로 엄청난 돈을 지원받은 연구를 하면서 그렇게 허술하게 보관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줄기세포 10개가 진짜고 1개가 가짜라도 문제 된다”
노성일 이사장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가 오염된 줄기세포를 1~2월 사이에 다 만들어 3월15일에 논문을 어셉트(accept) 받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노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라토마 검증을 하기 위해선 최소 12주, 즉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배아가 만들어져 줄기세포로 클 때까지 거의 한 달의 시간이 걸리고, 사진을 찍으려면 1~2개월 정도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의 오염사실을 인지한 직후인 지난 1월9일 정부에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의 오염 시기를 지난해 11월말~12월초로 기억하고 있었다.
노 이사장은 “(오염된 줄기세포를) 12월에 만들어도 (논문 승인을 받는 것은) 3월이 넘어야 하는데, 테라토마 검증을 생략했다 하더라도 너무 서두른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고 교수는 “줄기세포를 확립한 이후 부대 실험, 지문법, 사진찍기, 테라토마 등의 과정을 거치려면 노성일씨가 말한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11월말~12월이건 1월이건 황 교수가 그 같은 과정을 거쳐 줄기세포를 다시 확립, 3월에 (논문을) 어셉트 받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또 줄기세포를 확립한 이상 그게 1개이냐 3개이냐가 뭐가 중요하냐고 말한 황 교수에 대해 “가짜 줄기세포가 하나만 있어도 사이언스에 제출한 논문이 철회되는 상황인데, 진짜가 1개이건 10개이건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되묻고 싶다”며 고개를 저었다.
“<사이언스> 논문 철회로 황 교수 사실상 사망선고 받았다”
고 교수는 “여론이 이번 사건을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주장 중 어떤 것이 진실이냐’, ‘황 교수팀에 배아줄기세포 기술이 있냐 없냐’의 국면으로 몰고 가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처음에 문제가 됐던 황 교수가 <사이언스>에 제출한 논문이 진실인가 아닌가 여부이다”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황 교수의 말 그대로 봐도 11개 줄기세포 중 3개가 가공의 것 아니냐”며 “<사이언스>가 논문철회 요청을 수락한 이상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배아줄기세포 확립 기술이 황 교수팀에 있냐 여부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사이언스>의 논문 철회로 황우석이라는 과학자는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라며 더 획기적인 논문으로 지금의 의혹을 풀 수 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이 ‘바람’일 뿐 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 교수는 “만약 황 교수가 또 다른 데이터로 논문을 쓴다고 할지라도 <사이언스>와 같은 리뷰(review)들에서 ‘I don’t believe it(난 이것을 믿지 못하겠다)’라고 말하면, 그 논문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인정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실제로 이 같은 이유로 논문이 리뷰들에 실리지 못하는 일은 빈번하다”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황 교수의 2004년 연구가 진짜라고 할지라도, 이번 사태로 인해 더 이상 황 교수의 연구는 어찌해 볼 바가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뉴욕타임즈> 등에선 이번 일로 한국 과학자들이 논문을 내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고 교수는 그러나 “사실 과학 사기사건은 빈번한 일로, 이는 개인 과학자의 문제지 다른 과학자들이 논문을 내는데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긍정적인 관측을 전했다.
김세옥 (okokida@dailyseop.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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