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용기라기 보다는 간단 청음기입니다...ㅜㅜ
어제는 오전에 여유가 있어서 바쿤 청음실에 다녀왔습니다.
블로그를 보니 내일부터 개최되는 용산 오디오페어에 고전사와 같이 참여한다고 해서 바쁘다고 하던데 찾아가겠다고 하니 흔쾌히 오라고 하더군요.
11시쯤 청음실에 도착하니 벌써 음악을 틀어놓고 기기를 예열시키고 있었습니다. 바쿤 플레그쉽 파워인 AMP-5521과 PRE-5410MK3로 카스타를 구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뭐, 당연히 여유 있게 드라이빙 합니다.
사실 제가 듣고 싶은 기종은 AMP-7511Annyversary 였습니다. 3월에 바쿤에서 대여청음 기회를 줬을 때 집에서 들어본 기종인데 이상하게 그후에도 계속 머리에 남더군요. 아니 오히려 더 또렷해지는 느낌이 들고 해서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사장님께서 신품을 박스에서 꺼내서 새로 셋팅 했습니다. 미안하게도...
프리는 같은 기기를 쓰고 파워만 AMP-7511A로 교체했습니다. 첫 전원을 인가한 것이니 소리가 자연스럽지 않을 것이란 상상을 했는데 예상외로 안정된 소리가 나오더군요. 사실 대여청음시 AMP-7511A에 불만도 있었습니다. 전원을 넣고 30분쯤 지나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오고 그 이전에는 이게 뭐야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소리도 생각보다 가늘고 약간 건조한 느낌이 들어서 호불호가가 있겠다 싶었는데 어제 새로 개봉한 제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장님도 소리를 듣고 초기 제품에 비해 훨씬 소리가 좋아졌다는 말을 거래처에서 하더라는 말을 하면서 5521 못지 않은 소리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다인C4에도 연결을 해서 락과 팝 그리고 클래식 등을 들어봤습니다. 제 느낌으론 충분히 구동하는 듯 했습니다. 호텔 켈리포니아를 듣는데 현장감이 좋더군요. 음, 재즈도 좋습니다.
다시 카스타에 연결해 봤습니다. 카스타에서 듣는 재즈는 확실히 제 귀에는 다인보다 좋았습니다. 다인에서는 점잖은 신사가 정장을 입고 재즈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카스타에서는 자욱한 담배연기도 보이고 퀘퀘한 지하 술집 같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3월에 AMP-7511A에서 느꼈던 얇고 건조한 음색은 적당한 볼륨감과 윤기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대중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로 타협을 한건지 아님 개선을 한 건지는 몰라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거부감보다는 호감이 훨씬 더 증가할 것 같습니다.
바쿤 앰프에서 개인적인 불만은 파워 스위치가 허접해 보이는 토글스위치라는 것인데 AMP-7511A는 그렇지 않고 노브가 달린 스위치를 채택하고 있어 나름 값어치가 나 보입니다. 하긴 가격이 절대 싸진 않은 것 같습니다. 입력단도 RCA 2조와 사트리단자라고 하는 BNC단자 2조를 채용하고 있고 어테뉴에이터 방식의 볼륨을 채택하고 있어 파워앰프라고 하지만 사실상 인티앰프로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프리를 붙이면 훨씬 좋다고 하고 힘도 여유 있다고 하는데 가격이 워낙 만만치 않으니...
개인적으로 바쿤의 파워앰프 구성에 있어서 SCA-7500K가 나오면서 SCA-7511MK3는 포지션이 애매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의 차이는 비슷한 7500K가 호평을 받을 것 같더군요.
SCA-7511MK3나 SCA-7500K보다 AMP-7511A는 확실히 급이 다른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 보니 엔트리급은 SCA를 쓰고 상급기에는 AMP를 붙인다는 것 같던데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청음회 때 7500K로 다인 C4를 울리는 것을 들었는데 확실히 많이 버거운 느낌이 들었는데 7511A는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AMP-7511A는 AMP-5521과 경쟁상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격대로 보면 2백만원 정도 더 저렴하니 저에게 선택하라면 AMP-7511A의 손을 들어줄 것 같습니다. 물론 상급기에 대한 욕심이야 끝이 없겠지만...
AMP-7511A가 24W+24W이고 AMP-5521이 35W+35W이니 확실히 힘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저 정도 출력으로도 왠만한 스피커를 구동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시간이 되어서 청음하러 갔지만 뽐뿌만 잔뜩 받고 왔습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