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반대 유인물 우체통에 넣었을 뿐인데... '유죄'



[오마이뉴스 효도 케이지 기자] 일본에서 이라크 파병반대 유인물을 우체통에 투입한 행위가 주거침입죄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진보진영의 선전활동에 대해 이와 유사한 죄목으로 처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보라 도시유끼 등 자위대의 팽창을 감시하는 시민단체 회원 3명은 지난해 2월 27일 도쿄 타치카와시에 있는 방위청 관사의 우체통에 '이라크 파병 반대! 함께 생각해 반대 소리를 높이자!'는 제목의 유인물을 넣다가 체포돼 75일동안 구속됐다.



지난해 12월 열린 도쿄 지법 제1심에서 재판부는 '주거침입죄'를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보다 상위의 개념인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표현 활동의 하나의 형태'라고 해석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일본 법학자 126명은 검찰에 공소를 취소하도록 성명을 냈지만 검찰이 항소해 징역 6개월을 구형했고, 9일 2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져 유죄가 선고됐다. 오보라 등 3명은 10만~20만엔의 벌금형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이 사건 외에도 지난해 12월 도쿄 카쯔시카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일본 공산당이 작성한 <도의회 보고> 등을 집집마다 우체통에 넣던 시민이 '주거 침입죄'를 범한 현행법으로 체포돼 재판에 계류중이다.



또 2003년 4월에는 도쿄도 스기나미구의 한 공원 화장실 벽에 반전 낙서한 젊은이가 주민의 신고로 체포됐다. 검찰은 '건축물 파괴'라는 5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되는 무거운 죄목으로 기소했다. 낙서 정도로 이와 같이 기소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공동주택의 공용 공간에 해당되는 우체통에 투입한 것만으로 '주거 침입죄'를 적용한다면 피자 선전 광고물을 투입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일본 내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경찰이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을 억제할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3명을 '양심의 수인'이라고 지정하는 등 국제인권 단체에서도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3명이 이 판결을 불복해 최고재판소에 상고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사회가 갈수록 우경화되면서 헌법으로 보장되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으며 유인물을 배포하는 행위마저 언제 체포될지 모르는 감시 사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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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