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PD수첩 논란과 관련해서 대단히 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몇 가지 잘못 알거나 잊고 계신 분들이 있는 거 같아서 정리해봤습니다.(혹시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셨으면 합니다.)
1. MBC PD수첩의 광고 취소 사태까지 가게되는 네티즌들의 성화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윤리적 문제(매매난자, 연구원난자 사용)가 있음을 지적하는 방송 직후에 나온 것이며, 이후 PD수첩의 지적은 사실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카이스트 러플린 총장이나 뉴욕타임즈, 네이쳐 등은 이 문제를 더욱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논문 진위 논란은 PD수첩이 먼저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 아니라 미즈메디 노성일 이사장과 노 대통령이 언급함으로써 시작된 것입니다. PD수첩은 취재중이었고, '그게 사실이냐, 너네 도대체 뭐하고 있는거냐'라고 집중포화를 맞게 되자 취재중인 내용을 공개하게 된 것입니다.
3.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대한 논란이 '논문의 진위 여부'인 것처럼 뉴스와 신문에 나오지만, 실제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BRIC이나 SCIENG에 계신 분들)의 핵심은 '연구 성과를 과장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사진 논란은 그에 대한 증거로 제기된 것이지 황우석 교수가 틀렸다는 증거로 제기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정확히 말하자면 "논문에 실린 데이타의 진위 여부"입니다.
4. "과학은 과학으로 검증한다"는 말은 "과학적 이론은 과학적 실험으로 검증한다"로 바뀌어야 합니다. '과학은 과학이 검증한다'고 말함으로써 '과학자를 비과학자가 검증하려 하느냐'라는 이상한 말이 나오게 되는데, 비과학자인 우리들도 초등학교 실험실에서 얼마든지 과학적 실험으로 과학 이론을 검증했습니다. 그러므로 테스트가 과학적으로 이루어졌나를 따져야지 테스트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과학의 보편성은 누구나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하면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는 데 있습니다.
p.s. 사실 제가 궁금한 것 중에 하나는, PD수첩 제작진이 줄기세포 내놓으라고 연구실에서 24시간 철야농성을 벌였던 것도 아닐텐데, 도대체 절에는 왜 들어가고 대책회의는 왜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 "후속 연구로 검증하겠다"라고 말할 정도라면, 밖에서 뭐라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건 오히려 더 열심히 연구해서 보여주면 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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