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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계들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07-02-16 14:54:19
추천수 6
조회수   5,107

제목

수많은 사계들

글쓴이

송원섭 [가입일자 : 2004-10-20]
내용
비발디는 빨간 머리의 사제로 알려져 있지만, 굉장한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가진 작곡가였다. 그의 바이올린 연주를 보고 어떤 사람은 '악마적'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뛰어난 기교를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였겠다. 그러다 보니 수백개나 되는 그의 협주곡 중에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된 것이 바이올린 협주곡이었을텐데, 그중에 또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이 사계이다. 20 세기에는 아예 '비발디는 똑같은 협주곡을 수백개씩 쓴 이상한 작곡가였다'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그런 혹평을 넘어서 클래식 레파토리 중 가장 대중적이며 또 가장 중요한 레파토리가 사계라는 점에서 이 곡은 꽤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래는 몇가지 사계 연주반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나 단상이다.











이무지치의 사계는 애당초 펠릭스 아요를 내세워 크게 성공한 이래 계속 다른 연주자들을 내세우면서 만들어졌는데, 일단 소편성에 짜임새 있는 연주를 들려주었고 온화한 느낌의 사계라는 점에서 매우 정석적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이 음반들이 20세기에 사계를 가장 유명한 클래식 레파토리로 만들었다는 것 이외로 정석적이라고 말할 부분이 많이 있을지는 의아... 듣기 편하고 정말 흔히 들었던 바로 그 사계.









대편성의 매우 전통적(?) 해석으로 두장 모두 카라얀 지휘인데, 미쉘 슈발베와 안네 소피무터의 바이올린 연주반의 경우 서로 색이 각이하다. 미쉘 슈발베의 경우 여성적이고 섬세하며 아름다운 바이올린을 들려주는 반면, 안네 소피 무터의 경우에는 정말 황당할 정도로 느리고 지루한 사계 연주반이다.






흔히 파격이라고 하면 파비오 비온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갈데까지 가있던 파격이 이미 아르농쿠르 부부에 의해 이루어져 있었다. 연주는 비발디가 애당초 곡에 부여했던 색채를 그대로 살리는데에만 주력했던 것 같다. 사계는 아주 또렷하게 표제음악이었는데, 중간 중간 새소리라던가 개짖는 소리 등을 표기해준 그의 꼼꼼한 방향을 최대한 살린 연주였다. 하지만 너무 깡깡대는 소리로 들리고 그리 매력적인 연주는 아니었다.









두말이 필요없는 파격의 명반 파비오 비온디와 유로파 갈란테의 사계다. 91년(위쪽)의 음반은 아마도 동곡 연주사에 있어서 현재로서는 가장 사랑받는 음반이 아닐까 싶은데, 이제 이무지치에는 질려버린 사람들에게 참신하고 새로운 맛을 제공했다. 사실 이제 사계는 지루한 감이 확실히 있지 않은가. 또 다른 음반이 2000 년에 발매되었는데(아래쪽) 좀 더 실험적으로 들리고 사운드 전체가 빈듯한 느낌이 많이 든다. 개인적으로 91년반을 매우 좋아한다.









협연자가 두드러진 두장의 음반. 정샘과 나이젤 케네디의 연주다. 양 연주 모두 전통적 해석이나 새로운 해석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으면서 개인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두장 모두 조금 다르다는 것 외로 이렇다 할만한 특색을 발견할만한 음반은 아니었다.






까르미뇰라의 사계는 파비오 비온디반과 비슷한 시기 비슷한 색채로 만들어졌지만 전반적으로 여성적이고 섬세한 느낌이 많았다. 개인적인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파비오 비온디가 선이 강하고 다이나믹하다면 까르미뇰라는 드라마틱하고 섬세한 부분이 두드러지는 연주였던 듯. 역시 여름과 겨울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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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섭 2007-04-01 17:51:37
답글

비발디의 사계 만큼 많은 음반도 드물죠.. ^^

이웅현 2007-10-19 12:43:04
답글

뒤늦게 이 리뷰를 봤군요..제가 생각했던것과 비슷한 리뷰였습니다...잘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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