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싸다 창고개방 단골인 모 회원이 이미 충분한 시스템을 갖췄는데도 다시 마란츠 PM10에 꽂혔길래 한사코 말렸는데도 구입할 것 같더군요.
저도 궁금했었기 때문에 지인의 장비를 빌려왔습니다. 처음에는 PM10만 빌려왔다가 제 허접한 (마란츠 저가형) CDP에서 제 소리를 못내기에 SA10까지 빌렸습니다.
SA10 무척 재미있는 제품이군요. CDP 주제에 무게가 28KG인가 그렇고 PM10은 순수 아날로그 재생만 하라고 자신이 모든 디지탈 숙명을 짊어졌습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성능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제 아내도 20년 넘게 "소리 좀 줄여!"라고 잔소리한 어깨너머의 허접고수이기 때문에 소감을 물어보는데, "확실히 비싼게 좋네. 소리가 무척 부드러워"라고 정확한 평가를 합니다.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뽐뿌 넣다가 오히려 제가 다시 하이엔드 장만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SA10 성능에 넘어갈 판입니다. 반쯤 넘어간 상태에서 가격을 알아보니... 다행입니다.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오랜 동안 창고에 넣어두었던 SACD 좀 듣자 싶어서 뒤졌는데... DVD Audio입니다. MS에 근무할 때라 소니의 SACD 반대진영인 음원을 대거 모아두었었죠. ㅡ.ㅡ
이글스와 퀸 그리고 재즈음반까지 재생불가입니다.
역시 마란츠 소리는 섬세하고 부드러워서 좋군요. 음반은 전부 모아두고도 두리뭉실한 소리때문에 좀처럼 안듣는 에디 히딘스Eddie Higgins 음반도 제대롭니다.
이제 나이가 나이다 보니 고질라급 제품은 기대반, 후회반입니다. 개당 2~30KG씩 하는 놈들을 이리 저리 옮기다 보면 땀으로 목욕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홈씨어터를 포기하고 한쪽에 몰아두어서 그나마 수월합니다. 예전에 미쳤을 때에는 시스템 자리바꾸고 체력이 방전되어 드러누워야 했습니다.
한쪽으로 밀려난 녀석들입니다. 집에서 듣기에는 코드 프리가 너무 날카로워서 좀 더 수더분한 뮤지컬 피델리티 앙코르 225를 소스와 프리로 사용합니다.
예전같으면 난리났을 장면입니다. 이제는 해탈? 포기? 가까운 경지라...
다행히 이 녀석이 옆으로만 뛰어 오릅니다. 무척 시끄러울텐데도 진동이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아니면 이 녀석도 어깨너머 허접고수가 되었던지요.
그릴을 씌우면 이제는 앞으로 뛰어오를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씌워야겠죠.
다시 자리를 바꿔 봤는데 역시 코르 프리 파워 힘이 넘치는군요. 대번에 음색이 상극으로 바뀝니다.
마란츠 조합이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라면 코드 프리 파워는 음 하나 하나를 강조하는 힘이 실려 있습니다. 잔향까지도 쭉쭉 밀어냅니다.
겨우 볼륨 25인데 너무 시끄럽고 세서 20으로 바로 낮췄습니다.
클래식과 재즈에는 부드러운 마란츠 조합이 더 마음에 듭니다.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저는 마란츠 조합을 선택하겠습니다.
특히 CDP, DAC과 네트워크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SA10은 침흘리게 만드는데 이미 앙코르 225가 있으니 단념해야겠죠.
아마 체르노프 클래식 스피커선은 구입할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테스트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음색이라 그건 버틸 수가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