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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리오 기블리..사막의 열풍이 될 수 있을까?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7-08-17 11:20:56
추천수 35
조회수   3,835

제목

차리오 기블리..사막의 열풍이 될 수 있을까?

글쓴이

변성찬 [가입일자 : 2007-11-26]
내용




이탈리아 스피커의 덕목은 무엇일까?를 묻는다면
우선은 보는 눈이 즐거운 고급 가구에 준하는 디자인, 정교한 만듬새
소리에서는 유려한 질감이 느껴지는 중역이 아름답고 실키한 고음이 부드러운...
역시나 클래식과 오페라..특히 현악에 강점을 가지는 특성..으로 알고 계시는 분이 많다.
 

나 역시 예전에는 그런 특성이 좋았었고 한동안 몇개의 이탈리아 스피커들을 사용해 보기도 했다.

그 무렵 나의 로망은 소너스 파베르였고..일단 이탈리아 스피커의 계보를 볼때
소너스가 최상위...디아파송을 거쳐 차리오는 뭔가 소너스와 비슷한데 가격은 좀더 싸고
좀이 아니라 꽤 싸서 빈자의 소너스로구나 정도의 위치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근데 어느새 차리오 스피커만 4대를 쓰고 지금도 쓰고 있는 차리오 열혈유저가 되어버렸다.
사실 기블리를 들어보게 된 이유도 같은 차리오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기블리로 업그레이드 하면
동일 시스템에서 얼마나 더 좋은 소리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궁금함이었다.

차리오 북셀프의 정점인 아카데미 시리즈까지 사용하다가 (아..옛날이여)
현재는 작고 귀여운 피콜로 스타sat를 사용중인데
우선 차리오 프리미엄 2000부터 시작해 델피너스, 아카데미 소넷을 지나 피콜로까지 총 4대를 써봤거나 사용중이니
차리오의 소리라는 것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 생각을 했고 에비에이터 시리즈라는 신작이
기존 컨스틸레이션 라인업에 비해 어느정도의 진전이 있는가 알아볼 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들어본 스피커중에 순위를 매기자면
아카데미 소넷 > 프리미엄 2000 > 피콜로 스타 > 델피너스 순으로 좋았던것 같다.
주관적인 느낌인데 델피너스가 피콜로나 프리미엄2000보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그만큼 고성능 고출력 시스템을 요구하는 변비같은 녀석이라 내 시스템에서 소화하기 어려웠었다는 소리다.

그리고 차리오 스피커의 소리는 단언컨데 서두에 얘기한 소너스 파베르적인 소리와는 조금 다른 소리..
마치 소너스 파베르가 하이든,모차르트에 가까운 소리라면 차리오는 브람스 스러운 소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깊은 곳에서 메마른 감성을 일깨우는 혹은 늦가을의 쓸쓸함이 느껴지는 거친 목질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예전에 아케데미 소넷의 리뷰를 작성하면서 썼던 내용중에 살짝 어두운 성향의 갈색톤이 느껴지는 소리이다
라는 내용이 있는데
역시 기블리도 소넷과 동일하게 약간은 어두운...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고 현악은 아름답지만 결코 기름기가 있지는 않으며 현악보다는 오히려 재즈나 기타 실내악이 더 멋있게 들리는 그런 중립적인 성향의 스피커였다.
 

한마디로 이태리 스피커를 통한 보는 즐거움,듣는 즐거움을 모두 누리면서 장르는 심하게 타지 않앗으면 하는 요구에 걸맞는 스피커를 고르자면 그게 바로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b&w나 포칼 같은 청량함과 핀포인트를 바라기엔 또 반대편에 서있는 그런 스피커이다.




처음에 집에 도착한 박스를 보았을땐 조금 놀랐는데 생각보다 크고 생각보다 무거워서였다.
모니터에서 바라보면서 가늠하는 크기와 실제 크기와의 갭은 상당히 커서 비청을 하기전에 생각은 피콜로보다 조금 더 큰 소형 북셀프이겠거니 였는데 이건 뭐....델피너스보다는 작지만 꽤나 큰 크기를 자랑했는데
예를 들자면 atc scm7인가 싶어 들였는데 scm11이 와서 당황했다는 것과 비슷한 충격이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결혼후 6년간 피콜로를 붙박이로 쓰면서 스탠드도 없고 말 그대로 북셀프처럼 선반위에 놓아두고 듣는 환경에서 피콜로가 기블리로 바뀌니 이 모든 것을 갈아엎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큼직했다는 것이다.

단언컨데 기블리는 책상위에 놓고 듣는 소형 북셀프가 아니다.

제대로 된 스탠드가 먼저 생각날 정도의 본격적인 크기의 북셀프였고 우려대로 소리또한 그랬다.
한마디로 제대로 대접을 못해주니 나 삐졌다는 듯이 아쉬운 소리를 내주었다는 것이다.
소리가 아쉽다기 보다 시스템이 못받쳐줘서 제대로 된 소리가 잘 안나온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는 것인데
컨스틸레이션 시리즈가 구동력 있는 시스템이 아니면 저역이 뭉치거나 고역이 트이지 않앗던 경험에 비추어 볼때 에비에이터 시리즈는 아케데미와 컨스틸레이션 라인업의 중간 지점에 서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델피너스처럼 변비는 아닌데 아카데미 보다는 셋팅과 구동력을 필요로 하는구나...

소넷의 능률이 88db, 기블리는 87db이니 능률의 차이라고 보긴 힘들고 역시 공간 셋팅의 아쉬움이 소리로 반영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사진을 보면 트위터는 컨스틸레이션 시리즈의 d38트위터와 닮았고 우퍼는 아카데미시리즈에 사용된 풀 아펙스 로하셀우퍼와 비슷하다.
그래서 사용해보면 저역 반응성은 링스, 델피너스보다는 기민하고 고역의 개방성은 아카데미의 은 증착 32mm실버소프트 돔보다는 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기존 컨스틸레이션 라인업에 비하면 저역구동이 좀 쉬워지고 약간 맑은 소리가 된 것 같다.

델피너스 : 아들아, 무슨 짓이냐?
기블리 :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아버지.




대여기간 중 집이 이사를 해서 작은방에서 32평 아파트 거실까지 환경이 변하였는데
작은 방에 있을때보다 개방된 거실공간에서 좀 더 제대로 된 세팅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트위터가 아래로 가는 구성이다 보니 거실 티비장 위에 놓았을때 고역대가 너무 밑에 깔려서 재생이 되고 저역 포트가 밑에있어서 스탠드를 세우지 않고 티비장 위에 놓으니 공진음이 심해 울려퍼지는 느낌이 아쉬움을 배가시켰다.
 

원래 의도는 말 그대로 책상위에 놓고 책장 위에 놓고 티비장 위에 놓고 듣는 피콜로보다 더 나은 소리를 들어보자는 것이었는데 결론은 확실히 상급의 스피커는 맞는데 절대로 피콜로처럼 책상위에 놓고 티비장 위에 놓는 스피커는 아니구나
모래채운 제대로 된 스탠드에 청취자의 귀와 트위터 높이를 맞추어 구동력있는 앰프 혹은 진공관에 물려야 제 실력을 보여주는 녀석이구나 하는 결론이 나와버렷다.

골방에서는 니어필드 음감이라 그나마 덜했는데 이사 후에 쇼파도 아직 놓지않은 드라이한 환경의 거실에서 티비장위에 놓고 들으니 티비장 전체가 울리는 공진음으로 탁한 느낌이 배가되어 차라리 이런 상황이면 피콜로가 더 낫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즉 작은 크기에 속지마라. 생각보다 작지도 않을 뿐더러 대충 아무 가구 위에 놓고 들을거면 그러지 마라. 소리가 지저분해진다. 는 것이다.




사진의 아카데미 소넷처럼 제대로 된 시스템과 스탠드를 필요로 하는 본격적인 하이파이 스피커라고 생각을 해야 정신건강에 좋을 터이다.

오라노트같은 올인원시스템을 사용중이지만 기블리의 진짜 소리를 들으려면 아무래도 본격적인 인티앰프를 물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기블리의 밑바닥의 밑바닥을 보고 싶다면 진공관 프리에 tr파워는 어떨까 하는 과한 시스템까지도 머리에 스친다.
물론 인티앰프로도 충분하다. 오라노트로도 뭐..괜찮다. 셋팅이 부족해서 그렇지.

예전에 yba 앰프를 잠깐 써본적이 있었는데 yba나 유니슨 리서치 프리모처럼 차분하거나 어두운 성향이 아니라 tr이지만 질감있고 산뜻한 앰프가 성향에 맞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기블리의 단점이라기 보다는 셋팅의 아쉬움을 얘기했는데 기블리의 단점은 아무래도 대편성은 힘들다는 것. 그리고 포칼,에소타,아큐톤처럼 고해상도 하이레조에 대응하기에는 아무래도 소리가 너무 부드럽다는 점이다.

그럼 기블리의 장점은 무엇일까?
들으면 들을수록 편안해지는 질감있는 소리, 아날로그적인 따뜻하고 맑은 소리, 크기에 비해 넘치는 저역으로
밤늦게 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직장인들에게 메인보다 더 큰 만족을 주는 서브스피커로서의 적합성을 얘기하고 싶다.

신품 구매시 상당한 에이징 기간을 필요로 하지만 일단 몸만 풀리면 크기에 비해 깜짝 놀랄 정도의 사운드를 내준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생각보다 까탈스런 녀석이다.
오라노트 프리미어로도 무리는 없지만 모든 잠재력을 다 꺼보내이기엔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대로 된 시스템에 서브로 물린다면 제 역할을 다해줄 제품이라 생각한다.
특히 진공관과 매칭시 과연 어떤 소리가 날까 두근두근해진다.

아 그리고 오디오에 전혀 관심없는 와이프도 이쁘다고 했으니.. 들여놓고 욕들어먹지 않을 정도의 근사한 디자인은 덤이다.





피콜로와 비교하면 전대역에서의 정보량 상승,상하좌우 스테이지의 확장, 특히나 저역 스케일의 업그레이드로 표현할 수 있고 아무래도 우퍼가 더 작은 피콜로가 경쾌한 소리라면 기블리는 피콜로보다는 소리의 중심이 약간 아래에 있는 진중한 스타일이다.

체급상 무리가 가는 대편성을 제외하고는 장르 커버가 가능하며 현악보다는 오히려 어쿠스틱 기타, 에릭 클랩튼 같은 팝,재즈에서 더욱 강점을 보이는 제품이다.
소니 롤린스의 색소폰 콜로서스를 들을때 와이프가 일하다 말고 와서 들을 정도였으니..

약간 아쉬운 점은 1270hz에서 크로스오버되는 트위터가 좀더 맑고 또렸한 소리를 내주었다면 하는 것이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상위 아카데미와의 차이점을 둔것 같았다. 구동력 있는 앰프와 공간세팅으로 어느정도 커버도 가능해 보였지만
아무래도 내 청음환경에서 바닥 공진과 맞물려서 아쉬움을 더 느낀것 같다.
 

메탈을 제외한 장르와의 범용성, 목질감이 느껴지는 고급스런 음색, 입체적이지는 않지만 공감을 꽉 채우는 밀도감 등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와는 다른 길을 가지만 특유의 매력이 있는 제품으로 성향이 맞는다면 오래 같이 할 친구같은 스피커이다.

근데 한가지...아무래도 대편성까지 커버하려면 메인 톨보이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은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겨둬야겠다.
짧은 기간 참 만족했고 또 아쉬웠다. 간만에 스피커 업그레이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아 그리고 뭐만 하면 5~6백 그냥 넘는 요즘의 미친 오디오 가격정책속에 여전히 개념찬 구매가격은 덤으로 기쁨을 준다. 꼭 특가이벤트가 아니라도 소리에 비해 충분히 저렴하다.
물론 나는 사지 않앗다. 가족을 포기할 수 없기에;;;;;
아카데미 팔지 말걸 그랬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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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진 2017-08-17 14:55:51
답글

제대로 대접해 주면
5평 공간에서 충분히 울려 준다고 봅니다.
소리는 우드 성향을 보여 줍니다.
확산 보다는 수렴적인 성향.
피아노 음도 스타인웨이..기타도 어쿠스틱..
그리고 현악기..이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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