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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유시민은 왜 정치계에서 왕따 당하는가?
시사종교 > 상세보기 | 2005-11-04 11:38:45
추천수 0
조회수   1,536

제목

노무현과 유시민은 왜 정치계에서 왕따 당하는가?

글쓴이

여명수 [가입일자 : 2002-02-16]
내용
개인적으로 노무현과 유시민은 좀 이른 시대에 나온 정치인으로 보고 싶습니다.

정치는 국민 수준대로 간다고 하지만 국민의 의식이 좀 더 성숙해져 있는 시대라면

이 분들의 진정성이 이렇게 터무니 없이 외면 당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평소의 제 생각과 같은 글이라서 그냥 옮깁니다.

서프라이즈의 격암이라는 분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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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때의 일이다. 그때 한방송국에서 신인가수들을

노래하게 하고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기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다. 당시 전영록을

포함했던 그 심사위원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자 매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별로 좋은 점수를 서태지는 받지 못했다.



그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은 거기에서 자신들이 이해할수 없는 어떤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빴던 것은 그 어떤 것은 분명히 자신들이 흉내도 낼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서태지 이전의 가수와 서태지와의 음악적 역량의 높낮이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물고기와 새의 차이처럼 좋든 나쁘든 자신들은 전혀 따라할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

분명했다. 좋고 나쁨을 떠나 그것이 자신도 따라할수 있는 종류의 것이라면 반발은 덜할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주류가 되고 그것이 유행하면 자신은 전혀 설곳이 없다는 것을 알때

대부분의 우리는 반발하고 그것을 덮어버리고 밟아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심정이 된다.



노무현이나 유시민류는 좋고 나쁨을 떠나 서태지와 아이들류의 정치가다. 기성정치인들은

노무현이나 유시민이 뜨는 것이 매우 못마땅하며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 그들이 좋아하는

정치란 시장통에 나가 악수하고 사진이나 박으러 다니고 민주화운동의 영웅이라던가 산업화

시대의 영웅이라는 머리수건을 자랑스레 보이는 것이다. 보스의 낙점을 받으면 당천은

당연해지는 구조이며 보스답게 머리복잡한 것은 똑똑한 아랫것들이 하고 자기는 파워게임

이나 잘하면 된다. 아랫것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 문을

걸어잠그고 보스급들의 인사들이 모여 모든 것을 주물르는 것이 정도이며 선거나 선출이란

사실 가식적인 것이다. 그저 나한테 설렁탕이나 얻어먹는 것들이 모여 박수쳐주는 장소가

바로 선거장이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사이의 의리다. 보스에게 충성하고

동료의 이익을 위해 피땀을 흘리는 사람이 가장 모범적인 정치인이다. 비록 그러한 행위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 되는 것같아도 다른 나쁜놈들을 (한나라당에게는 비한나라당 사람들,

비한나라당 사람들에게는 한나라당 사람들) 상대하기 위해 어쩔수 없다고 말할 뿐이다.



그런데 노무현이나 유시민은 자꾸 법대로 하거나 아랫것들이나 국민에게 형식상 말하는

대로 행동하려고 한다. 정치가에게 적당히 거짓말을 하거나 무슨 의미로도 해석될수있는

애매한 말로 일관하는 것은 기본적 품성인데 이들은 명확한 말을 하고 말대로 할려고 한다.

그러니까 이들은 계속 말을 조심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말을 함부로 한다는 것이다.



돈받는게 관행인데 안받는다고 밖에서 말했으니까 안에서도 안받는다고 자꾸 버틴다.

보스가 돈벌어다 새끼들 먹여살리는게 진짜 관행인데 법대로 선거철에 선거해야 하고

후보로 당선되었으니 당사에 와서 돈을 달란다. 물론 나라에서 엄청난 돈을 뽑아 내지만

그거야 이리저리 우리끼리 나눠먹는 돈이 아닌가.



안에서는 죽일놈같이 싸우더라도 밖에 가면 항상 그 특유의 느끼한 웃음을 지으며 우애를

과시해야 하는데 밖에 가서 자꾸 안의 일의 말해버린다. 국민들이야 맨날 안개속에만

있는 진실의 일면을 말해주는 것이니 좋아하겠지만 이들은 내부의 시선으로 보면 배신자다.

인기에 미친 사람이다. 우리가 정치왜하는가 다같이 잘먹고 잘살자고 하는거 아닌가?

권력을 잡아 한번 휘둘러보자는거 아닌가? 좀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잘되는거'가 가장

중요한거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이들은 같이 잘먹고 잘산다는 동료애가 없다. 어떤 때는

파충류를 볼때 섬뜩함을 느끼듯이 정이 떨어진다. 이런 정치가 주류가 된다면 우린 살수가 없다.



난 국민을 왕따시키고 자신들끼리의 의리를 강조하는 조직문화가 새로운 정치로 교체되는

것의 당위성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라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정치적 불협화음들은

상당부분 한복을 입은 할머니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젊은 여자와의 그것같은 문화적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유시민이나 노무현과 같은 유전자의 정치인은 박근혜나 이명박류의 정치인과는 소통의

단절을 느낀다. 실은 여야에 걸쳐 대부분의 정치가와 그렇다. 마치 우리가 우리와 같은

종인 강아지는 귀엽게 보지만 뱀이나 도마뱀은 죄를 짓지않아도 사악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 두종류의 사람들은 같은 방에 동거할수 없는 사람들이다.



유시민과 노무현과 같은 정치인을 편의상 직업적 정치인이라고 부르자. 다른 정치인들은

조폭적 정치인이라고 불러드리고 싶지만 약간의 예의를 갖춰 조직적 정치인이라고 불러

드리도록 하자.



이름이야 맞게 지었건 어쨌건 직업적 정치인은 그 수로 보아 멸종직전의 종류다. 압도적

다수는 조직적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빙하기가 오면 냉혈동물인 공룡은 살수가 없다.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던가 쿨하게 행동하는 것은 이미 유행이 지나거나 지나칠정도로

우리의 문화에 체화되어 이제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되었다. 그들 정치인들은 정치권에서

아무리 둘러봐도 자신들이 대세요 자신들의 문화가 주류라고 생각할 테지만 왜 그들이

수많은 국민들과 대화단절의 상태에 있는가를 이해하지 못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조직적 정치인들은 이미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랩이 유행하면

변진섭이나 태진아가 랩을 배워 랩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직적 정치가의 시대가

갔다고 이들이 직업적 정치가로 변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문에 정치권이 한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이라는 작은 우물을 벗어나면 이미 유시민, 노무현의 문화가 대세다. 그것은 특히

젊은 층에서 그렇고 이공계 계통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그렇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느끼한 웃음을 지으며 괜시리 친한척 하거나 옛 박통의 향수가 아니다. 민주화운동시절의

노래를 틀어대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마구 표를 주는 그런 사람들도 아니다.



그들은 이건지 저건지 명쾌한 태도와 답을 바란다. 그들은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에 더욱

엄격하다. 쿨하다는 것은 본래 모두 자유를 가지되 규칙은 지킨다는 것이다.

애매모호하고 얼머부리는 태도는 경멸된다. 시대적 문화를 선도하는 곳, 특히 젊은이들의

문화를 반연하는 곳이 방송국이다. 거기에 가면 유시민은 펄펄 날고 기타 정치인들은

비맞은 생쥐꼴이다. 왜 그럴까. 자기들빼고 모든 사람들이 '쿨'한 사람들이니 그렇다.

자기가 느끼한 웃음을 날리면 사회자도 느끼하게 웃음지으며 하하호호거리며 넘어가야

하는데 손석희는 냉정하게 질문을 날린다. 되는게 없다.



새로운 기술적 변화가 새로운 문화를 엄청난 속력으로 만들어 낸다. 싸이의 히트가 그렇고

온라인게임이 그렇고 한류가 그렇다. 엄지 손가락만으로 번개처럼 문자를 보내고 핸드폰과

인터넷으로 모임은 번개처럼 만들어 진다. 조직적 정치가들은 죽어라 하고 옛날 방식으로

뛰지만 마차를 아무리 잘만들어 봐야 자동차의 시대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서태지의 세대도

이제 나이들어 이나라의 중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시대에 저항은 부질없는 짓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정치가들은 흔히 표면에서 무얼하는 듯할뿐 실제로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국민들이다. 그들의 문화가 압력이 되고 진짜 힘을 만든다. 그러면 정치가들은 폼을

잡을 뿐이다. 정치적 개혁이 미뤄지고 있는 것의 실체는 따지고 보면 우리사회의 주요

시스템을 교체할 힘이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가들은 앞으로도 계속

헛짓을 해댈것이다. 그들은 크게 사고도 못치고 크게 잘하지도 못할것이다.



나는 진짜 변화는 2년쯤 뒤라고 믿는다. 김대중이전과 이후는 우리나라가 크게 달랐다.

노무현이전과 이후도 크게 다르다. 다음 대선과 총선이후 우리는 조직적 정치가들의

몰락을 보게 될것이다. 선거는 역사상 전혀 없었던 방식으로 굴러갈 것이다.

드디어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개그맨들이 집에 가서 조용히 사시게 되는 것이다.

그제서야 자신들이 개그맨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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