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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쓴 청음기의 라인 마그네틱 LM-518IA (이하 518IA)입니다.
845 송신관을 출력관으로 사용하는 저의 첫 SET, Single Ended Triode 진공관 앰프입니다.
22와트 출력에 12AX7 초단관, 5AR4 정류관, 6L6 (EL34, KT88) 을 드라이브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단관의 음색변화가 제일 두드러집니다.
이건 나중에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현재 셋팅은 멀라드 복각 12AX7, JJ테슬라 정류관, JJ테슬라 KT88, 라인마그네틱 원관 (구조상 슈광으로 보입니다) 구성입니다.
무게는 기존의 KT88인티였던 216IA의 두배 정도 되는 35kg 정도 됩니다.
크기도 상당하고 845관이 워낙에 큰 관이고 고전압이 흐르는 관이라 불 밝기도 밝아서 존재감은 확실합니다.
"오디오는 이 맛에 하는구나..."제대로 세팅 된 518IA를 루악 크루세이더2로 듣는 도중에 문득 떠오른 말입니다.
조금 더 듣게 되면, 바로 이런게 오디오가 가야할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왜냐구요?
이번 사용기는 그걸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매칭된 프로악 D2로 듣는 518IA 소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네임 네이트 5i-2 보다 못합니다.
고음은 쨍쨍대고 저음은 온데간데 없고 듣기 힘들지요.
거의 비슷한 음압의 루악 크루세이더2보다 못합니다.
매칭에 실패한 전형적인 소리를 내주는걸 보면 아무 스피커나 다 잘 아우르는 그런 앰프는 아닙니다.
싱글 엔디드 앰프이니 아무리 845관이고, 35kg에 걸맞는 무게의 트랜스라도 저역은 SS보다 못합니다.
대역폭도 듣다보면 네이트 5i 보다 좁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음 끝단이 동그랗게 말려있고 급격히 롤오프 된게 느껴져서 그런것일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이 앰프의 절대적인 성능은 고작 100만원대 미만인 네임 인티보다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18IA가 오디오가 가야할 길에 좀더 부합하는 답을 제시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중역대에서 네임이 어찌할 도리가 없는 소리를 내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칭이 잘된 상태에서 말입니다)
분명히 네임이 현재 프로악과의 매칭에서는 더 듣기 좋은 소리를 내줌에도 불구하고 이런 평을 할 수밖에 없는건, 518IA가 내주는 중역에는 투명한 울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300B 싱글의 코맹녕이 소리와는 다른 잔잔한 물결과 같은 울림입니다.
그것이 2차 하모닉스인지 배음인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 중역대가 가져다 주는 감동은 네임의 밸런스 맞는 소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네임도 네임만의 진한 중역대가 매력적이고 여느 TR과는 다르게 퍽퍽하지 않은 그런 음을 내주지만 518IA의 그것은 한두꺼풀 벗겨낸 소리이니 막바로 비교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특히나 루악 크루세이더2에서의 다인 유닛과의 매칭이 지금 판단하건데 기가 막히다고 봅니다.
다인 우퍼를 구동할만큼은 되지 않을듯 하지만 루악 크루세이더2에 달린 다인 유닛은 에소텍 트위터와 중음 3인치 유닛이라 구동에 문제가 되지 않을뿐더러, 518IA의 투명하고 부드러운 중역과 고음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잔잔하게 흘려냅니다.
라이브하고 생생하며 촉촉하고 말랑말랑합니다.
극한의 해상력? 이런 개념이 아닙니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와 음악을 듣는 청자와의 거리를 삭제해버리는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뺄빼들들"
뺄건 빼고 들려야할건 들리는!
이렇게 살아서 펄떡이는, 현장감이 충만한 소리를 듣다보면 연주자나 가수의 감정선을 느끼거나 상상하기가 정말 쉬워집니다.그러다보니 곡의 감동이 훨씬 수월하게 다가오게 되지요.
저보다 몇주전에 신품을 구매하신 분도 한1주일 정도 지나니 소리가 제대로 터지기 시작하면서 이정도 소리는 TR이든 진공관이든 500이하로 어떤 앰프로도 들은적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또 쓰신 용어가, "리얼한 선명함" 이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단어 선택입니다.
이런 성향은 캐리와는 또 다르고 멜로디사의 그것과도 또 다릅니다.
캐리의 3극관 모드의 소리에도 듣기좋은 울림이 있고 펼쳐짐이 좋아서 흡사 이펙트를 걸어놓은듯한 소리를 들려주면서 스테이징이 대단히 넓어집니다.
반면에 멜로디의 아스트로22는 3극관 2A3 PP임에도 불구하고 3극관의 울림에 치중하기 보다는 3극관의 곱디 고은 음색에 구동력을 더해주는 스타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듣기 좋은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추구하는 성향은 뚜렷하게 차이가 납니다.
518IA와 현재의 프로악 D2와의 매칭을 보아 판단하건데, 518IA는 범용성이 높은 앰프는 아닙니다.
쉽게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가격대도 정식 수입품이 4백만원대이니 중국산 앰프치고는 만만치 않습니다.
거기다가 싱글 앰프라서 울리기 어려운 스피커들은 고려하기 어렵습니다.
힘좋은 TR 앰프들이 보여주는 가슴을 때리는 돌덩이 같은 저역도 없고, 극한의 해상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왠만큼 매칭이 된다면, 가령 루악 크루세이더2와의 매칭도 제 생각에는 제대로 매칭이 안되었다고 생각되지만, 아무튼 그정도라도 매칭이 된다면, 이 사용기의 부제인, "오디오는 뭐더러 하는가" 라는 질문에 자답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