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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마그네틱 LM-518IA, 오디오는 뭐더러 하는가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7-04-14 16:00:18
추천수 26
조회수   3,456

제목

라인마그네틱 LM-518IA, 오디오는 뭐더러 하는가

글쓴이

박종은 [가입일자 : 2002-11-23]
내용
 http://www.wassada.com/bbs_detail.php?bbs_num=11257&tb=board_use&id=&num=&pg=&start=20

일전에 쓴 청음기의 라인 마그네틱 LM-518IA (이하 518IA)입니다.
845 송신관을 출력관으로 사용하는 저의 첫 SET, Single Ended Triode 진공관 앰프입니다.

22와트 출력에 12AX7 초단관, 5AR4 정류관, 6L6 (EL34, KT88) 을 드라이브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단관의 음색변화가 제일 두드러집니다.
이건 나중에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현재 셋팅은 멀라드 복각 12AX7, JJ테슬라 정류관, JJ테슬라 KT88, 라인마그네틱 원관 (구조상 슈광으로 보입니다) 구성입니다.


무게는 기존의 KT88인티였던 216IA의 두배 정도 되는 35kg 정도 됩니다.
크기도 상당하고 845관이 워낙에 큰 관이고 고전압이 흐르는 관이라 불 밝기도 밝아서 존재감은 확실합니다.










"오디오는 이 맛에 하는구나..."
제대로 세팅 된 518IA를 루악 크루세이더2로 듣는 도중에 문득 떠오른 말입니다.

조금 더 듣게 되면, 바로 이런게 오디오가 가야할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왜냐구요?
이번 사용기는 그걸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매칭된 프로악 D2로 듣는 518IA 소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네임 네이트 5i-2 보다 못합니다.
고음은 쨍쨍대고 저음은 온데간데 없고 듣기 힘들지요.

거의 비슷한 음압의 루악 크루세이더2보다 못합니다.
매칭에 실패한 전형적인 소리를 내주는걸 보면 아무 스피커나 다 잘 아우르는 그런 앰프는 아닙니다.

싱글 엔디드 앰프이니 아무리 845관이고, 35kg에 걸맞는 무게의 트랜스라도 저역은 SS보다 못합니다.

대역폭도 듣다보면 네이트 5i 보다 좁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음 끝단이 동그랗게 말려있고 급격히 롤오프 된게 느껴져서 그런것일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이 앰프의 절대적인 성능은 고작 100만원대 미만인 네임 인티보다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18IA가 오디오가 가야할 길에 좀더 부합하는 답을 제시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중역대에서 네임이 어찌할 도리가 없는 소리를 내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칭이 잘된 상태에서 말입니다)

분명히 네임이 현재 프로악과의 매칭에서는 더 듣기 좋은 소리를 내줌에도 불구하고 이런 평을 할 수밖에 없는건, 518IA가 내주는 중역에는 투명한 울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300B 싱글의 코맹녕이 소리와는 다른 잔잔한 물결과 같은 울림입니다.

그것이 2차 하모닉스인지 배음인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 중역대가 가져다 주는 감동은 네임의 밸런스 맞는 소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네임도 네임만의 진한 중역대가 매력적이고 여느 TR과는 다르게 퍽퍽하지 않은 그런 음을 내주지만 518IA의 그것은 한두꺼풀 벗겨낸 소리이니 막바로 비교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특히나 루악 크루세이더2에서의 다인 유닛과의 매칭이 지금 판단하건데 기가 막히다고 봅니다.

다인 우퍼를 구동할만큼은 되지 않을듯 하지만 루악 크루세이더2에 달린 다인 유닛은 에소텍 트위터와 중음 3인치 유닛이라 구동에 문제가 되지 않을뿐더러, 518IA의 투명하고 부드러운 중역과 고음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잔잔하게 흘려냅니다.

라이브하고 생생하며 촉촉하고 말랑말랑합니다.
극한의 해상력? 이런 개념이 아닙니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와 음악을 듣는 청자와의 거리를 삭제해버리는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뺄빼들들"
뺄건 빼고 들려야할건 들리는!

이렇게 살아서 펄떡이는, 현장감이 충만한 소리를 듣다보면 연주자나 가수의 감정선을 느끼거나 상상하기가 정말 쉬워집니다.
그러다보니 곡의 감동이 훨씬 수월하게 다가오게 되지요.

저보다 몇주전에 신품을 구매하신 분도 한1주일 정도 지나니 소리가 제대로 터지기 시작하면서 이정도 소리는 TR이든 진공관이든 500이하로 어떤 앰프로도 들은적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또 쓰신 용어가, "리얼한 선명함" 이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단어 선택입니다.


이런 성향은 캐리와는 또 다르고 멜로디사의 그것과도 또 다릅니다.
캐리의 3극관 모드의 소리에도 듣기좋은 울림이 있고 펼쳐짐이 좋아서 흡사 이펙트를 걸어놓은듯한 소리를 들려주면서 스테이징이 대단히 넓어집니다.
반면에 멜로디의 아스트로22는 3극관 2A3 PP임에도 불구하고 3극관의 울림에 치중하기 보다는 3극관의 곱디 고은 음색에 구동력을 더해주는 스타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듣기 좋은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추구하는 성향은 뚜렷하게 차이가 납니다.


518IA와 현재의 프로악 D2와의 매칭을 보아 판단하건데, 518IA는 범용성이 높은 앰프는 아닙니다.
쉽게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가격대도 정식 수입품이 4백만원대이니 중국산 앰프치고는 만만치 않습니다.
거기다가 싱글 앰프라서 울리기 어려운 스피커들은 고려하기 어렵습니다.
힘좋은 TR 앰프들이 보여주는 가슴을 때리는 돌덩이 같은 저역도 없고, 극한의 해상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왠만큼 매칭이 된다면, 가령 루악 크루세이더2와의 매칭도 제 생각에는 제대로 매칭이 안되었다고 생각되지만, 아무튼 그정도라도 매칭이 된다면, 이 사용기의 부제인, "오디오는 뭐더러 하는가" 라는 질문에 자답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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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2017-04-15 11:18:15 채택된 댓글입니다.
답글

구형 유토피아에 우연히 습득한 낡은 2A3파워앰프를 연결해 보고는 너무 깜작 놀라서,
싱글엔디드 앰프에 관한 글을 여기에 질문을 드렸더니 박 종은님이 처음으로 답을 주셨었죠.
박종은님의 사용기에서 518IA에 관한 글을 보고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바로 주문을 넣었죠.
그만큼 3극관의 매력에 푹 빠졌었나 봅니다.아들은 디지털사진의 RAW같다고 표현하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아주 좋은 앰프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기는 한데 저희 식구들은 모두 이제까지 중에 소리가
제일 좋다고 하네요.와이프는 수년 전 산사에서 들었던 정태춘의 목소리하고 똑같다며 놀라고,저희가 주로 연애했던
광화문 주변 때문에 이문세노래도 자주 듣는데 더 예전 추억이 생생해진다고 하네요.저는 가끔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흘러간 옛가요를 듣는데 이 앰프로 들으니 새삼 눈물이 맺힙니다.전에 듣던 앰프로는 그냥 회한 정도였었는데,지금은
좀 다릅니다.

물론 대편성곡이나 현대적 팝과 가요를 듣기에는 많이 불편아지만-약간의 관대함만 베풀어 준다면 구형 유토피아로도
운명과 신세계고향곡도 들을 수 있으며 중간의 트럼펫소리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합니다.-어울리는 곡만 듣는다면
만족도는 대단하더군요,

요새 이 앰프로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윤동주의 시가 있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덧없는 나이가 이리 만든 면도 있겠지만서도 이 앰프가 주는 노래와 연주들이 저런 시상을 주네요.

하지만 아직은 음악적 뉘앙스에서는 845관 보다는 2A3관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종은 2017-04-15 12:07:25

    구구절절히 정말 멋진 표현이십니다.

어울리는 곡을 들을때면 환상적이지요!

김동훈 2017-04-15 12:28:41
답글

바이올린과 피아노 둑주곡들,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의 트럼펫,안티폰 블루스의 색소폰,
old pop들,특히 애수의 소야곡,나그네 설움,목포의 눈물,타향살이.....
덕분에 요새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박종은 2017-04-16 09:52:00

    김동훈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봐도 그렇고,

제가 들어봐도 그렇고,

주로 소리에 여백이 있는 곡들을 감동적으로 울려주는것 같습니다!

변호준 2017-04-16 02:18:14
답글

감격적인 사용기 잘봤습니다.
음악적인 울림에 감동하셨나봅니다.

진짜 감동받으면 그 소감은 쓰신 사용기처럼 장황하지 않고 짧고 명확하죠

저역시 저런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이맛에 오됴하는구나" 라는 구절 확 와닿고 오디오가 가야할길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씀에
모든게 들어있는듯 하네요
그소리 뭔가 들리는듯 야릇하게 알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진공관이 아니면 안되는 그맛?때문에 진공관에 미쳐가기 시작하는데...

박종은 2017-04-16 09:49:41

    그러게 말입니다...

진공관에 이렇게 빠지게 될 줄은 몰랐네요 ㅎ

많은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들이 진공관 음색을 괜히 흉내내는게 아닌가 봅니다.

변호준 2017-04-16 10:54:28

    다 아시는 거겠지만 제가 주제넘게 몇자 적자면^^;

tr과 달리 케이블에 의한 변화가 상당히 크더라고요!!!
아날로그라서 그런건지 스피커 케이블만 해도 변화가 이렇게 크다니 신기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완성품 진공관엠프들은 너무 비싸서 가격대비 이래저래 거시기할것 같은데...
잘만든 자작품들은 저렴하면서도 몇몇분들의 말로는 기성품은 절대 낼수 없는 소리를 낸다더군요
공들인 자작들은 돈천하는 올닉따윈 진공관도 아니라면서요ㅎㅎ
열을 내며 말씀하시는데 무슨 말인지 이제 좀 감이 오더군요

진공관엠프는 어떤 납인지 어떤 배선재인지 소켓이라든지 샷시등등 모든 부자재에 따라
음질에 확연한 영향을 미치는데 기성품은 그런 부품들을 쓰지 않기때문에
진짜 진공관다운 소리를 만들어 낼수 없다더라고요

자작고수분의 오랜세월 경험이 담긴 콘덴서 하나하나의 특성과 배선제에 따른 음성향차이
납땜 한방에 따른 음질차이등등 그말들을 그냥 예사로 들었거든요

근데 스피커케이블로만 인한 차이가 저렇게 크다면 음 그럴만하겠구나 아날로그 부품들로 이루어진
진공관엠프는 그렇겠구나 수긍이 가더라고요

낫소납이 비싼 이유를... 구닥다리 50년도 지난 빈티지 순동배선재가 왜 비싼지...
구관들이 왜 수십수백 그렇게 비싼지
저따위 것들은 오래된것들이 말도안되게 덤탱이 친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다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ㅋㅋ

그런 귀한 자재들로 정성들여 자작한 엠프들은 수백만원으로
정말 비싼 완성품 진공관 엠프들을 능가하는게 어찌보면 당연할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팔때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언제 한번 들여볼려고요^^

박종은 2017-04-16 11:21:26

    변호준님 말씀 듣고 보니 그래서 그렇게 체르노프 케이블의 효과가 컸나봅니다!

그래서 아직도 WE 이름만 붙으면 일단 몇백에서 시작하나 봅니다 ㅎ

그나저나 전에 들이신 6550PP 앰프 근황은 어떻게 됐나요?

변호준 2017-04-16 11:46:43

    6550pp 가격대비 대만족하면서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윈사운드 파워도 팔고 케이블들도 팔았네요ㅋ
메리다안 g91a 프리와 원사운드파워조합보다 확실히 좋고요
다른 파워도 하나 있고 진공관 프리도 하나 있는데 그런 조합들보다 소리가 좋아요ㅎㅎ

아무튼 6550pp를 들이고 그동안 바꿔꼽지도 않았던 스피커케이블을 혹시나 하고 바꿔끼워봤는데
희안하게 걸자마자 확 느껴지더라고요!!
tr에 물렸을땐 그닥 차이가 없던것들인데 좌우 공간감이나 늬앙스 공기감 고역저역 전부다
스피커케이블 4개정도로 비교해봤는데 4개다 각각 걸자마자 확실한 차이가 나서 이게 뭐지 할정도로 말이죠
오됴생활하면서 케이블이 이렇게 크게 차이난건 첨입니다.! 관이 많아서 그런건가 생각도 들고요
고로 변별력이 생겨 더 좋은것만 남기고 몇개 팔아버렸죠^^

6550pp는 사실 첨에 한번 물려보고는
좌우 독립볼륨인데다가 좌우 고음저음 조절도 해야되서 소리의 밸런스 맞추기가 쉽지 않는데다
6550은 고역이 부족하다고만 알고 있어서 좀더 완성도있게 튜닝을 하고픈 욕심에 일단 질문부터 드린거였는데..

노브들을 이리저리 몇시간 돌리면서 밸런스 맞추다보니 ㅎㅎ 좋더라고요
거기다 뽀대좋고 맘에 듬니다.ㅋ

비교케이블은 코드 오딧세이2, 카다스 크로스링크1s, qed xt400 그중에서
골든 스트라다 케이블 좋더라고요^^ 골든스트라다 중에서 제일 싼 79스페셜이란 빨간색 미터당 15,000인데 그러네요

좋은 엠프 들이신거 축하드리고요! 색깔하고 디자인 그리고 불빛 삼박자를 다 갖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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