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간 해외에서 도착한 디렉터를 큐트HD와 비교하면서 든 이상한 점은
‘왜 디렉터는 밥과 연결하면 소리가 좋아지는데 큐트는 그렇지 않을까?’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밥을 구매한 후 무조건 좋다고 하니 항시 연결해서 사용했기에 몰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분노의 중고가 폭락과 분해시 파손할 수 있다는 말 때문에 판매나 분해도 못하고 그냥 써왔습니다
참고로 이 제품을 모르시는 분은 이 글을 읽기 전에 판매자의 글을 한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http://www.audiooutlet.co.kr/ao/mall/ao_prod_view_n16.asp?sale_code=10802
거의 약을 파는 수준의 강렬한 수식어들로 가득차 있지만 중요한 부분만 보자면
‘근본적으로 지터를 차단시킨다’ - USB 아이솔레이션 기능 예상
‘깨끗하고 강력한 전기를 공급한다’ - 베터리 전력 공급 정도가 되겠습니다
(판매자의 글을 다 읽다 보면 내가 무엇을 사는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제가 이 제품을 구매한 것은 베터리의 활용 보다는 USB단 개선에 있었습니다
어쨌든 2014년 제품의 기대 수명이 다해가는 무렵 60만원에 가까운 판매가의 20% 밖에 안되는 중고가에 비해
겨우 리튬이온 베터리 교체 비용으로 6만원이라는 비용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DAC비교 실험에서 큐트에 그다지 좋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저를 부추겨
결국 분해해 보았습니다 (저는 전기적 지식이 전무해 하나 하나 찾아보면서 진행하였습니다)
여기까지의 내부 모습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베터리는 얇은 접착테이프로 알루미늄 케이스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떼어냈습니다
테이프를 벗겨보니 리튬이온 베터리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모델명은 LGABB41865입니다
베터리 사양은 3.7V, 2600mAh 이고 두개의 베터리가 스폿용접으로 직렬 연결되어있습니다
개당 3~4000원 정도의 제품으로 직접 or 전자상가에서 적은 비용으로 교체 가능해 보입니다
(마스킹 테이프 마감)
기판을 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케이스 설계가 잘 되어있고 기판도 깔끔한 편입니다
우선 충전과 방전을 결정하는 릴레이들이 보입니다
옆으로 드라이버 IC 들이 보입니다(순수 아날로그 설계라고 했는데?) 중간 중간 작은 릴레이와 커패시터를 지나
최종적으로 LT1963A 정전압 레귤레이터를 통해 5V 1.5A의 전류를 공급합니다
220V 아웃풋은 따로 커패시터들을 추가로 지나서 공급됩니다
접지는 USB단과 공유되고 다이오드를 통해 역류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USB데이터 + - 라인은 직결입니다 (지터의 제거는???)
결국 데이터 전송상의 지터 보정은 불가능한 제품입니다
결론은 밥은 전원 노이즈만을 제거하는 제품이며
베터리 전원 공급원이자 UGI(전원 그라운드 분리)장치 정도로 볼 수 있고
전원부가 확실한 제품이나 USB단 전원이 단락되어있는 DAC등의 제품은
ifi ipurifier나 지터버그 정도의 전원노이즈 차단제품으로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입니다
(ifi 퓨리파이어 중고가가 밥과 비슷한 것은 함정입니다만..)
UGI모듈이 장착되었거나 USB아이솔레이션이 확실한 제품에는 거의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큐트 같은 경우 2개의 USB선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결국 밥의 용도는 USB를 통해 전원을 받는 제품의 보강(메리디안 디렉터 등)과
5V~12V(L12모델)의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의 베터리 전원 공급용이겠습니다
아이솔레이션이 보편하 된 요즈음, 유수의 DAC들에서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판단됩니다
중고가가 저렴하니 베터리 전원용으로 구매하시거나
메리디안 디렉터 등 USB를 전원으로 활용하는 기기를 사용하시는 분은 구조상 분명히 효과를 보실겁니다
문제는 제작사의 과대 광고와 모호한 말 같습니다
긴 시간이 지나서야 의문을 가지고 뜯어보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전기적인 지식이 전무해 제품에 대한 오해나 곡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베터리 교체에 대해서는 카메라 베터리 리필하던 경험으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