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제대로 안나오네요.
http://blog.naver.com/just4thee/220922271589
여기에 포스팅한 사용기 입니다.
사진 가능한 올려보겠지만 의도한 바대로 올라오지는 않을듯 합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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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련 해체 이후 교역량이 증가하고 있다지만 러시아의 경제 구조 특성상 교역량이 많지 않고 관광에 대한 매력도 또한 타 인근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생소하다면 생소할수 있는 국가이다.
필자는 업무상 지난 수년간 러시아 업체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극히 정상 혈압인 필자의 뒷목 잡게 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매번 말을 바꾸는건 기본이요, 이 사람들 허풍+허세가 또 둘째가라면 서러운 수준이다.
구 공산권 국가들의 특성상 중공업 위주의 산업 구조 덕택에 국방 관련 산업은 세계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국가임에도, 소비재 산업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많이 약한 경제이다.
여기서 체르노프라는 케이블이 나온다는 배너를 처음 봤을때 위에 내용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가면서 비웃음 한가득 머금고 백버튼을 누르곤 했다.
그러다가 맞이한 와싸다닷컴의 이벤트...
잠깐의 갈등을 뒤로하고 주문, 2주전쯤 수령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필자의 시스템은 이전 포스팅 http://blog.naver.com/just4thee/220913133863
여기를 참고하자.
현재 앰프는 우륵38df이다.
소스기기는 Apple Lossless 와 FLAC, MP3, 인터넷 라디오 등을 플레이 해주는 파이오니어 네트워크 플레이어 N-70A 이다.
스피커케이블과 인터케이블 중 먼저 들어본게 스피커 케이블임에도 인터케이블보다 사용기를 나중에 작성한 이유는, 스피커 케이블에 워낙 큰 감명을 받았고 감동을 했기 때문에 좀더 객관적이기 위해 허니문 효과를 가능한한 배제한 시점에서 작성하고 싶기 때문이다.
3주쯤 지난 현 시점에서 첫 감상때의 흥분이 많이 가라앉아 그나마 덜 주관적인 사용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기술
러시아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몇가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자국의 과학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하기사 한때는 동구권을 대표하는 과학 기술을 자랑했고 지금도 우주항공이나 군사 분야에서는 손가락 꼽히는 수준이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일반 소비재 관련 기술력은 잘봐줘야 중진국 수준이라 일반 소비자 대상의 오디오 케이블에 투입된 기술에 대해서 필자의 첫 느낌은 "회의적"이었다.
게다가 기존의 고순도 동에 대한 이론을 뒤집는 파격적인 이론을 들고 나오니 그에 대한 저항감도 만만치 않았으리라...
산소를 없애기 위해 그렇게도 노력했던 기존의 케이블 업계에 빅 엿을 날리는 주장이니 말이다.
오디오파일들은 대개가 보수적이라 이러한 생각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라 본다.
게다가 아무리 우주를 갖다온 물건이라도 음질에 도움이 안된다면 쳐다도 안보는 오디오파일들의 특성상 헛짓거리에 불과하다면 일찌감치 망했을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이 주장하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충분히 근거가 있고, 허풍/허세는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오디오에서의 케이블이란,
필자에게 있어서 케이블이란 번거로운 변수에 지나지 않았었다.
막선을 쓰자니 좀더 좋은 케이블을 쓰면 소리가 더 나아지는게 느껴지고,
더 나은 케이블을 쓰자니 아주 약간의 차이 때문에 적게는 몇배, 많게는 몇백배로 비용이 뛰니 말이다.
달라짐과 더 나아짐에 대해서도 모호한 차이를 듣기 위해서 더 나은 스피커나 앰프를 포기한다는건 필자에게는 있을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신호선과 전깃줄에 불과한 오디오 케이블이 시스템 전체의 퀄리티를 올려준다는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체르노프를 듣자면, 최소한 반은 틀리고 반은 맞다는걸 깨달았다.
오디오파일이 케이블을 포함한 오디오 기기에서 기대하는 음질 관련 항목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떤 이는 넓고 깊은 3차원 스테이지를 중시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에어리하면서 눈앞에 보이는것과 같은 해상력을 중시하기도 한다.
한편 위의 하이엔드 지향적인 평가 항목들 보다는, 빈티지 성향의 편안한 음색, 소리보다는 그 소리가 가져다 주는 감성 혹은 감정을 더 중시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도 저도 아닌 반푼이 오디오파일이라 편안함이 최우선이고, 온몸으로 느껴지는 저음이 둘째이고 현장감이 셋째이다.
해상력은 보너스에 불과해서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이다.
이런 취향이니 막선도 그럭저럭 오케이였고, 구닥다리 우륵38df도 좋다고 들을 수 있는것이다.
그런데 이 체르노프 스페셜 XS SC 스피커 케이블 (이하 체르노프)은 이러한 취향이 무색하고 케이블에 대한 상식 또한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고음은 명징한데 편안하고, 중음은 따뜻한데 스테이징도 좋다. 저음은 양감도 많고 강력한데 벙벙대지 않고 조여준다.
언뜻 서로 상반되고 상충되는 단어들이 공존할 수 있게 하는 케이블이다.
어쩌면 필자가 소위 하이엔드급의 케이블을 사용해 본적이 없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
기존에도 고만고만한 수준의 케이블들만 사용했었고 이 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 이전에는 고작해야 네오텍 보급형 케이블들만 듣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도의 획기적인 개선은 상식적이지 않다.
지난 포스팅의 체르노프 인터케이블의 첫 느낌은 "반품해야겠다" 였다면,
이 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의 첫 느낌은 "전깃줄 따위가 이래도 되나" 였다.
사진에 보면 이번 사용기를 위해서 대단히 과학적인 볼륨 매칭 방식을 동원하였다.
포스트잇 두장 겹치기 신공이다.
한장은 앰프에, 다른 한장은 볼륨 노브에 붙인다.
진공관 앰프는 스피커 케이블 교체를 함부로 하면 안되거니와 가급적이면 볼륨을 줄이고 전원을 끄고 켜야 하므로 생각해낸 과학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흐흐
이렇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비교한 내용이다.
필자가 시스템에 무엇이 바뀌든 들어보는 첫 곡이 Bob Marley & The Wailers 의 One Love 앨범에 수록된 "No Woman, No Cry"이다.
1975년 런던의 Lyceum Theatre 공연 실황을 녹음한 곡으로서 스튜디오 버전보다 더 유명한 버전이다.
녹음의 질은 그다지 좋지는 않다. 라이브인데 워낙에 곡의 분위기상 관객들의 잡소리도 많고 고음질 디지털 녹음도 아닌 아날로그 녹음이다.
그럼에도 이 곡이 주는 감정 때문에 수도 없이 들었고, 수도 없이 들은 덕분에 시스템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를 왠만큼 집어낼 수 있다.
기실 HDCD "Tutti!" 같은 음반은 워낙에 녹음질이 좋아서 어지간해서는 다 좋게 들린다.
그런데 이 곡은 베이스를 긁어내는 저역대 재생, 라이브 실황이니 현장감의 표현, 가슴을 울리는 소울풀한 밥 말리의 보컬, 비트, 리듬 등이 시스템에 따라 꽤나 차이가 많이 난다.
가령 리듬 베이스의 경우 스피커에 따라 청자의 쇄골에서 끝나는 경우도 있고, 명치 아래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박수 소리, 휘파람 소리가 생생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연주에 뭍히는 경우도 있다.
밥 말리의 노랫소리가 가슴을 울릴때가 있는가 하면 관객의 환호성에 뭍혀 버리는 경우도 있다.
체르노프를 연결하고 당연히 이 곡을 맨처음 재생하였고, 결과는 "holy shit"이었다.
전에는 안들리던 소리가 들린다는 클리셰는 접어두고서라도, 관객들의 환호성 소리나 휘파람 소리, 따라 부르는 떼창 등이 생생하게 다가 온다.
다른 케이블로도 이정도 소리를 들을 수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볼륨을 꽤나 올려야 한다.
Damien Rice 의 "O" 앨범에는 주옥 같은 곡들이 수두룩한데 그 중에서 필자는 "Delicate (Live)"와 "The Blower"s Daughter"를 좋아라한다.
이 두 곡은 결국 FLAC을 따로 구매해서 생각날때마다 들어보곤 한다.
이 곡들 또한 워낙 많이 들어서 레퍼런스 음원으로 활용한다.
보통 "The Blower"s Daughter"로 저음을 테스트하고 "Delicate (Live)"로 기타 소리를 들어본다.
"The Blower"s Daughter"로 저음을 테스트한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도입부를 제외하고는 베이스가 대단히 강한 곡 중 하나다.
깨끗한 배경으로 읖조리는 데이미안의 보컬에서 살살 어루만지는듯한 바이올린, 그리고 격정을 보여주는 베이스가 이 곡의 포인트다.
JM Audio 엑시드는 톤이 올라가 있었다면, 네오텍 5002는 반대로 저음이 날뛰면서 뭉게졌다.
그 황금비율을 보여주는 케이블이 체르노프 였다. 폐부를 찌르는 보컬과 바이올린,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베이스...
이 곡 하나를 다 듣고 나면 이 음표들로, 특히 저음으로 샤워를 한 느낌이다.
"O" 앨범에는 "Delicate"의 스튜디오 버전과 라이브 버전이 모두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 필자는 라이브 버전을 훨씬 좋아라 한다.
이유는 비록 라이브 버전이 스튜디오 버전 보다 음 이탈이라든가 전체적인 녹음 상태가 거칠지만, 데이미안이 원래 하고 싶었던 노래를 한게 가슴으로 느껴진다.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하는 녹음이 잔잔한 통기타(?) 음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체르노프가 거짓말 같은 점이 명암이 뚜렷하게 컨트라스트 높은 연주를 들려주면서도 생생함과 잔향을 모두 살려준다는 점이다.
고작 중고가 40~50만원대인 구닥다리 진공관 앰프로 말이다.
필자가 갖고 있는 음반 중에 음질과 연주 둘다 만족하는 몇 안되는 음반이 아래의 DECCA 성시연+경기필하모닉의 말러 5번 교향곡 음반이다.
명연이라는 바비롤리 녹음과 비교해서 부족한 점도 잘 모르겠다.
1악장 첫부분의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트럼펫의 잔향, 곧 이어지는 총주의 다이나믹, 모두 제대로 살린다.
네오텍 5001은 부드러운 고음에 든든하고 풍성한 저역이 매력적인 저렴한 보급형 스피커 케이블이다.
체르노프는 여기에 한층 더 넓어진 스테이징에 풀어지려는 저음을 뚜렷하게 그려주면서 위쪽으로 한두단계 더 확장시켜준다.
필자가 워낙에 케이블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 인색한 탓에 소위 고급(?) 케이블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번 체르노프가 보여주는 차이에 열광하는 것일수도 있다.
그러나 어쩌면 그동안 케이블이 보여주는 가격대비 차이 때문에 인색했던 점도 있다.
그런데 이 두개의 체르노프 케이블은 그 몇배가 더 비싼 상급 케이블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필자처럼 한정된 예산으로 스피커와 앰프에 몰아주는 오디오파일분들은 이 케이블들을 한번 고려해보기를 바란다.
시스템을 정반대의 성향으로 바꿔준다거나, 중급 시스템을 하이엔드로 바꿔준다거나 하는 마법 같은 일은 없겠지만,
뭔가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거나, 시스템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스피커 케이블이라 자신있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