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원래 와싸다에서 체르노프 케이블 광고 떴을 때는 전혀 관심 없었습니다. 으례 흔히 하는 광고성 문구들, 전혀 흥미를 자극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하이파이 클럽에 가 보니, 헐.. 이게 대체 뭔가 싶은 광고 문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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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이 가격대에서는 들어본적이 없는 사운드
압도적 가격대비 성능
가격에 놀라고, 외관에 놀라고, 음질에 놀라실 것
저희도 가격이 잘못되었나 몇번 확인할 정도이고, 이정도면 오디오파일에게 거의 축복에 가까운 가격
과연 100만원 이내의 케이블에서 이런 성능을 보여준 케이블이 있었을까 할 정도로 압도적 성능
그야말로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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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더군요. 고가의 기기들 위주로 다루는 하이파이 클럽에서 이 무슨 쌍팔년도 잡지에서나 볼듯한 뽐뿌를... 지금은 2017년이고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똑똑한데 이런 식의 광고가 가당키나 한가. 허참. 기가 막히다. 대책없는 뽐뿌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손으로는 체르노프 케이블을 결제하고 있는 나,,, 흠. 그것도 인터 케이블, 스피커 케이블 2개나...
그렇게 체르노프 케이블은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1. TCHERNOV Special MKⅡ IC RCA 1.65M -인터케이블
기존에 쓰던 인터케이블은 그냥 막선입니다. 그래서 나름 기대를 했죠. 그렇게 기대에 부푼 채 막선에서 체르노프 인터케이블로 바꾸고 유튜브에서 노래 한 곡 들어보고 든 생각은
반품할까?
이거였습니다. 저음이 좀 더 풍성해지고, 소리가 좀 달라졌다는 건 알겠는데 그 달라졌다는 게 좋아졌다는 느낌으로 확 와닿지가 않더군요. 심지어 어떤 곡은 막선이 더 좋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체르노프 인터케이블이 더 거칠게 느껴지더군요. `아 이래선 실용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케이블로 인한 음질 up은 헛소리라 해도 반박을 못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구요. 막선과 가격 차이가 얼마인데 이 무슨....으..
근데 며칠을 계속 듣다 보니 체르노프 인터케이블 소리가 좋게 들립니다. 막선에 비해 모든 면에서 다 좋게 들립니다. 케이블 에이징 효과일 수도 있고 또는 소리가 익숙해져서 그 장점들이 귀에 잘 들어오는 것일지도 모르죠.
2. 체르노프 Special sc/bulk 45 벌크선 스피커케이블
인터케이블 반품하려는 계획을 철회하고 정착을 결심. 그 뒤에 체르노프 Special sc/bulk 45 벌크선 스피커케이블을 테스트하기 위해 기존에 쓰던 코드컴퍼니 실버스크린 스피커 케이블을 제거하고 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 그리고 10분 정도 감상하고 든 생각은
- 이건 확실히 안 되겠다. 팔아먹어야겠다 -
이거였습니다. 인터케이블처럼 소리가 개방되고 생생한 느낌이 더 증가될 줄 알았는데 되려 그런 느낌은 좀 줄어들고 대역폭이 좁아져서 소리가 가운데로 모이고 좀 답답하게 들렸습니다. `전문 리뷰어의 글에서는 스피커 케이블과 인터케이블, 이 두개의 성향이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아닌가?` 당황스러움을 느끼는 와중에 스피커 케이블을 얼마에 팔아먹을까 궁리하고 있었는데, 왠 걸... 이것도 듣다 보니 소리가 또 좋게 들리는.. 흠.. 다만 막선 때와는 다르게 무조건 실버스크린보다 좋게 들리는 건 아니고 그건 그대로, 이건 이대로 좋게 들리더군요. 역으로 실버스크린의 가격대성능에 좀 놀란..
저는 원래 소리의 첫 인상이 거의 안 변하는 편이고, 처음 들었을 때 그 느낌이 정확하다고 믿는 편인데, 체르노프 케이블은 예외적으로 첫 인상과 나중의 인상이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아래 소리 평가는 체르노프 인터케이블+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 조합에서 들은 걸로 평가한 것입니다. 지금와서 보면 스피커 케이블과 인터케이블 성향에 큰 차이는 없어보이지만 좀 더 강점이 있는 부분은 다른데,
체르노프 인터케이블로 교체했을 때 가장 잘 느껴지던 부분은 전대역의 소리가 생생해지고 정보량의 증가 및 소리에 힘이 확 붙는다는 부분들이 가장 잘 느껴졌습니다. 그 외 고음의 상한선과 저음의 하한선이 확장됨이 느껴졌는데 높은 소프라노는 전보다 더 높은 톤으로, 낮은 저음은 더 낮게... 스케일이 커진 느낌도 스피커 케이블에 비해 더 잘 느껴졌구요. 소리가 딱히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은 안 들고 그냥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날 것의 느낌.. 오디오적 쾌감 증대 효과가 뚜렷
스피커 케이블을 교체했을 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중역대의 변화였는데 소리가 매끄러워지고 중역대가 두툼하게 차오르는 느낌이였습니다. 고음은 좀 덜 나오고 소리 톤도 약간 낮아지더군요.
결과적으로 인터케이블은 소리의 개방감,생생한 느낌,힘에 좀 더 유리하고, 스피커 케이블은 매끄러움의 증대와 중역대의 보강에 좀 더 유리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제 시스템에선 이 2개의 궁합이 괜찮았기에 같이 사용하기로 결정.
장점
1. 소리에 힘이 붙는다
아마 다른 분들도 이 케이블로 바꾸면 가장 잘 느낄만한 부분인데 소리에 힘이 실려서 박력이 생기고 좀 더 다이나믹해집니다. 가수의 목소리에 힘이 쫙 들어가고,바이올린 소리도 전보다 더 힘있게 쫙쫙 긁더군요. 소리에 에너지가 실리니까 소리가 크게 나오는 부분 뿐 아니라 작게 나오는 부분도 더 잘 들리고 생생해짐..
마치 엠프 구동력이 더 좋아진 느낌마저 듭니다. 소리에 힘이 붙으니 음악적 쾌감이 대단히 증가.
그리고 이런 부분 때문인지 몰라도 눈 감고 들으면 전보다 무대가 살짝 더 앞에 와서 형성되는 느낌이 듭니다.
2. 소리에 살집이 붙고 진해진다. 소리가 참기름 바른 듯 더 매끄러워진다
이 부분도 꽤 체감이 잘 되는 부분인데 기존에 비해 보컬 목소리가 좀 더 두툼해지고 울림이 풍부하게 들리며 음색이 좀 더 사실적인 느낌으로 바뀌더군요. 이 가수의 목소리를 실제 현실에서 들으면 이 음색에 더 가까울 것이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보컬의 목소리가 확실히 더 매끄럽게 표현됩니다. 기존 케이블은 상대적으로 가수 목소리가 더 거칠게 들리더군요.
전에 메리디안 디렉터를 써 보니 사람 목소리가 두툼해지던데, 근데 단순히 두터워진 게 아니라 그 두터워진 목소리 속에서 숨소리까지 잘 표현되는 디테일함이 살아나던데 메리디안 디렉터가 단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겠더군요. 근데 이 케이블로 바꾸니 보컬에서 딱 그런 느낌의 향상이 생깁니다. 중역대의 디테일한 표현력 향상, 그로 인해 보컬의 목소리가 더 듣기 좋아졌습니다. 당연히 음악 듣는 즐거움도 향상.
3. 쏘지 않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소리
이 케이블 물린다고 밸런스가 크게 바뀌진 않고 기본적으로 중립적 성향의 케이블인데, 살짝 중저역이 강조된 느낌의 소리입니다. 소리 톤도 살짝 내려가서 좀 더 차분해지는 느낌이구요. 그리고 저급 동선 케이블은 소리가 두툼해지면 고역대가 죽어서 소리에 생기가 사라지고 좀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하며, 섬세한 중고음의 표현력이 떨어지는데, 이 케이블은 소리가 두툼해지지만 답답한 느낌이 없습니다. 죽어있는 음역대가 없이 여전히 소리가 맑고 개방감이 좋게 느껴지며 중고역의 표현력도 괜찮은 수준..
그리고 어떤 음악을 들어도 소리가 쏘는 느낌이 잘 안 들더군요. 바이올린 소리를 들어도 날카로움이 줄어들고 좀 뭉툭하고 부드럽게 표현이 됩니다. 청감상 고역의 롤오프가 잘 감지되지도 않으면서도 날카로을 수 있는 부분들이 부드럽게 순화되서 표현됩니다.
단순히 소리가 두툼하다. 밀도있다 등 이런 걸 넘어서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좀 들어있는데, 고,중,저음이 좀 더 매끄럽게 연결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와 유사한 느낌의 스피커 브랜드를 꼽자면 비엔나 어쿠스틱이 떠오르네요.
그 외, 하이파이 클럽 리뷰에서 보듯이 음량이 커진다, 스피커가 커진 듯 스케일이 커진다 등등 그런 부분들도 확실히 감지되긴 하던데 체감상 크게 다가오진 않고, 위의 언급한 부분들이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단점
1. 고음의 뻣침이 약하다
이 케이블만 놓고 보면, 중고음의 표현력이 나쁘진 않습니다. 기본 평타는 치는데 고음이 좋다는 케이블과 비교해 보면 역시 고음의 뻣침이나 고음의 광채 같은 게 약하네요. 현란한 바이올린 독주곡에서 때론 찌르는 듯한 바이올린 소리에 쾌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좀 아쉬워집니다. 바이올린 소리에서 광채가 사라진 느낌.
여성 보컬 같은 경우 높은 음역대에서 섬세한 표현력과 쾌감이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고음이 좋은 케이블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좀 둔탁하게 들리네요.
고음의 롤오프가 확연하고 고음이 부족한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 고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부분들은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보구요.
2. 선이 뚜렷하고 명쾌한 소리는 아니다
선이 뚜렷하고 깔끔한 느낌의 소리는 아닙니다. 선이 뚜렷하고 명쾌한 피아노 소리를 좋아한다면 역시 좀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좀 더 두툼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표현되는 감이 있습니다. 물론 후자의 피아노 소리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체르노프 케이블의 소리는 깔끔하다,맑다는 표현보단 진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케이블 테스트하면서 느낀 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케이블이라면 케이블 성능보다는 매칭이 훨씬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체르노프 케이블, 분명 좋은 케이블이지만 고음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시스템에 매칭하면 또는 소리에서 선예감이 뚜렷하고 맑고 명쾌한 소리를 좋아한다면, 고음의 쾌감을 가장 우선시한다면 지금 여기저기서 칭찬하는 평가가 의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이 케이블은 소리가 맑지만 상대적으로 보컬의 호소력이 떨어지는 스피커들에 매칭하면 good 매칭이 될 것 같네요. psb, 엘락, 달리, kef 뭐 이런 성향의 스피커들에 매칭하면 굿 매칭 예상.
저는 음색형 스피커로 분류되는 자비안 125evo에 매칭해서 듣는데, 뭐 이런 스피커에도 좋습니다. 중역대 순도와 질감 표현이 더 좋아지더군요.
지금 여기저기서 체르노프 케이블 뽐뿌를 하던데, 저까지 굳이 그런 뽐뿌 대열에 참가하고 싶진 않았습니다만 근데 제가 듣기에도 솔직히 체르노프 케이블 소리가 좋긴 하네요. 제 시스템 소리가 좀 더 고급스러워진 느낌입니다. 저가 케이블과는 확실히 격을 달리하는 소리이고 `비싼 케이블이구나` 싶긴 합니다.
다만 이 케이블 사용한다 해서 소리가 확 업그레이드 된다거나 하는 착각은 말길.. 제가 위에 저렇게 썼지만 어디까지나 케이블 범주 내의 소리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외장 dac을 제거하고 컴퓨터 내장 사운드카드에 연결해 들으면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는 역체감이 상당한 반면, 체르노프 케이블 제거하고 막선으로 연결해도 그 정도 차이는 절대 발생하지 않더군요. 막선으로 바꿔끼어도 여전히 들어줄만한 소리가 나옵니다. 케이블로 인한 음질 향상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방증이겠죠. 물론 이보다 더 상급 라인의 제품을 쓴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