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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just4thee/220916430489
체르노프 스페셜 XS MK2 RCA 인터케이블
쏑쏑한 케이블...
왠 말도 안되는 단어를 쓰느냐면 그건 이따가 천천히 말해보겠다.
사진의 케이블이다.
소비자 정가 48만원의 케이블의 모양새는 아니다. (시장 가격은 대략 39만원대)
루블화의 추락으로 그나마 이 가격인건가, 아니면 독일에 본사를 둔 기업의 가격정책 때문인가...
뭐 모양새를 탓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나마는 비슷한 가격대의 일제나 대만제 팩토리 정품 케이블들을 보면 그래도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주기 마련인데 좀 아쉽다.
5만원짜리라고 사기쳐도 모르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소리는 과연 명불허전인가?
수령 하자마자 스피커 케이블부터 들어봤었고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퍼포먼스였다.
이때는 이건 뭐 전깃줄 따위가 이래도 되나 싶었다...
그런데 요놈 인터케이블은 매칭이 문제인지 번인의 문제인지 연결하자마자 반품 생각부터 들더라.
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 (스페셜 XS SC BN/BN) 과 막선 수준의 아래 사진의 케이블을 물렸다가 체르노프 인터선으로 바꿔 끼니 들이대기만하고 스테이징이고 뭐고 쨍쨍대기만 하더라.
음, 이 겸손한 케이블은 막선보다는 좀 나은 음질이니 막선이라고 하기는 좀 아까운 케이블이다.
선재가 뭔지, 얼마를 줬는지도 기억 안나는 꽤나 오래 굴린 케이블이다.
분해능이 약간 모자라는걸 제외하고는 어디 모자란데가 없다.
이 케이블(장돌뱅이1 이라고 하자)과 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이 아직까지는 베스트 매칭이다.
명징하고 깊고 넓은 3차원의 스테이지를 보여주면서,
고음은 살랑살랑대나 하나하나 짚어주고 중역은 보드랍고, 매끄럽고 두께감이 산다.
저역은 긁어낼 수 있는 모든 저음을 긁어내면서 소리의 중심을 잡아준다.
그런데 체르노프 인터케이블을 물리면 거꾸로 간다.
고음은 또렷하고 있는 고음 없는 고음 다 긁어낸다.
장돌뱅이가 내주는 고음이 6이라면 10정도 내준다.
이 곡에 이런 소리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잡아낸다.
중역은 투명하고 말그대로 presence가 넘친다.
저역의 양감은 줄어들지만 또렷하게 짚어준다.
전반적으로 음이 한두음씩 위로 올라간다.
소리를 쫙 펼쳐주지만 깊이는 사라진다.
양옆으로 벌려지지만 워낙에 포워드해서 앞뒤로는 깊이감이 없다.
잔향이 없지는 않으나 그렇게 느낄수도 있겠다.
소리의 처리가 워낙에 빨라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음 하나하나에 에너지감이 돋아지나 보다.
필자의 시스템이 에어리한 음을 내주는 시스템이 아닌지라 에어리한 고음은 느끼기 어렵지만, 아마도 하이엔드 성향의 시스템에 물리면 에어감도 느낄수 있지 싶다.
이렇게 대역이 넓은 신호선이 초고역대를 잘라먹었으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고작 장돌뱅이 인터선 하나만 비교하기 뭣한가 싶어서 장돌뱅이2 인터선을 동원한다.
동선이다.
판매자는 부드럽다고 했다.
이걸 물리니 소리가 스피커 사이에서만 논다.
앞뒤로 깊이감은 있는데 음들이 전반적으로 딱딱하다.
두툼하고 부드럽고 음이 깔리는걸 바라고 샀는데 그렇지도 않다.
해상력도 떨어지고 끝이 말리기는 한데 듣기좋은 말림이 아니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자극적이다.
하기사 5만원짜리 케이블에서 더 바라는것도 도둑놈 심보이긴 하다.
하나만 더 비청해보기로 하자.
긴급하게 공수한 네오텍 NEI-3001 RCA...
팩토리 터미네이션이다.
이 케이블은 필자가 예전에 워낙 좋게 들었고 잊지 못하는 케이블이다.
때마침 체르노프 스피커선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앰프인 우륵이 점검에 들어갔다. 파이오니어 리시버에는 바나나 단자가 안들어간다. 구닥다리 같으니...
체르노프 스피커선은 잠시 젖혀두고 원래 있던 네오텍 5002 스피커선을 구형 파이오니어 리시버 VSX-7500S에 연결하고 체르노프 인터케이블과 네오텍 3001을 비청해 보았다.
먼저 체르노프...
음?
이거 그 리시버가 맞나?
먹먹했던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짱짱한 신품급 인티가 앉아있다.
작은 볼륨에도 중고음이 모두 또렷하게 귀에 들어온다.
이런 소리를 좋아한다는 말은 안하겠다.
내 취향은 아니니...
허나 작은 볼륨에 보컬 듣기에 이만한 케이블이 있을까 싶다.
하나하나 어지간한 음은 다 짚어낸다.
볼륨을 좀 올려서 저음을 들을라치면 전형적인 평탄하고 단단한 시스템의 저음이 나온다.
점검 들여보낸 우륵38df의 물렁한 저음이 아니라 이건 TR이다라는걸 주지시켜 주듯이 말이다.
이런 성향 기억난다.
예전에 아캄, 크릭, 캠브리지 오디오가 이런 소리였다.
이번엔 네오텍 3001...
파이오니어 구형 리시버 할배가 어디서 포도씨유를 한사발 들이키고 노래를 부른다.
전체적으로 음 하나하나가 진중하고 묵직하고 부드러워졌다.
포워드하던 중음이 뒤로 쭉 물러나면서 입체감이 생겼다.
고음쪽으로 양옆으로 펼쳐졌던 스테이징이 확 줄었지만, 되려 저역쪽 스테이지는 더 넓어졌다.
저역이 많은 앰프가 아닌지라 이제야 듣기 좋은 저음을 내준다.
전반적으로 어두워졌지만 듣기에는 훨씬 편하다.
아직까지 인티로 운용해서 그렇지 프리 파워 분리형으로 가게 된다면 이 케이블을 체르노프 케이블과 섞어서 사용한다면 포워드한 음색이 많이 중화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의 스피커와 소스 둘 중에 하나만이라도 부드러운 성향이었다면, 그랬다면 어쩌면 체르노프 케이블은 화룡점정의 한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소스는 광대역의 명징하고 평탄한 음이고, 스피커는 약간 포워드한 성향이라 체르노프 스피커선과 인터케이블 두 선재의 투입은 필자에게는 너무 포워드 하다.
쏘고 자극적인 고음과는 다르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와 들이대는 음들 때문에 피곤할 따름이다.
체르노프 인터케이블의 고음은 분해능에 강점이 있고, 중역에는 밀도감에 강점이 있으며, 저역에도 해상력이 돋보인다.
전대역에 걸쳐 일관되게 에너지감이 넘친다.
그래서 '생생'하다는 표현은 좀 부족하다.
'쌩쌩' 정도는 되어야 강도가 맞지 싶다.
거기다가 분해능이 좋아 예리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쏑쏑'이다.
하루에 한두시간만 바짝 듣고 마는 스타일이라면 이 케이블이 주는 오디오적인 쾌감은 쉽게 찾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게 자신의 취향이 될지 아닐지는 각자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게 필자는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