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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지배하는 마왕에 등극한 포칼 디아블로 시연회 후기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7-01-15 21:32:20
추천수 50
조회수   4,586

제목

소리를 지배하는 마왕에 등극한 포칼 디아블로 시연회 후기

글쓴이

노희준 [가입일자 : 2007-09-14]
내용
           diablo1.jpg

                                        [마왕의 아우라를 짙게 드리우는 포칼 디아블로 유토피아]

 

 

그리스어 diabolos에서 기원하여 라틴어를 통해 스페인어로 정착한 diablo의 영어와 동의어는 악마인 devil로 번역된다.

그런데 영어의 devil 과는 다르게 diablo는 왠지 공포스러운 악마적인 이미지가 탈색되어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슈퍼카 메이커인 람보르기니의 디아블로와 게임사인 블라자드에서 1996년에 출시한 판타지 롤 플레잉 게임인 디아블로에서 보듯 대중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기업에서 디아블로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명에서 상당수의 디아블로를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세계에서 만들어 낸 최고의 존재가 황제를 뜻하는 엠페러(emperor)라면, 디아블로는 인간이 지니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이해 불가한 수준의 능력을 휘두르는 존재를 뜻한다.

인간 세계를 절멸시키는 공포의 힘을 지닌 신의 영역이 아닌, 사람을 곤란스럽게 하여 두려우면서도 다가설 수 있는 친숙함이 깃듯 마왕(diablo)은 한국의 정서에서는 도깨비와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포칼 또한 디아블로를 자신들의 플래그쉽 라인업인 유토피아 시리즈의 북쉘프 스피커에 네이밍한 이유는 컴팩트 사이즈인 북쉘프 스피커에서 마법 같은 사운드를 토해내는 마왕의 지위를 부여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느껴진다.

시연회가 열린 와인 오디오에서 본 포칼 디아블로의 첫 인상은 묵직한 사이즈의 캐비닛으로 인해 북쉘프 스피커로 부르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베릴륨 트위터가 장착된 은색의 알루미늄 배플과 검정색 인클로져의 강렬한 대비는 체급을 초월한 강력한 하드 펀치를 지닌 경량급 강타자를 보는 듯 하였다.

시연회가 시작되기 전과 중간 휴식시간에 가까이서 본 디아블로는 보통의 피아노 마감과는 차별화하여 펄이 은은하게 박힌 자동차 도장 수준의 마감 처리가 매우 훌륭하며, 스피커와 일체형으로 제작되는 전용 스탠드는 실버 메탈릭 색상으로 도색 된 두터운 알루미늄 기둥과 캐비닛과 동일한 색상의 받침대로 만들어져 소유욕을 높이고 있다.

물론 스탠드를 포함하여 2천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달고 있어 접근이 쉽지는 않지만 (시연회를 개최한 와인오디오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3대 스피커 제조사인 포칼의 플래그쉽 라인업의 스피커라면 하이파이 세계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포칼은 가격만 비싼 사치재를 만드는 패션 업계의 명품 제조사와는 많이 다르다.

 

포칼은 오디오 파츠 중 전통적인 아날로그 분야의 스피커의 제조를 첨단 산업(pioneer industry)화 한 기술 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이노베이션이란 단어와 떼어놓기 힘든 사고방식을 가진 제조사라고 할 수 있다.

포칼의 창립자이자 자신의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JM Lab을 이끌어온 자크 마훌은 Audax라는 저렴한 드라이브 유닛 전문 제조사의 엔지니어이자 오디오 분야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하였고 열렬한 오디오파일로 알려져 있다.

이론과 실무에 더해 열정으로 다져진 마훌의 성격이 포칼에 투사되어 하이엔드 지향의 드라이브 유닛 개발에 몰두하였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지는 않지만 하이파이 업계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낸 역돔 형태의 트위터 유닛과 제조과정에서의 유해성을 극복하여 베릴륨을 양산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들이 대표적인 기술 지향성의 결과물이다.

또한 포칼은 세차례에 걸쳐 우퍼유닛을 개량해왔는데, 1세대인 K2콘은 폴리 케블라를 샌드위치 구조로 만들었고, 2세대는 글래스 마이크로 볼을 셀루로우즈 펄프 콘에 부착한 폴리 글래스 콘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현재 주력으로 채용되는 3세대는 “W” 콘으로 불리며, 매우 가벼운 구조체 폼을 2장의 글래스 파이버로 봉입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포칼의 역량은 드라이브 유닛의 소재와 제조방법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고, 마그넷 모터 시스템에도 기발한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 예는 미드 우퍼 유닛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을 작고 여러 개의 꽃잎 형태로 배치하여 자력의 손실을 최저로 억제하는 파워 플라워 우퍼로 네이밍한 기술을 선보였고 거대한 사이즈의 우퍼 유닛이 채용되는 스텔라와 그랜드 유토피아에는 영구자석의 자력보다 강력한 전자석(electro magnet)을 사용한 EM 기술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소프라 라인에서는 진동판의 움직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서스펜션 역할을 하는 서라운드 엣지의 동작을 개선한 tuned mass damper 를 발표하였다.

포칼의 업계 최고수준의 드라이브 유닛은 하이파이 오디오와 스튜디오용 프로페셔널 분야뿐만 아니라 카 오디오에 채용된 유닛에서도 명성을 누리고 있으며 PA(Public Address: 공연용 오디오)에도 진출하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으로 포칼의 기술이 드라이브 유닛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캐비닛의 설계에 있어서도 이노베이션의 단면들이 돋보이는 데, 포칼의 유토피아 라인에서 제안된 포커스 타임은 고음과 저음의 음의 위상에 대한 포칼의 진지한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최적의 음악 청취를 위해 고, , 저음역대 별로 독립된 인클로져를 채택하여 여기에 적절한 경사각을 주도록 하여 청자의 귀에 도달하는 전음역대의 일관성을 꾀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베이스 레플렉스 포트 구조와는 달리 트위터 인클로져는 매우 작은 홀을 만들어 헬름홀츠 공명기 이론을 도입하였고 우퍼 인클로져는 laminar port를 두어 난류를 일으키는 저음의 배압을 규칙적인 층류로 바꿔 내보내 일체의 인클로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제거하는 기술을 채택하였다.

또한 캐비닛의 두께가 5cm에 달하는 MDF 패널과 내부에는 진동을 억제하기 위한 버팀대(brace)를 설치하였다.

진행자인 와인오디오 치프 매니저가 시연회가 끝나고 스피커에 손을 대보라는 말에 따라 매끈한 표면에 손을 갖다 대었을 때, 거의 미세 진동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숙함이 느껴졌다.

 

시연회가 진행된 이날은 장르를 달리한 15곡 정도의 음악이 선곡되었는데, 클래식 성악곡 (비발디 Gloria, 모짜르트 오페라 Idomeneo) 및 기악곡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바하 무반주 첼로 조곡), 글램 록 (데이빗 보위, Space oddity), 기타 인스트루멘탈 (잉비 맘스틴, Black Star), 재팬 재즈(케이코 리, The Music Played), 가요 (아이유의 사랑이 지나가면, 여행 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퓨전 클래식 탱고 (피아졸라 Libertango), 재즈 (리 리트너, 데이빗 그루신, Early A.M Attitude), 리듬 앤 블루스 (어스 윈드 앤 파이어, After The Love Has Gone) 등으로 포칼 디아블로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 멀티 플레이어적인 다재다능함을 어필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diablo2.jpg

  [오렌더 N10 + 골드문트 메티스 7 인티 앰프+ 포칼 디아블로 + 골드문트 랙 + XLO 스피커, 전원 케이블 + 노도스트 USB] 

 

 

이날 디아블로와 콤비를 이룬 기기는 소스기기로는 오렌더의 차상위급 뮤직 서버인 N10, 앰프는 DSD 384kHz PCM 음원 플레이가 가능한 DAC을 내장하였고, 상위급인 Telos 급의 175W 의 출력을 가진 골드문트의 인티앰프인 메티스 7으로 구성되었다.

오렌더 N10과 메티스 7은 노도스트 블루헤븐 USB로 연결되었고 메티스 7과 디아블로는 XLO 레퍼런스 시리즈 케이블로, 전원 케이블 역시 XLO 케이블이 투입되었다.    

 

시연회에서 플레이 된 많은 곡들 중에서 특히나 감흥이 많이 남는 곡들을 추려보면

 

 

                                       mozart.jpg

                                              [Mozart: Idomeneo, Anna Netrebko]

 

 

모짜르트 오페라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오에서 엘렉트라의 아라아를 부르는 소프라노 드라미티코의 화신이자 힘이 실린 고음을 지치지 않고 내주는 안나 네트렙코의 매력이 디아블로를 통해 더욱 배가되는 느낌이다.

안나 네트렙코는 청순가련형의 주인공의 대명사인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인 비올레타의 역할을 맡았을 때, 무대 위에서 뛰고 구르는 모습으로 전세계 오페라 팬을 열광시킨 21세기의 디바로 등극하였다.

안나의 목소리는 가냘픈 리릭 콜로라투스가 아닌 에너지 넘치는 고음을 들려주는데, 디아블로를 통해 흘러나오는 아리아는 극장의 맨 앞자리에서 안나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의 생동감이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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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ch Cello Suites No.1, Janos Starker]

 

 

첼로 연주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기교를 망라한 대가인 야노스 슈타커가 연주한 바하의 무반주 첼로 조곡의 1 1악장은 이날 시연회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현악기 중 콘트라베이스 다음으로 저음을 내는 첼로는 어두우면서 따듯한 음색을 지닌 악기다.

또한 무겁고 신중한 거동을 지닌 음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색적인 음상과 어울려 편안하면서도 격정이 실리는 프레이즈에서는 내면의 깊이 침잠한 정서를 끌어내기도 좋은 악기이다.

졸탄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 (퐁네프의 연인에서 지하철 통로에 실린 첼로 연주를 배경으로 줄리엣 비노쉬가 숨차게 뛰는 장면을 기억하며) 를 최고의 연주로 승화시킨 슈타커의 연주능력은 바하의 곡에서도 빛난다.

디아블로가 들려준 슈타커의 바하는 아랫배를 울리는 듯한 깊이 있고, 절도 있는 보잉을 눈에 보이듯이 들려준다.

 

 

                                         malsteen.jpg
    

                                          [Yngwie Malmsteen, Black Star]

 
 

 

바로크 메탈의 기수이자 일렉트릭 기타의 비르투오소라 할 만한 잉비 맘스틴의 Black star 또한 디아블로를 통해 들었을 때, 섬광 같은 영상이 떠오르는 듯한 생생한 음향이 와인오디오의 메인 시청실을 휘돌아 감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크 풍의 짧은 클래식 기타 전주에 이어서 드럼 롤 연타와 함께 등장하는 잉비의 연주는 기타의 넥을 자유롭게 위 아래 슬라이딩하면서 오른 손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피킹으로 이끌어가는 그의 전매특허의 아르페지오 주법을 감전되는 느낌으로 들을 수 있었다.

메탈은 음악자체가 소란스럽고 시끄러운 장르라 어떤 음향기기도 들어도 비슷한 음향을 들려줄 것 같아도 디아블로 같은 최고 수준의 스피커로 음악을 듣게 되면 강력한 비트의 박력과 악기가 그려내는 무대의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포칼의 유토피아 라인은 하이파이의 세계에서 뚜렷한 이정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를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극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적당한 공간에서 최고 수준의 하이파이를 경험하고 싶은 오디오파일에게 있어 디아블로는 반드시 오르지 못한 나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정도 수준에 이르면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나 톨보이 스피커를 잊고 음악을 흠뻑 빠지는 마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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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늘 2017-01-16 01:28:47
답글

잘 봤습니다
예전에 MBL 풀 세트에 물려져 있던 디아블로 유토피아가 들려주던 음악이 참 아름다웠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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